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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화가 윌리엄 호가스의 동판화집 <탕아의 인생 역정> 연작에서 영감을 받음.
대본 위스턴 휴 오든 & 체스터 칼만 / 영어
초연 1951년 9월 11일 베네치아 라 페니체 극장 / 국제현대음악제, 라 스칼라 극장 제작
<2018 예테보리 콘서트 홀 / 오페라 150분 + 다큐 59분 / 한글자막>
예테보리 오케스트라 & 합창단 연주 / 바바라 해니건 지휘 / 리누스 펠봄 연출
트루러브......................................................................에릭 로제니우스(베이스)
앤 트투러브.....트루러브의 딸..........................................아프로디테 파토울리도우(소프라노)
톰 레이크웰.....앤 트루러브의 약혼자................................윌리엄 모건(테너)
닉 섀도...........톰 레이크웰을 파멸로 이끄는 악마적 인물.....존 테일러 워드(바리톤)
마더 구스........사창가의 마담..........................................에릭 로제니우스(메조소프라노)
바바...............톰과 결혼하는 수염난 터키 여인..................케이트 하우덴(메조소프라노)
셀렘...............경매자....................................................지아드 네메(테너)
키퍼...............베들렘 정신병원의 관리인..........................(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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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덕션 노트 ===
스트라빈스키 <난봉꾼의 행각> 2018 예테보리 실황 & 다큐멘터리 'Talking Risks'
노래하며 지휘하는 여인의 초상화
두 장의 DVD와 41쪽의 충실한 해설지로 구성된 이 영상물은 소프라노이자 스웨덴 국립교향악단을 맡고 있는 예테보리 심포니의 수석객원지휘자로 재직중인 바바라 해니건(1973~)이 직접 지휘한 스트라빈스키의 오페라 <난봉꾼의 행각>실황(2018.12 실황)과 다큐멘터리('Taking Risks')가 동봉된 것이다. <난봉꾼의 행각>은 스트라빈스키의 1951년 작품으로, 난봉꾼 톰 레이크웰이 애인 앤 트루러브을 버리고 방황하다가 맞는 비극을 통해 인간의 삶을 돌아보는 일종의 교훈극이다. 해니건은 조명, 의상 등이 생략된 콘서트 오페라로 공연을 선보인다. 다큐 영상 속에서 해니건은 성악가와 오케스트라는 물론 제작 과정을 총괄하는 감독으로 활약한다. 그녀의 분주함이 짙어질수록 작품과 연주에 대한 확신, 철학의 언어들은 더욱더 깊어진다.
41쪽 분량의 해설지(영,불,독어)에는 ①다큐멘터리 영상에 대한 해니건의 글과 ②인터뷰가 수록.
현대음악과 현대 오페라에 능한 바바라 해니건은 자타가 공인하는 소프라노이자 지휘자이다. 리게티의 작품을 직접 노래하며 지휘까지 하는 그녀의 모습은 인터넷을 통해 널리 퍼지면서 그녀의 행보를 더욱 주목하게 한다.
두 장의 DVD와 41쪽의 충실한 해설지로 구성된 이 영상물은 해니건이 직접 지휘한 스트라빈스키의 오페라 <난봉꾼의 행각>실황(2018년 12월)과 다큐멘터리가 동봉된 것이다. 해니건의 지휘 모습은 물론 현대 레퍼토리를 궤뚫고 있는 그녀의 안목과 철학을 인터뷰로 만나볼 수 있다.
1971년 캐나다 태생의 해니건은 사이먼 래틀이 베를린 필하모닉을 이끌며 간간히 선보인 현대 작품의 섭외 1순위였다. 그런 그녀는 현재 산투-마티아스 로발리가 상임지휘자로 재직 중인 스웨덴 예테보리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객원지휘자이기도 하다.
