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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한숨부터 새어나온다.
그냥 이리저리 정신없이 일 배우랴, 매니저 업무 인수인계 받으랴, 그렇게 지나니 시간도 벌써 8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벌써 머리가 아프네... 언제 이 멤버 7명의 이름과 얼굴을 다 기억해야하나..."
가장 문제점은 내가 연예인에 대한건 '일말'의 관심조차 없다는 것.
하기사 초등학교 이후로 내게 있어 관심을 가졌던 것이라곤 단 한개도 없었다는 것이 훼이크긴 하다.
'요한이 개자식. 만나기만 해봐라...아주 묵사발을 만들어줄테니...'
그러면서 또 요한이 생각을 하고 있다.
이 진짜 말도 안나올 개같은 녀석은 업무 인수인계 받을때 갑자기 전화와선...
「여! 혁아! 니 짐 전부 하숙집으로 옮겨놨으니 이해 좀 해줘! 주소는....」
이러면서 일방적으로 자기 할말만 하고 끊어버렸다. 뭐 이딴....
"휴.....일단 생각을 정리하고...참을 인자 세번이면 살인도 면한다 했으니... 여긴가?"
혼자 중얼중얼거리며 도착한 곳은 하숙집.
꽤나 큰 집이었고, 마당까지 있는 서울에서는 외곽쪽이 아니면 보기 힘든 그런 집이었다.
주소를 몇번이나 확인한 뒤, 다시 한번 심호흡을 크게 들이쉬고, 벨을 눌렀다.
"뉘슈?"
안에서 중년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안녕하세요. 하숙생활 하려고 하는 사람인데, 제 친구가 여기 짐을 다 갖다놨다고 하더라구요."
"아! 잠시만 기다리슈!"
조그마한 정적뒤에, 문이 열리더니 한 아주머니가 나왔다.
50~60 정도 된 이제 막 할머니로 접어드려는 그런 여성이었다.
"아이고! 아까 왔던 남정네는 억수로 튼실하게 생겻든데, 이 남정네도 못지 않구만 홀홀"
"안녕하세요. 조완혁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홀홀홀, 그려그려. 방에 들어가봐, 거 친구라는 사람이 짐 옮기고 짐까지 정리 다 해줫응께!"
팔도 사투리 모조리 구사하는 아주머니가 얼른 들어가보라고 손짓했다.
세상에, 서요한이 날 대신해서 짐을 다 정리해줬다고? 내일은 진짜 해가 서쪽에서 뜨거나, 아니면 달이 뜨려는지도 모르겠다.
내 방에 들어가보니 진짜로 짐이 다 정리되어 있었다. 아예 나한텐 없는 물품까지 몇개 보인다.
"그려. 학생이라 부름 될랑가? 하여간에 우리집은 아침 9시에 아침을 먹고, 저녁은 8시에 묵어. 그건 불문율이야. 그 시간에 안오면
밥을 못묵어. 알앗지?"
"네. 근데 하숙하는 사람은 저 혼자 뿐인가봐요?"
"응응. 그려. 학생 혼자뿐이여. 1월잉께 학생들도 하숙집을 안구하잖어. 요즘은 전부 자취방이다 뭐다 해서 그쪽으로 가서, 하숙집은 아무래도 사람이 없혀. 이게 아마 3년만에 얻은 하숙집인가, 아마 그렇지."
3년간 하숙집에 사람이 없다? 이 아주머니도 참 외로운 생활 하신거 같다.
"그나저나 또 다른 사람 한명은 연락해서 온다더니 아직까정 안오고 있네..."
"저말고 한명 더 들어온다구요?"
"그려. 목소리도 중후하고 아주 목소리만 들음 멋지게 생겼을거 같은 사람이 온다고 했는데....아니 그게 그냥 전화 하더니 덜컥 계약 해버리겠다고 하더라고..."
그럼 이 아주머니는 3년만에 하숙생을 구했는데 그것도 2명씩이나 구한건가? 아무래도 항상 조용하던 집이 이제 좀 붐빌거 같은 기분이 든다.
〔띵동~띵동〕
"오메. 왔나보당께. 나가유~"
벨소리가 들리고 뛰쳐나간 아주머니. 새로운 사람이 왔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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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와 아주머니는 눈앞을 의심하고 있었다.
머리는 대머리요, 눈매는 마치 매의 눈을 하고 있으며, 코는 오똑하고, 입에선 청산유수 처럼 영어가 흘러나올 것 같은 사람이...
