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전에 이런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10억을 준다면 10년의 감옥생활도 감당하겠느냐, 하는 질문입니다. 장년뿐만 아니라 청소년들까지 긍정적인 대답을 많이 했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사실 충격 받을 일도 아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했던 일입니다. 웬만한 직장생활을 하면서 10억은 고사하고 1억을 모으는데도 10년은 걸릴 것입니다. 1년에 천만 원을 저축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한 달 100만원 가까이 불입해야 한다는 말인데 이게 만만한 일입니까? 수백만 원 받는 중견사원 정도라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정을 꾸려가는 사람이라면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니 10년에 1억도 어려운 일입니다. 10년, 10억 까짓것 해볼만하다는 것이지요. 젊음을 바친다한들 그 돈이 쉽게 생기겠습니까?
일단 계획대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늙은 청소부가 도주하려는 자기네를 목격했습니다. 물론 모른 척 지나칠 수도 있지만 뒤가 불안할 것입니다. 그래서 동료 중 ‘빈센트’가 총질을 했습니다. 급하게 ‘윌’이 나서지만 총을 쥔 빈센트와 겨루다가 시간만 지연됩니다. 그리고 빈센트 다리에 총상을 입힙니다. 윌이 돈 가방을 챙겨오려는데 경찰차가 들이닥치고 그 순간 동료들은 돈 가방도 윌도 팽개치고 자기들끼리 차로 내뺍니다. 경찰을 두들겨 패서 제압하고 돈 가방을 싣고는 경찰차로 도주합니다. 그러나 이미 주변에 깔린 경찰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건물 주차장으로 피신하였지만 결국은 포위됩니다. 항복하고 투항하려 할 때 돈뭉치를 쓰레기 불태우는 통에 버립니다.
돈을 지니고 있는 것과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 형량이 다른 모양입니다. 윌은 8년 징역살이를 마치고 출소합니다. 그런데 자기를 그렇게 따라다니던 경찰이 마중을 나와 행선지까지 데려다줍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당시 도적질한 천만 달러를 분명 어디 숨겨놓았으리라는 추측입니다. 그것을 혼자 차지하도록 내둘 수 없다는 것이지요. 자기 수중에 없다고 아무리 얘기해도 믿지 않습니다. 또한 그것을 증명할 방법도 없습니다. 윌이 내린 곳은 딸 ‘엘리슨’이 거하는 집입니다. 이제는 십대 초 소녀가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아빠를 아빠로 대하지 않습니다. 그야 함께 하며 정을 키울 나이에 곁에 없었으니 뭐라고 해줄 말도 없습니다. 그저 미안할 따름입니다.
엘리슨이 택시를 부르고 기다렸다는 듯이 택시 한 대가 다가와 엘리슨을 태우고 떠납니다. 윌은 엘리슨이 넘겨준 집에 온 소포를 건네받아 카페에 앉습니다. 소포에는 핸드폰이 들어있습니다. 잠시 후 핸드폰이 울립니다. 받아보니 빈센트입니다. 경찰이 함께 오면서 죽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웬 일? 믿지 못하는데 딸 엘리슨이 동승하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천만 달러를 내놓으라는 것입니다. 아니면 딸은 저 세상 사람이 될 것이라고 위협합니다. 핸드폰을 버리지 말고 울리는 대로 받으라고 지시합니다. 받지 않으면 역시 딸의 목숨이 달려있답니다. 빈센트도 윌이 돈을 숨겨두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너 때문에 다리 하나 잃어야 했고 죽은 사람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경찰은 꾸준히 윌을 뒤쫓고 있습니다. 숨어 다니고 있으니 애가 탑니다. 그런데 갑자기 자기 앞에 나타나서 도움을 청합니다. 돈 때문에 딸이 빈센트에게 납치되었으니 도와달라고 합니다. 믿어집니까? 있어야 할 돈은 없고 죽은 빈센트는 살아있다고 합니다. 네가 딸을 핑계로 우리를 묶어두고 혼자서 돈 가지고 날아가겠다는 것이로구나, 믿지 않습니다. 믿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하기야 수가 높고 꾀 많은 도적의 말을 믿어요? 이제는 고단수로 자기 어린 딸까지 끌어들여 이용하려는 심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경찰을 따돌리고 탈출합니다. 막막해집니다. 도대체 그 거액을 어디서 만들어, 그것도 단시간에 만들 수 있습니까? 얼마든지 딸을 해할 자입니다.
경찰에 쫓기면서 딸을 찾아야 합니다. 또한 그 거액을 만들어야 합니다. 새로운 삶을 꿈꾸었지만 방법이 없습니다. 단시간 내에 거액의 돈을 만들 수 있는 길은 하나입니다. 거액이 있는 곳에서 가져오는 것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옛 동료에게 사정의 긴박함을 알리고 도움을 청합니다. 동료의 사랑하는 딸의 생명이 달려있는 일입니다. 어쩔 수 없이 함께 합니다. 8년 전 천만 달러를 가지고 나올 때 그 은행 금고에 있던 금덩이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은행이 그 자리에 있으니 금도 그 자리에 있을 것입니다. 기막힌 방법을 사용하여 탈취합니다. 곧바로 빈센트에게 연락하여 그 장소로 달립니다. 뒤늦게 경찰도 추적하여 따라옵니다.
경찰의 추측을 예측하여 따돌립니다. 그것도 지혜라면 참으로 기막히고 존경스런 지혜입니다. 게다가 도적질하는데 필요한 기막힌 기술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싶지요. 그런 좋은 머리를 왜 범죄에 사용하는지 궁금합니다. 그러나 답은 나와 있습니다. 한 마디로 돈 때문입니다. 그리고 빠른 시간 내에 거액을 챙길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일단 챙겨두고 숨겨두면 10년도 감내할 수 있다는 심보가 생깁니다. 돈, 목숨이 달려있고 인생을 겁니다.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경에서는 이렇게 경고합니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딤전 6 : 10) 영화 ‘스톨른’(Stolen)을 보았습니다. 2013년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