1905년 창단된 예테보리 심포니는 1997년 스웨덴 국립 오케스트라의 명칭을 부여 받았다. 닐스 나르 에릭손이 설계한 예테보리 콘서트 홀도 북유럽을 대표하는 공연장으로 명성이 높다. 2015/16 시즌에 상주음악가로 활약한 해니건은 이후 지휘봉을 잡았고, 그녀 외에 크리스토프 에센바흐와 두다멜, 그리고 악단 역사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녜메 예르비가 객원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난봉꾼의 행각>은 1951년 작품으로, 난봉꾼 톰 레이크웰은 애인 앤 트루러브와 정착하는 것보다 삶에서 더 많은 것을 얻기 원하는 잘생긴 젊은이였다. 톰의 분신 닉 섀도우는 톰에게 다른 곳에서의 삶을 제안하고 그를 런던의 매음굴로 인도한다. 계속해서 자유와 쾌감을 찾는 톰은 도박에 빠지고 정신도 잃게 된다. 작품은 마지막에 나태한 손과 마음, 정신에는 악마가 깃들인다는 교훈을 남긴다.
정식 오페라가 아니라 조명, 분장, 의상을 생략한 일종의 콘서트 오페라지만, 팔뚝을 과감히 드러낸 민소매 복장을 한 해니건은 성악가 출신의 지휘자답게 스트라빈스키 특유의 리드미컬한 기악의 흐름 속에 낭송조의 노래들을 녹여 넣는 솜씨가 일품이다.
이 영상물의 백미는 6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Talking Risks'이다. <난봉꾼의 행각>을 제작하는 과정을 담은 필름으로, 해니건은 성악가들의 노래를 만드는 조련사로, 또는 오케스트라와 성악가들을 아우르는 총감독으로,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세밀하게 조각하는 지휘자로 그려진다. 그녀의 분주함이 짙어질수록 작품과 연주에 대한 확신, 철학의 언어들은 더욱더 깊어진다.
41쪽 분량의 해설지(영,불,독어)에는 ①다큐멘터리 영상에 대한 해니건의 글과 ②인터뷰가 수록.
===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 백과 / 이진경 글>
난봉꾼의 행각
이고르 스트라빈스키(1882~1971)
영국의 동판화 《난봉꾼의 행각》를 토대로 만든 오페라로 스트라빈스키는 당시 모차르트 오페라 부파, 영국 작곡가 퍼셀과 헨델의 특징을 사용하면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살렸다.
우연한 만남
미국 망명 후 영어 오페라를 창작하기를 희망하였던 스트라빈스키는 1947년 시카고에서 우연히 18세기 영국의 동판화가 윌리엄 호가트(William Hogarth, 1697~1764)가 쓴 풍자적인 8장의 연작 동판화를 발견하게 되었다. 제목은 《난봉꾼의 행각》으로 작곡가는 이를 오페라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는 즉시 친구 작가 알더스 헉슬리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했고, 영국의 시인 오든에게 대본 의뢰를 결정하였다. 오든은 대본 착수 중에 미국 작가인 체스터 칼만을 끌어들여 함께 대본작업을 하였다. 이렇게 우연한 계기로 알게 된 이야기 《난봉꾼의 행각》은 1951년 4월 오페라로 완성되었다. 스트라빈스키는 뉴욕의 작은 극장에서 초연하기를 원했으나 이탈리아 정부의 원조로 스칼라 극장 제작하여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 중에 열린 제14회 국제 현대 음악제에서 초연했다.
과거와 현재의 만남
3년여의 작곡 기간을 들여 작곡가는 과거의 음악들을 자신의 작품에 담아내었다. 스트라빈스키 스스로가 〈난봉꾼의 행각〉을 모차르트의 오페라 부파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바 있다. 작품은 대본의 성격에서 양식까지 모차르트의 〈다 폰테〉를 떠올리게 한다. 하프시코드 반주의 세코 레치타티보, 성악 앙상블을 위한 피날레는 모차르트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오든 역시 18세기 대본의 특징을 살려 레치타티보를 위한 산문과 아리아를 위한 운문 형식을 그대로 활용하려고 하였다. 음악학자들은 여기에 더해 헨델, 글룩, 베토벤, 슈베르트, 베버 등의 작곡가의 흔적들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작곡가는 이야기의 배경인 18세기 영국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퍼셀과 헨델의 작품을 모방하였다. 이렇게 과거의 전통을 본인의 작품에 흡수시키면서도 스트라빈스키의 특유의 객관적인 면모를 함께 담아내고 있다.