"여기가 우리집인가요? 와핫! 좋구만!"
너무나 당연하다는듯이 한국말을 하고 있었다. 이건 유창한 정도를 뛰어넘어 그냥 한국에서 태어나고 한국에서 살고 미국따위엔 단 한번도 가지못한 그런 사람 같다.
"오메. 양키놈 보소! 한국말 억수로 잘한당께!"
이 아주머니도 놀라운것이 너무나 당연하다는듯이 경상도와 전라도 사투리를 혼합해서 쓰고 있다.
"얼레? 아줌마 양키라니?! 그런쪽 부류랑은 비교도 하지 마쇼! 이래뵈도 정열적인 아르헨티노니까!"
"아르헨티노? 뭐꼬. 아르헨티나 사람인가?"
아무래도 아르헨티노를 운운하는거보니 아르헨 사람 같다.
"크아...아침부터 대구갓다, 서울갓다 너무나 힘들어 죽겠네. 아줌마. 짐은 제가 알아서 다 옮길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주방가서 라그리마 한잔만 태워다 줘요."
"라...라그리마? 그게 뭐신교?"
"아줌마도 라그리마를 몰라요? 아....진짜 어찌된게 이나라는 라그리마를 몰라도 한참 몰라!"
라그리마? 처음 들어본다. 술이름인가?
"오! 우리 한국의 건장한 남정네도 여기 하숙생인가 보구만! 반가워!"
그러면서 덥석 나에게 악수를 청해온다. 뭔진 모르지만 일단 받았다.
"네...안녕하세요..조완혁이라고 합니다."
"반가워! 내 이름은 알렉산....아니 그냥 알렉이라고 불러. 그게 편할거야. 내 풀네임말하면 머리가 지끈지끈해질걸?"
"네 반갑습니다. 알렉씨."
"참 조용하고 내성적인 청년이구만! 내가 나이가 더 많으니 내가 반말을 써도 괜찮겟지?"
"네...."
확실히 중학교때 배운 공부로 느낀점은 라틴아메리카, 즉 라티노들은 전부 유쾌하고 활발적이다는 특징.
아르헨티노 역시 마찬가지.
"다음에 한번 카페 같이 가자구. 근사한 라그리마 만들수 있는 그런 카페에서 말이야!"
그러면서 성큼성큼 자신의 방으로 대머리 남자가 올라갔다. 이래나 저래나 오늘 하루는 참 정신없는 하루였던 것 같다.
1월 9일 오전 10시.
아무래도 출근 첫날이니 남들보다 일찍 도착했다.
일찍 도착해서 한 건 전날 받았던 인수인계와 오늘부터 나를 잠시동안 전담해서 가르쳐줄 매니저 선배와의 만남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얘가 지연....얘가 효민...얘가 은정...리더는 소연이었나..."
혼잣말로 중얼중얼 거리고 있는데 누군가가 와서 내 어깨를 툭 쳤다.
"네가 새로 들어온 신입 매니저야?"
들어온 사람이 묻길래, 얼굴을 보지도 않고 바로 인사를 했다.
"네 안녕하세요. 신입 매니저 조완혁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래 완혁아! 군대서도 계속 봐왔으니 인사는 생략하고 바로 일로 넘어가자!"
분명 그렇게 들었다. 내 귀가 잘못된게 아니다. 허리를 세우고 그 말한 사람이 누군지 다시 보게 되었다.
"기....기범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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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된거야? 기범이형...?"
"요한이가 말 안해줬나? 원래 나 여기서 일하고 있었던 참이야. 티아라 전 매니저가 나였고, 난 물론 팀장이지만 이제"
내 군대 선임이었던 기범이형. 본명은 최기범.
요한이랑은 고종사촌이다. 기범이형과 급속도로 친해진 계기가 있었지만 그것은 차후에...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라고 묻는것도 웃기겠지? 전역하자마자 나왔으니."
"응...뭐 그렇지 뭐..."
"일단 스케쥴이 하나 잡혔거든? 그거는 내가 직접 같이 따라가서 같이 해줄테니까. 너무 걱정하지말고. 매니저의 기본 업무는 차모는 것과 스케쥴 관리, 그리고 멤버 관리가 최우선이야. 나머지 자질구레한 것들은 코디나 나머지 인력들이 알아서 해주는거고, 니가 가장 중점적으로 해야 될건 내가 아까 말한 위에 3가지 알았지?"
