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만 안젤로 신부
수호천사 기념일
탈출기 23,20-23 마태오 18,1-5.10
마태오 복음 18장의 전반부(1-14절)는 ‘작은 이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10절에서 언급된 ‘작은 이들’은 제자 공동체의 구성원을 가리킵니다. 그들은 힘없고
약한 존재인데, 2-5절에서 등장하는 ‘어린이’와 비교됨으로써 제자들의 취약성이 확인됩니다.
작은 이들은 비록 나약하지만 하느님께는 중요한 존재입니다. 그들을 염려하고 걱정하며,
그들을 위하여 봉사하는 천사들이(토빗 5,6-7.22; 사도 12,15 참조) 하느님의 얼굴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천사들은 천상 세계에서 하느님의 시중을 드는(히브 1,14 참조) 높은 위치에
있는 이들로서 작은 이들을 위하여 하느님께 도움을 청하고, 누군가 작은 이들을 업신여기면
그들을 고발할 것입니다.
천사의 신원과 역할은 제1독서에서 구체적으로 제시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 전에 천사를 보내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천사는 이스라엘 백성을 보호하고 그들을 약속된 땅으로 인도하도록 하느님에게서
파견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천사의 말에 순종하도록 요구하셨습니다.
천사는 하느님의 전령으로서 하느님의 지시에 따라 그 권한을 행사하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천사의 말에 따라 실행할 때 그들의 생명은 보호받을 것입니다.
수호천사 기념일에 온갖 유혹과 악에서 보호받고, 구원받을 수 있도록 우리 각자의
수호천사에게 전구를 청합시다.
수호천사는 하느님 백성의 순례 여정의 동반자이며 보호자입니다.
수원교구 정진만 안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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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우 사도요한 신부
수호천사 기념일
탈출기 23,20-23 마태오 18,1-5.10
하늘에 있는 우리의 수호 천사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듣고 나서, 이를 믿고 따르는 백성의 천사들이
하늘에서 하느님의 얼굴을 늘 뵙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마태오 복음 18장 10절).
이를 수호천사라고 부르는데, 그들의 역할은 하느님과 백성 사이를 연결해 주고,
백성을 하느님께로 이끌어 오기 위해서 위험에서는 보호해 주고 선행에서는 도와주는 것입니다
(탈출기 23장 20절.23절).
이렇게 하느님 백성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우리를 돕는 수호천사를 영적으로 알아보는
능력을 신앙 감각이라고 합니다.
세례를 받은 모든 신자들은 올바른 그리스도교 교리와 실천을 파악하고 그에 동의하며,
잘못된 것을 배척하도록 해 주는, 복음의 진리에 대한 본능, 즉 ‘신앙 감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에 바탕해서 모든 세례 받은 이가 그리스도의 세 가지 직무, 곧 예언자직, 사제직, 왕직에
각자의 고유한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가르쳤습니다.
아직 복음서가 쓰여지기도 전에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과 부활에 관한 기쁜 소식에
접한 초대교회 신자들은 이를 기억하도록 이끌어주신 성령의 은총으로 신앙 감각을 발휘하여
주일마다 모여서 이 소식을 되풀이하여 공유했는데, 이것이 복음서의 원재료로서
‘Q 자료’라고 불리는 사도 전승이 되었습니다.
신자들의 집단적인 신앙 감각은 앞으로 올 일들에 대해서도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보건비상사태로 주일이나 평일의 미사참례가 어려워지고
성당 안에서 신자들의 모임도 어려워지면,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나 애덕을 실천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신앙 감각을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들과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웃 신자 가정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없는지,
부동산으로 불로소득을 저마다 탐내는 세상의 우상숭배 풍조에 맞서 의롭게 살기 위한 길은
무엇일지 등등 얼마든지 능동적으로 처신할 수 있습니다.
마치 박해시대 교우촌이 교우들의 집단지성과 자발성으로 생겨났듯이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미사에 참석할 수 있든 없든 상관없이 첫째, 매일미사 책이라도 보고,
그날 하느님께서 들려주시는 말씀을 경청하는 것이고,
둘째, 이 말씀에 대해 응답을 하기 위하여 천사들의 도움을 청하는 것입니다.
악을 피하고 선을 행하기를 바라면서 하늘에 있는 우리의 수호천사들이
귀기울여 듣고 있을 겁니다.
서울대교구 이기우 사도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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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준 파트리치오 신부
수호천사 기념일
탈출기 23,20-23 마태오 18,1-5.10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한 교우가 자기 강아지를 보여주면서 하는 말이 새끼 강아지는 참 이쁜데 크면 보기 싫어서
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세상에 자기 마음대로 안되는 것 중에 하나가 세월을 멈추게 하는 것입니다.
강아지가 예뻐서 크지 않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시간이 흘러가지 않으면
좋을 법한 희망은 희망일 뿐입니다. 왜냐하면 세월은 멈출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에게도 세월이 멈출 수만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어린이가 좋지만 영원히 어린이로 남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어린이는 순진하고 단순합니다. 그렇지만 어린이는 철이 없어서 세상 물정을 모릅니다.