벗어날 수 없는 가사와의 싸움
스트라빈스키 오페라에서 가사에 대한 논란은 항상 작곡가를 괴롭혔다. 작곡가는 초기 작품부터 평론가에게 음악에 붙인 가사로 끊임없이 혹평을 받아온 것이다. 이는 〈난봉꾼의 행각〉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나는데, 가사와 음악의 악센트가 불일치하여 가사를 알아듣기 어렵다. 사실 가사와 음악은 작곡가에게 오래된 난제였지만, 〈난봉꾼의 행각〉이 영어 오페라라는 점이 그 문제를 더 키웠다. 스트라빈스키의 영어 실력이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준 이가 조수 겸 동료인 로버트 크래프트였다. 로버트는 작곡가에게 대본 가사를 읽어주면서 많은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가사와 음악의 문제가 작곡가의 언어에 대한 무지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가사와 음악의 불일치는 스트라빈스키가 추구하는 음악의 개념이 다르기 때문이다. 즉 스트라빈스키는 근본적으로 리듬의 자유로움을 추구하는데 이러한 점이 언어와 음악의 리듬이 불일치하게 했다. 크래프트에 따르면 스트라빈스키는 언어 리듬보다 모음의 위치를 더 신경썼으며 가창이 가능한지의 여부에 더 큰 비중을 두었다고 하는데, 이러한 점에서도 언어와 음악의 불일치를 이해해볼 수 있다.
마지막 신고전주의 작품
〈난봉꾼의 행각〉은 스트라빈스키의 신고전주의 절정을 이룬 작품이다. 그러나 스트라빈스키는 베니스 초연을 마친 후, 미국에 돌아온 후 더 이상 신고전주의 작품을 작곡하지 않는다. 크래프트는 베니스에서 〈난봉꾼의 행각〉을 초연한 후 스트라빈스키가 예술적 위기를 느꼈다고 한다. 이는 쇤베르크와 함께 현대음악의 선봉자로 언급되었던 스트라빈스키가 어느 덧 쇤베르크보다 뒤쳐졌다는 평가와 자신의 대작에 대한 후배 작곡가들의 무관심에서 오는 위기감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위기감은 1951년 쇤베르크의 죽음 이후 본인의 음렬주의에 대한 관심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면서 해소되기 시작하였다. 결국 〈난봉꾼의 행각〉은 스트라빈스키의 마지막 신고전주의 작품이 되면서, 스트라빈스키의 음악 행로는 음렬주의로 넘어가게 된다.
탕아의 일생
1막
행운이 인생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는 톰 레이크웰은 앤 트루러브와 사랑하는 사이다. 그러나 앤의 아버지는 성실하지 않은 톰을 못 마땅해 한다. 앤의 아버지가 주선해주는 일자리도 마다하면서 그저 부자가 되기를 원하는 톰 앞에 닉 새도우가 나타나 톰이 유산을 상속받게 된다는 소식을 전한다. 톰은 기뻐하며 닉을 하인으로 고용해 유산을 받으러 런던으로 간다. 닉을 고용한 것은 닉이 자신을 1년 하루 동안 고용하고 그 대가를 계약 마지막 날에 달라고했기 때문이다. 닉은 톰을 마더 구즈의 사창가로 데려간다. 톰은 유혹 앞에서 일말의 죄책감을 느끼지만, 곧 마더 구즈의 유혹에 넘어간다. 한편 앤은 소식 없는 톰을 그리다 톰을 찾아 런던으로 가기로 결심한다.
2막
방탕한 생활에 싫증이 날 즈음 톰에게 닉은 ‘터키 여인 바바’와의 결혼을 제안한다. 닉의 유혹에 넘어간 톰은 바바와 결혼을 한다. 톰을 찾아 런던에 도착한 앤은 안타깝게도 갓 결혼한 톰과 바바와 마주치게 된다. 톰은 앤에게 결혼 사실을 알리고 떠날 것을 부탁한다. 그러나 결혼 생활이 이어지자 톰은 바바에 질린다. 바바는 괴팍한 성격에 수다스러운 여자로, 바바의 수다를 더 이상 참지 못한 톰이 바바의 입을 막고 잠에 빠진다. 잠에서 깨자 톰은 방금 꿈에서 본, 돌을 빵으로 만드는 기계를 가지고 온 닉과 마주한다. 닉은 이 기계를 통해 부자가 되고 앤에게 사죄하면 다시 행복해질 것이라고 유혹하나 미래에 대한 기대도 잠시, 사업은 실패로 돌아간다.