"멤버들은 어떤 성격이야?"
"흠...글쎄....솔직히 기가 안쎄고 말 잘듣는건 보람이 정도? 나머진 전부 기가 세다고 해야할까? 전부 자기 자존심도 엄청 세우고, 그래서 아마 실제로 보면 전부 싸가지 없고 예의 없다고 보일거야. 뭐 심성은 착하다고는 하지만..."
하...벌써 머리가 지끈거린다.
"후...스케쥴은?"
"스케쥴? 전의경 페스티벌에 이번에 티아라가 참석하는데, 거기 가서 아까 말햇던거 해주면 되는거야."
"전의경 페스티벌?"
"그래....아마 너 후임녀석들도 올거니까 그때 한번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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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9일 오후 1시.
"어이 바티!"
중년의 대머리남자가 바티라는 사내를 불렀다. 찰랑거리는 금발을 가진 바티라는 사내 역시 그를 이내 알아보고 옆 자리에 앉았다.
"어이 알렉. 여기까지 불러낸 이유가 뭐야."
"뭐 별달리 할말은 없고.....라그리마 한잔 어때?"
"아직도 라그리마 타령이냐..."
"어이. 내가 수소문끝에 어렵게 찾아낸 라그리마 하는 카페라고...서울에선 아마 여기가 유일할걸?"
"그래. 네가 보고 싶은 선수는 찾아냈어?"
"아니....대구에 갔는데 이미 서울로 떴다 그러더라구...집이 서울인 모양인데, 아마 찾긴 쉽지 않을거야."
"참나...그럴바에 차라리 네 이름을 써서 찾지 그러냐? 제 발로 너한테 올텐데."
"어이어이, 내가 선수보는 관점은 그렇게 보는게 아니야. 내가 먼저 다가가서 이 선수의 인성과 됨됨이, 그리고 실력이 어떤가 보는게 내 특기잖아."
웃으며 말하는 그의 눈은 이미 날카로워져 있었다. 실제로도 그랬다.
그의 눈썰미는 워낙 뛰어났고, 항상 웃음기와 쾌활함이 넘치는 그 였지만 인성이 아닌 선수들은 과감히 내팽개치는걸로 유명한 감독.
함께 대표팀에 있었던 바티 역시 그의 모습을 잘 기억하고 있었다. 적어도 그는 자신의 일에 대해서라면 악마보다 더한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그렇군. 자넨 요즘 어디서 사나. 근사한 호텔방 하나 잡아놨겠지?"
"아니. 하숙집."
"결국 하숙집 타령하더니 하숙집에 들어갔나...."
"어이 그때도 말했잖아. 한국의 문화를 즐기고 이해하기 위해선 하숙집 같은데를 들어가야 된다고. 서민의 생활을 즐겨보는것도 그 문화의 이해방법중 하나지. 단편적인 예로 조만간 한국에서 유명한 야구를 보러갈거야. 뭐 그래봐야 축구보단 재미없겠지만 말이야!"
바티가 한심한 눈초리로 보더니 이윽고 말을 이었다.
"멍청한 놈. 야구는 겨울에 안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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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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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 아작나고
아이디어는 고갈상태에
사람들은 많이 안봐주고
그림도 없어서 지루하고
쓰라는 칼럼은 제대로 쓰여지지도 않고
하...
걍 전역하고 싶다.
첫댓글 와.....역시....사진 없어도 글이 술술 넘어가네요....ㅠㅠ.... 어떻게 하면 이렇게 되는건지....제껀...멘붕ㅠㅠㅠㅠㅠ
솔직히 사진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잇슴니다 ㅠ
그림없어도 재미만 있음.ㅋㅋㅋ오홍홍홍 잘봐써요. 루나 게이옹
감사함니다만 트는 넣어주시져??!
루나옹 고도의 전술을 느꼈음 ㅋㅋ 앞 내용을 다 까먹어서 한 편 올리면 앞에 것들도 다시 봐야 해요 ㅋㅋㅋ
헐 에이 ㅋ 그러려고한게아닌딩ㅋㅋ
글설리
연애좀
조까 개객기야
모아서 읽으려고 모아놨다 한번에 읽었어요..ㅎㅎ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하빈다~
오우 상당히 재밌네요 ㅋㅋ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추천때립니다
추천먹어 두번먹어 평생먹어
추천!
감사합니다
ㅎㅎㅎㅎ 재미있네요.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