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원하는 물건을 갖기 위해 오픈런을 마다하지 않는,
충동적인 소비에 길들여진 요즘 아이들
오늘도 몬스터 카드가 들어 있는 젤리를 사러 편의점으로 달려가는 마동이.
최강의 카드를 뽑으면 친구들의 관심과 우정을 모두 얻을 수 있을까요?
소비가 일상이 된 요즘 아이들
오픈런(open run)이란 매장이 열리면 바로 달려간다는 뜻으로 원하는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의 개점 시간을 기다리다가 문이 열리면 뛰어가 구매하는 것을 말해요. 할인 행사를 하거나 최신 전자기기, 한정판 제품이 출시될 때 벌어지는 일이었지만 요즘에는 유명한 맛집에 가거나 인기 있는 제품을 사기 위해 가게 앞에 줄을 서는 일이 흔해졌어요. 어릴 때부터 그런 모습을 자주 보았던 아이들 역시 원하는 물건을 얻기 위해서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오픈런을 마다하지 않아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건 나쁜 것이 아니에요. 부지런히 움직여서 물건을 구매하는 데서 성취감을 느낄 수도 있고, 갖고 싶은 물건을 손에 넣음으로써 만족감을 느낄 수도 있지요. 나만 가지고 있는 특별한 물건을 친구들이나 SNS에 자랑하면 기분도 좋아져요. 그런데 그렇게 어렵게 구입한 물건이었는데, 시간이 지나자 더 이상 소중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경험이 한 번쯤 있지 않나요?
목차
골목 안 작은 편의점 ………… 4
꼬얌기 꼬얌기 나의 꼬얌기 ………… 25
전설의 몬스터 카드 앨범 ………… 45
몬스터 수집광의 정체 ………… 61
런런런, 편의점으로! ………… 75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 91
처음 그 편의점 ………… 118
작가의 말
저자 소개
글: 윤해연
2014년 비룡소 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여전히 읽고 쓰는 동화 청소년 소설 작가다. 지은 책으로 청소년 소설 『우리는 자라고 있다』, 『허니보이 비』, 『녀석의 깃털』, 공저 『외로움의 습도』, 『만권당 소녀』, 동화 『오늘 떠든 사람 누구야?』, 『별별마을의 완벽한 하루』, 『빨간 아이, 봇』 등이 있다.
그림: 김정진
경기대학교와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습니다. 아름답고 재미있는 이야기에 즐겁게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된 종묘의 단청 보수 작업에 참여했고, 요즘은 아름다운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공부와 우리 시 읽기에 푹 빠져 있어요. 그린 책으로 『거미 가족』, 『과학이 톡톡 쌓이다! 사이다』, 『전설의 음치 마이크』, 『이상한 책가게』 외 다수가 있습니다.
줄거리
동이네 반 친구들 사이에서는 몬스터 카드가 유행입니다. 아이들은 몬스터 젤리 안에 들어 있는 카드를 모으기 위해 젤리를 삽니다. 희귀한 카드를 뽑으려면 젤리를 많이 사야 하는데, 워낙 인기가 있다 보니 젤리가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편의점 앞에 줄을 서도 사지 못하는 일이 많습니다. 오늘도 편의점으로 달려갔지만 허탕을 친 동이는 다짐합니다. ‘나는 위대한 몬스터 사냥꾼이다. 편의점아, 딱 기다려라!’
출판사 리뷰
몬스터 젤리가 주인, 몬스터 카드는 손님이라고?
