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산책
국민들은 무엇에 열광하는가?
예능의 힘이다.
가요무대 불후의 명곡 복면가왕은 하루아침에 사랑의 콜센터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덩달아 김성주는 물 찬 제비가 되었고, 붐도 꼽사리를 꼈다.
13살 삐악이 정동원이 보릿고개를 부르자, 어린 나이에 가난을 어떻게 알아! 모두가 감탄을 했다.
똥오줌 분간 못할 나이에 내가 홍잠원이다. 하며 당당하게 나왔으나 탈락을 하자 분에 못 이겨 펑펑 울었다.
장윤정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자. 남편 도경환이 전현무처럼 프리렌서로 전환했다.
남 진 설운도 주현미 신 유도 또다시 각광을 받았다.
미스 미스터 트롯 광풍이 예사가 아니다.
전에 안 보이던 코미디언 방송인들이 다시 등장해서, 교통정리가 필요할 지경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이어령 교수가 연출한 굴렁쇠 소년.
개회식이 끝날 무렵, 경기장에는 정적이 흐르는데, 한 어린이가 홀연히 나타나 굴렁쇠를 굴렸다.
이를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시선이 온통 이 소년에게 쏠렸다,
소년은 경기장 중앙에서 잠시 멈춰, 군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다시 굴렁쇠를 굴리며 사라졌다.
예상치 못한 퍼포먼스가, 시청자들에게 세계평화와 인류 화합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오페라 가수 조수미(曺秀美)
‘보리밭’을 한글로 넣어 주세요.‘ 제작사에게 요청을 하자
서울에서나 파는 흔한 레코드판이 아닙니까?
언제 쩍 이야기입니까? 지금은 옛날의 한국이 아닙니다.
파리에서도 팔고 빈에서도 팔고 뉴욕에서도 팔고.
조수미는 조국에서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온다.
나윤선은 재즈를 부르는 가수지만 조국의 위상을 높이는 자리에는 꼭 아리랑을 부른다.
2014년 소치 올림픽 폐막식에서도 아리랑을 불러 화제가 되었다.
예능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사례
박칼란이 기획한 여성만을 위한, 대학로 소극장 연극에서
건장한 청년 10여명이 팬티 차림으로 도열하니, 조명은 청년들 가슴 근육에 어어 팽팽한 복근을 비추었다.
관객들이 비명을 지르며 자지러진다.
청년들이 뒤로 돌아서, 엉덩이 아래 불끈 나온 허벅지를 꿈틀거리며 팬티를 내리자.
일순 정막이 흐르고 여기저기서 신음소리가 나왔다.
관객들을 향해 나체로 돌아서는 찰라 조명이 꺼졌다.
불 켜! 불 켜!
여기저기서 아우성과 함께 탄식이 흘러나왔다.
젊은 여성들은 까무라치고
중년 여성들은 말을 잊은 채 손가락 사이로 눈만 말똥말똥 뜨고
한 60대 여성은 뉘 집 자식인고? 허! 허!
그런 난리가 없다.
한류 열풍, 방탄소년단, 한국 화장품, 한국 음식 모두가 우리 민족의 “흥(興)“ DNA에서 나온 것이다.
민족의 한(恨)은 조국 근대화와 함께 소멸되고, 이제 겨우 남은 것이 트롯인데 최근에 와서 불이 붙었다.
코로나로 외출도 못하고 집에 있자니 무료해서, TV를 켜면 어디나 트롯이다.
김성주의 트롯 2020 그랑프리 어워드에서 장민호, 임영웅, 영 탁, 이찬원, 정동원, 김희재 6인의 트롯 스타들이 대한민국을 엎어놓았다.
리무진 무개차를 타고 등장하여, 니가 거기에 왜 나와를 부른 영 탁은 압권이었다.
사라진 유행가
고추 당초 맵다지만 시집살이 비할까?
고난의 시집살이에 며느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방망이로 명태를 두들기는 일이다.
송승환의 난타(亂打)
두들겨 패는 것이 소재이니, 발전에 한계가 있고. 관객은 대부분 중국 사람이라 한한령에 직격탄은 맞은 것이다.
스위스 제네바 국제발명품 전시회에서 한국 제품이 최고상인 금상을 비롯해 은상 및 특별상 등 총 50개를 휩쓸었다. 이것도 한국인의 DNA에서 나온 것이다.
트롯 스타들의 예능은 코로나로 고통 받는 국민들에게 커다란 위안이 되고 있다.
물 들어온다. 노 저어라!
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