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도 아비의 말보다는 신문이나 인터넷에 떠다니는 뉴스를 더 신뢰합니다. 그만큼 언론사의 보도를 더 의지합니다. 부모의 말이 경험에 의한 실제 효력 있는 자료라 하더라도 언론사의 언급을 훨씬 강하게 신뢰합니다. 그러니 언론사의 보도는 그 책임을 더 무겁게 져야 합니다. 과연 그러할까요? 신문이나 방송에서 보도되는 내용 가운데는 독자나 시청자의 제보에 의해서 꾸며진 것들도 꽤 됩니다. 문제는 그 제보에 대하여 확인이 제대로 되었을까 하는 것이지요. 자칫 ‘특종’에 현혹되어 어설픈 확인으로 사회에 문제와 파장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로 인한 피해는 특정 개인일 수도 있고 단체나 기업 또는 사회 전반에 미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정보 공유나 의사소통이 여러 가지 유익을 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SNS라는 금세기 문명의 이기가 사회적으로 그리고 세상 많은 사람들의 이용수단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선한 영향과 더불어 악영향 또한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소위 ‘악플’로 인하여 목숨까지 내버리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빠르고 정확하고 유익한 정보들을 인터넷과 스마트 폰을 통해서 주고받습니다. 그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댓글이 때로는 힘도 되고 위로도 되고 격려도 됩니다. 반면 악플을 접하고는 실망과 낙심 나아가 우울증까지 유발시킵니다. 결국 그 사회에서 왕따를 당하고 강제추방까지 몰립니다. 까짓것 지우면 그만이지만 일단 상처 받으면 오래 남습니다.
사람들이 유익한 정보를 얻는 수단으로 전에는 매우 제한적이었지만 이제는 한없이 열려 있습니다. 그것을 매개로 돈까지 버는 직업인도 생겨났습니다. 이름 있는 유튜버들은 웬만한 직장인보다도 벌이가 높은 줄 압니다. 아무튼 이런 정보 산업이 이제는 어느 기업에만 속한 것이 아닙니다. 개인 또는 소규모 모임조차도 조그만 방에서 아니면 길을 돌아다니면서도 사업을 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그리고 대형 언론기관에 특별한 정보를 매매할 수도 있습니다. 소위 정보산업 사회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그런 환경에서도 신문이라는 구식 정보 전달 수단이 여전히 작용합니다. 종이와 문자로 이루어진 정보 전달은 나름대로의 이점이 있습니다.
모니터가 이루지 못하는 신문만의 이점이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점은 상시상존이 아닐까 싶습니다. 화면이 사라지면 다시 찾아내야 하는 수고가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그냥 항상 옆에 두고 볼 수도 있습니다. 없어지지 않고 지워지지 않고 옆에 두고 얼마든지 다른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신문만이 가질 수 있는 특징이기도 합니다. 신문의 위력이기도 합니다. 그 일간지의 톱기사라면 대단한 힘을 지닙니다. 그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특별대우를 받을 것이 당연합니다. 그래서 기자들이 열심히 찾아다니는 거겠지요. 유명한 대기업이 혹 자사 내에 몰래 댓글부대를 설치하고 여론을 조작하여 회사의 가치를 높이고 매상을 올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제보를 받습니다. 그야말로 특종이지요. 유명해지려면 유명인사를 붙잡아 쓰러뜨리면 빠릅니다. 그렇게 잘 되는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미확인 제보이면 어떻게 되지요? 아니 이미 기사로 나가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는데 잘못된 정보라면 결과는 뻔합니다. 기사를 내보낸 언론사는 사회적 비난을 받을 것이고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쫓겨나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잘못된 것인지는 또 어떻게 증명합니까? 제보자를 추적합니다. 쫓아다닌 결과 알아보지만 자신도 이게 정말인지 가짜인지 헷갈립니다. 그런데 하는 말을 들어보니 기막힐 일입니다. 사람들은 진짜를 믿을까요, 진짜 같은 가짜를 믿을까요? 그래서 나온 결론은 가짜가 섞인 진짜를, 반대로 진짜가 섞인 가짜를 더 잘 믿는다는 것입니다. 곱씹어볼 만한 말입니다.
때로는 이런 질문을 스스로 해보기도 합니다. 내가 보는 것이 사실일까? 자신이 보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본 것에 대해서조차 확신하기 어려워집니다. 어쩌면 그래서 한 사람의 증언으로는 증거 채택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목격자의 증언이 힘을 얻겠지만 때로는 보았다는 그 사람의 목격한 것이 불분명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때로 우리는 자신이 보고자 하는 것을 보려고 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듣고자 하는 것을 들으려 하기도 합니다. 스스로 시험해볼 수도 있습니다. 책을 읽어보면 됩니다. 인쇄된 글자대로 읽어야 하지만 한참 가다보면 조금 다르게 읽고 있음을 발견합니다. 나타난 글자가 아니라 자기 생각대로 읽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야기 흐름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기야 이런 문명의 이기를 잘 이용하는 사람들은 크게 어렵지 않으리라 짐작합니다. 눈을 부릅뜨고 귀를 쫑긋해도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화면 따로 생각 따로 가기도 합니다. 미안하지만 관객도 매우 제한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화려한 장면들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신나는 활극도 아니고, 속 시원한 전투 장면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야기 따라가다 스르르 눈을 감을 수도 있습니다. ㅎㅎ 그냥 궁금해서 보았는데 머리 굴려보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영화 ‘댓글부대’(Troll Factory)를 보았습니다.
첫댓글 무언 말씀인지요? 잘이해가 안되네요....설명을 다시 해주세요....
죄송합니다. 저 자신 이 어려운 영화를 설명해드리기 쉽지 않네요. 기회 만드셔서 함 보시면 저보다는 이해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