3막
파산한 톰의 전 재산은 경매되고 바바도 팔리는 물품의 하나가 된다. 이에 화가 난 바바는 앤이 들어오자 톰이 여전히 앤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려준 후 떠난다. 한편 닉은 톰을 데리고 공동묘지에 간다. 1년과 하루가 지났으니 일한 대가로 톰의 영혼을 요구한다. 그러나 마지막 기회로 톰에게 카드놀이를 제안한다. 다행이 톰은 카드 석장을 모두 맞춘다. 이에 분노한 닉은 무덤에 빨려 가면서 톰을 저주한다.
에필로그
본인을 아도니스라고 믿는 톰은 정신병원에 수용되고 비너스를 찾는다. 소식을 전해들은 앤은 톰을 찾아온다. 톰은 앤을 비너스로 착각한다. 앤은 톰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면 톰이 잠든 사이 앤을 찾아온 아버지를 따라 떠난다. 잠에서 깬 톰은 앤을 찾다가 조용히 숨을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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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해설 ===
오페라 366
난봉꾼의 인생 역정
3막과 에필로그로 구성된 신고전주의 오페라. 체스터 칼만(Chester Kallman)과 위스턴 휴 오든(Wystan Hugh Auden)이 공동으로 대본을 썼다. 이 오페라는 ‘난봉꾼의 인생행로(Die Geschichte eines Wüstlings)’로도 불린다.
사전지식
이 오페라는 화가 윌리엄 호가스(William Hogarth)의 ‘탕아의 인생 역정(Rake’s progress)’ 연작에서 영감을 받았다. 대본은 1948년에 완성되었으나 음악은 그로부터 3년 후인 1951년에 완성되었다. 작곡자는 음악을 작곡하면서 19세기에 유행하던 전통적인 모차르트 스타일을 따르면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멜로디, 하모니, 기악 편성을 십분 살렸다. 이는 20세기를 정점으로 한 신고전주의를 대변한 것이다. 대본가는 화가 호가스의 작품에서 메피스토펠레스와 같은 악마에 대한 신랄한 풍자에 특히 관심을 가졌다. 이 오페라에서는 닉 섀도가 바로 악마 역할이다. 그는 후반기의 파우스트를 메피스토펠레스가 인도한 것처럼 톰 레이크웰을 인도했다.
줄거리
[제1막] 아름다운 앤 트럴러브(Anne Trulove)는 아버지 소유의 시골 별장에서 구혼자 톰 레이크웰(Tom Rakewell)과 함께 아름다운 봄날을 찬미하고 있다. 트럴러브는 사위가 될지도 모르는 톰에게 회계사 자리를 주선해놓았다고 말한다. 톰은 그 제안을 거절한다. 톰이 자신은 인생을 즐기면서 살기로 했다고 말하는 순간 어떤 이상한 사람이 나타난다. 그 사람은 자기를 닉 섀도(Nick Shadow)라고 소개하면서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톰의 돈 많은 삼촌이 죽으면서 톰에게 많은 유산을 남겨놓았다고 전해준다. 트럴러브는 톰에게 어서 런던으로 가서 재산을 정리하라고 권한다. 톰은 앤에게 정리되는 대로 곧 연락하겠다고 하고는 길을 떠난다. 이상한 인물 닉 섀도는 관객을 향하여 “이제부터 난봉꾼 같은 역정이 시작됩니다”라고 발표한다.