그래서 정상적인 성인과는 다르기 때문에 구약에서 약자의 대명사는 바로 어린이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작은 어린이 같은 사람을 업신여기지 말라고 당부하십니다.
사람들의 눈에는 그 사람이 보잘 것 없이 보일지라도
그에게도 천상에서 하느님을 마주하는 수호천사가 있다는 것입니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질문합니다. “하늘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입니까?”
(마태오 복음 18장 1절)
예수님께서 어린이 하나를 불러 그들 가운데 세우시고 말씀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마태오 복음 18장 3절)
제자들은 어린이가 아니고 이미 어른이 된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세상 이치로 따져
다시 어린이가 될 수는 없습니다. 주님의 말씀대로라면 그들은 세상을 거꾸로 살아야
하는 것이지요. 주님께서 다시 어린이가 되는 것에는 단서를 붙입니다.
회개하는 것입니다. 무엇을 회개해야 하는 것일까요? 제자들은 어린이 되기에는 나이가
들었을 뿐 아니라 어린이 시절에 가졌던 특징도 이미 사라진 것입니다.
그러면 인체학적으로 다시 어린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로 지녔던 그 좋은 특징을
회복하라는 말씀입니다.
여기서 주님께서는 어린이의 특징 중에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
(마태오 복음 18장 4절)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어린이는 교만해 질 수 없었습니다. 교만은 무엇인가 힘이 있거나 믿는 구석이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데, 어린이는 부모의 보살핌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을 정도로 약하고
힘이 없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어린이를 가리켜 가진 것 없는 가난하고 겸손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우리가 회개해야 하는 것은 바로 우리가 그렇게 잡으려고 했던 재물, 명예도 사실 사라지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거나 잡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욕심을 갖고 조금이라도 더 갖고 누리려고 애쓰며 살아 왔다고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사실은 내 것도 아닌데도 내 것인 양 착각하며 살아 왔던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 회개할 때에 비로소 그런 것들을 벗어 버리고
우리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 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어리석었던 탐욕의 굴레에서 빚어지는 교만과 겉꾸밈으로 일그러졌던 지난
허물의 모습에서 진실한 나의 모습을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진실보다는 겉으로 꾸며진 것들에 관심이 많았고 그것을 당연한 진실로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그런 것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면
우리는 가난하고 순수한 어린이의 모습인 우리를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될 때 비로소 우리는 주님께서 “그러면 너희가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요한 복음 8장 32절)라고 하신 말씀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우스운 얘기 같지만 여기서 ‘회개’를 목욕에다 비유해서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나가서 지내다 보면 땀도 나고 때가 끼고 합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비누나 샴프로
머리를 감고 샤워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 몸에 붙었던 군더더기의 때를 말끔히
청소할 수가 있는 것이지요.
회개하는 것도 어린이의 우리 모습에 어른이 되면서 쌓아두고 계산하고 꾸미고 하다 보면
군더더기들이 붙어서 가난하고 순수한 어린 아이의 모습을 가리거나 일그러트릴 수 있는 것입니다.
회개는 창조된 ‘하느님의 모상’의 본 모습으로 돌아 갈 수 있는 필수적인 조건입니다.
주님께서 어린이의 비유에서 의미하는 것은 ‘힘없고 보잘 것 없는 사람’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또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마태오 복음 18장 10절)
그래서 우리는 주님의 말씀대로 보잘 것 없고 소외된 이들에게도 잘 해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말씀을 마무리하시며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마태오 복음 18장 10절)라고 이르십니다.
여기서 두 가지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자들 가운데 세운 어린 아이일 수 있고, 또한 힘없고 가난한 이를 말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천사들 중에 사람을 보호하고 이끌어 주는 역할을 맡은 천사를 수호천사(守護天使 custos angelus)
라고 하지요. 한국 천주교회에서 ‘호수천신 (護守天神)’이라고 하다가 ‘수호천사’로 바꿔 불렀습니다.
성경에서 수호천사의 모습을 보면 ‘모든 길에서 사람을 지키게 하시고.’(시편 91장 11절),
‘하느님께 기도를 전하며,’(토빗기 역사서 12장 12절) 또한 ‘모든 불행에서 사람을 구하는’
(창세기 58장 16절) 임무를 띠고 있습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마태오 복음 18장 10절)라고 말씀하신대로
사람마다 그들을 보호하는 수호천사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교회의 전례력으로 정한 수호천사 기념일을 맞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회개하여 어린아이와 같이 되어야 한다.’고 하신 주님말씀을 우리의 삶에
새겨야 하겠습니다.
감사를 드려야 하겠지요.
나아가 내 이웃도 그들 각자의 수호천사가 있는 하느님의 사랑 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우며
그들을 이해하고, 용서하며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원주교구 정인준 파트리치오 신부
- ‘오요안 신부의 가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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