우정사업본부가 유관기관인 우체국 시설관리단 저임금 노동자에게 시설관리업무를 맡기고 그에서 발생하는 이익금 일부를 우정본부 직원들을 위해 써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종훈 국회의원(울산 동구, 민중당)이 시설관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관리단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대부분 무기 계약직이거나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직원 2천 506명 중 2%에 불과한 본사정규직 49명을 빼면, 2천 132명이 무기계약직이고 325명이 비정규직이다. 또 무기 계약직과 비정규직직원들은 고용형태만 다를 뿐 급여수준은 최저임금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정사업본부는 현재 시설관리단 수익사업 일부를 통해 목적기금을 조성하고 이를 본부 시설개선과 직원복지를 위해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시스관리단 내 노동자들 처우는 열악한데 반해 수익금은 정작 본부의 시설개선과 직원복지비 등으로 쓰인 것이다. 지난 10년간 이렇게 쓰인 목적사업비만 260억에 달한다고 김 의원실이 밝혔다.
김 의원은 "우정사업본부가 시설관리단을 만들 때 시설관리비를 절약하고 임대사업 등을 통해 직원 복지 사업을 하고자 했던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열악한 시설관리단 노동자들 처우를 보면, 본부가 무기계약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쥐어짜 본부를 위해 쓰고 있다는 도덕적 비난을 면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우정사업본부가 우체국사업소마다 1인씩 근무하는 금융경비원을 시설관리단 소속에 둔 문제점도 지적했다. "한명씩 근무하는 금융경비원은 우체국직원들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불법파견 소지를 근원적으로 없애기 위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설관리단은 최근 주 52시간 근무체계를 도입하면서 근로시간 변경과 관련해 업무지시를 따르지 않는 경비원 3명을 대상으로 징계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우정사업본부 우체국시설관리단 운영과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를 전체적으로 살펴보고,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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