마동이는 몬스터 젤리를 사기 위해 편의점으로 달려갑니다. 정확히는 몬스터 젤리 안에 들어 있는 몬스터 카드를 갖기 위해서지요. 오늘도 여기저기 편의점에 들렀지만 몬스터 젤리가 다 팔려 버려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어요. 그런데 동이 몰래 편의점 앞에 줄을 서 있던 친구의 코앞에서 순서가 끝나는 바람에 친구가 억울해하는 모습을 보자 왠지 뱃속이 간질간질하고 웃음이 새어 나오네요. 참 이상하죠? 이 작품은 원하는 것을 사기 위해 오픈런을 마다하지 않는 아이들과 오픈런을 둘러싸고 아이들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보여 줍니다. 능력치가 높은 희귀한 카드를 뽑으면 반 아이들의 관심을 받고 인기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친한 친구들끼리는 어느 편의점에 몇 시에 젤리가 들어오는지 정보를 공유하며 우정을 확인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자신에게만 편의점 정보를 알려 주지 않았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배신감을 느끼기도 하죠.
동이뿐 아니라 유라, 도진, 훈이 모두 몬스터 카드를 모으기 위해 젤리를 삽니다. 아이들의 관심은 온통 몬스터 카드에만 쏠려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아이들은 몬스터 카드만 확인하고 젤리는 그대로 버리기도 합니다. 반 친구들 중 나윤이만이 카드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게다가 나윤이는 남들이 버리려는 젤리를 달라고 해서 먹기도 해요. 나윤이는 몬스터 젤리가 진짜고 재미로 몬스터 카드를 끼워 놓은 거라고 해요. 그러니 젤리를 먹기 위해서 사는 게 맞다고 말이죠.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윤이 말이 맞습니다. 몬스터 카드 때문에 젤리를 사는 아이들을 보고 어른들 역시 주객이 전도되었다고 혀를 차거든요. 나윤이 이야기를 들은 동이는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카드 모으기에 푹 빠진 동이의 머릿속에 그런 말은 금방 잊혀지죠.
여러분에게 소비는 어떤 의미인가요?
허니**칩, 포켓*빵 등이 출시되고 한창 인기가 있었을 때, 사람들은 이 제품을 사기 위해 편의점을 돌아다니고, 중고마켓에 비싸게 되파는 일도 있었어요. 하지만 요즘에 이런 사람들은 없어요. 편의점에 가면 흔히 볼 수 있으니까요. 지금도 과자나 빵 맛은 그대로인데 도대체 무엇이 달라진 걸까요? 그건 바로 희소성 때문이에요. 모두가 원하는 물건이라고 생각하면 더 가치 있어 보이고, 남들이 쉽게 가질 수 없는 것을 갖게 되면 만족감도 커지지요. 하지만 반짝했던 인기가 떨어지고 언제 어디서나 쉽게 살 수 있게 되면 비로소 물건의 진짜 가치가 드러나요. 그리고 이 가치는 저마다에게 물건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따라 달라져요.
그렇다면 몬스터 젤리는 어떨까요? 동이는 희귀한 몬스터 카드를 뽑아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서 몬스터 젤리를 샀어요. 희귀한 카드를 뽑아 아이들의 부러움을 사면 마치 카드에 있는 위대한 몬스터가 된 것 같은 기분까지 들었지요. 동이에게 몬스터 젤리는 카드를 얻기 위한 수단이었어요. 그런데 나윤이에게 몬스터 젤리는 맛있는 간식이자, 마음의 병을 낫게 한 치료제였어요. 어떻게 똑같은 젤리가 이렇게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걸까요? 여러분이 그동안 샀던 물건들이 지금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보세요. 당시에는 갖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지만 지금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것도 있을 거예요. 유행이란 건 시간이 지나면 바뀌고, 남들을 좇아 생겨난 마음은 쉽게 사그라들기 마련이거든요. 몬스터 젤리를 사기 위해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다니던 여름이 지나고, 동이는 편의점 앞에 붙은 ‘몬스터 젤리 두 개씩 살 수 있음.’이라는 안내문을 보고도 더 이상 설레지 않아요. 심지어 알바 형이 “몬스터 젤리 한 봉지 줄까? 그냥 줄게.”라고 하자 이렇게 대답하지요.
“됐거든요! 이제 그거 안 모아요.
아니, 앞으로 그런 캐릭터 카드 때문에 줄 같은 거 안 설 거예요.”
- 본문 123쪽
도대체 동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치열했던 마동이의 여름을 책에서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