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참 빠르다.
올해 들어 벌써 보름이 지났다.
일 년 365일 중에서 1/24이 소리 없이 흘러갔다.
젖먹이 어린애에게도, 꼬부랑 노인에게도,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하루 24시간이지만
시계바늘의 속도 감각은 다르게 느끼기 마련이다.
마치,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걷는
속도감이 다르듯이.
요즘 날씨가 꽤나 수상쩍다.
가라고 ‘가랑비’인지, 있으라고 ‘이슬비’인지,
그것도 아니면, 장마철 흉내라도 내려고 작심한 것인지.
그 깊은 속을 누가 알겠는가만,
연 사흘째 비가 내린다.
‘엄동설한’ 이란 말이 다 무색할 지경이다.
세안 날씨치고는 참으로 어색하다.
일견, 살기에는 추운 것보다 낫다고 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겨울은 겨울다운 행세를 헤야하는 법이다.
옛날처럼 보리밭 이랑마다 한 뼘 길이로 서릿발이 돋고
온 대지가 꽁꽁 얼어붙어 손 시려서, 발 시려서
군불 땐 방 아랫목이 그리워져야 하는데
지금은 전혀 그런 날씨가 아니다.
겨울 날씨가 이래도 되나?
내년 농사는?
어제는 기온이 영상(零上) 14도까지 올랐다.
금방 매화꽃이 만발한 봄 날씨를 방불케 했다.
한편, 지구촌 어느 지방에서는 감히 상상하기조차 힘든
영하 62도의 강추위를 겪고 있다고 한다.
이런 현상들이 환경파괴에 따른 기상이변은 아닌지.
그렇다고 해도 인간들이 자초한 일이기에
모두들 반성하면서 감내하는 수밖에
다른 도리는 없어 보인다.
지난 목요일 오후,
서울의 최O갑 친구와 오랜만에 전화 통화를 했다.
그 동안 위문 전화 한통 하지 못한 미안함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건강을 되찾은 친구의 목소리가 무척 반가웠다.
그만하기 천만다행이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만나는 날까지 몸조리 잘하라는 말로
통화를 끝냈다.
다시는 다쳐서 몸이 아픈 친구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우리 군번(?)에 낙상(落傷)은 치명적일 수 있다.
오늘처럼 길이 미끄러운 날에는
특별히 조심하자.
- 끝 -
편안하게 휴식하는 일요일 되시길.
안녕!
첫댓글 며칠전까지 가물어서 산길에 먼지가 풀썩거려 비 좀 안 오나? 했는데,호부 사흘 비 온다고 지청구하모 다음에는 " 비 안 내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