도시의 사창가에서 창녀들이 젊은이들과 술잔치를 벌이며 법석을 떨고 있다. 이들은 비너스와 마르스(군신)에게 축배를 든다. 섀도는 톰에게 사창가의 마담 머더 구스(Mother Goose)에게 자기가 가르쳐준 교리문답을 낭송해보라고 부추긴다. 그가 말한 교리라는 것은 원칙을 따르지 말고 자연을 따르며 아름다움(사라지는 것이지만)과 즐거움(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 것이지만)을 추구하라는 내용이다. 톰은 거절하면서 자기가 생각하고 믿는 사랑은 그런 것과는 다르다고 사랑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만, 섀도는 여자들과 섹스를 통해 쾌락을 추구하라고 톰을 부추긴다. 창녀들이 서로 톰을 위로하려고 하지만, 머더 구스가 톰을 데리고 나간다. 한편 앤은 톰에게서 아무 소식이 없자 톰을 찾으러 집을 떠난다.
[제2막] 톰은 도시 생활에 권태를 느낀다. 그는 앤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섀도가 터키인 바바(Baba)를 그린 포스터를 들고 나타난다. 바바는 수염이 난 여자다. 섀도는 톰에게 바바와 결혼하라고 권하면서, 누구든 정열이나 사연에 얽매이지 않으면 자유로워진다고 덧붙인다. 톰은 바바와 결혼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바바를 만나보기 위해 나간다.
앤은 톰의 집을 찾아오지만 문을 두드릴 용기가 나지 않는다. 잠시 후 밖으로 나갔던 톰이 들어온다. 톰은 앤을 보자 깜짝 놀란다. 그는 앤에게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하며 제발 자기를 잊어달라고 말한다. 터키 여인 바바가 차에서 내린다. 톰은 앤에게 방금 바바와 결혼했다고 말한다. 현실을 직시한 앤에게 톰이 이미 늦었다고 말하자, 앤은 그 자리를 황급히 떠난다.
장면이 바뀌어 톰의 집 거실이다. 바바는 자기가 가져온 기이한 물건의 유래를 하나하나 설명한다. 톰은 그런 설명이 지겨워 신경질을 낸다. 그러자 바바는 “뭐가 어때 그러느냐?”면서 심하게 불평한다. 섀도가 바퀴처럼 생긴 기묘한 기계장치를 들고 온다. 섀도가 ‘오, 현실이면 좋겠네!’라고 중얼거리자 돌이 빵으로 변한다. 바퀴가 돌면서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기계다. 톰은 희망이 사실로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앤과 다시 결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품는다. 섀도는 그 기계로 투자자들을 속여 돈을 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제3막] 톰이 파산한다. 그 많던 재산을 흥청망청 써버리는 바람에 바닥이 났다. 어느 봄날 오후, 톰의 집이 경매된다. 주로 바바의 기이한 물건이 경매되고 있다. 때마침 앤이 다시 찾아온다. 경매가 시작되자, 바바는 자신도 경매에 부친다. 바바는 앤을 한쪽 구석으로 데려가서 톰이 아직도 앤을 사랑하고 있으며 톰을 구원할 사람은 앤밖에 없다고 말한다. 앤은 톰과 섀도가 길거리에서 노래 부르는 소리를 듣고 밖으로 뛰어나간다.
섀도는 톰을 공동묘지의 새로 판 무덤으로 데려간다. 마치 새로 묻힐 사람을 입을 벌리고 기다리는 듯한 무덤이다. 섀도는 톰이 자기에게 봉사하기로 약속한 날이 1년하고도 하루가 지났다고 하면서 그동안의 삯을 달라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정 종이 칠 때 자기가 정한 방법으로 목숨을 바쳐야 한다면서, 톰에게 내기를 건다. 톰의 영혼을 두고 도박을 하자는 것이다. 톰은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트럼프의 하트 퀸에 걸면서 앤의 이름을 부른다. 그러자 앤의 음성이 가녀리게 들린다. 이 순간 섀도는 내기에 질 것을 예감한다. 내기에 진 섀도는 톰에게 미치라고 저주를 내린다. 섀도가 사라지자 새벽 동이 튼다(이 대목은 파우스트와 흡사하다). 정신이상이 된 톰은 자기가 아도니스라고 생각해 비너스를 기다린다.
정신병자 수용소에서 톰은 비너스가 찾아올 것이라고 계속 중얼거리며 기다린다. 앤이 수용소를 찾아온다. 톰은 앤을 비너스라고 믿으며 자기 죄를 고백한다. 그는 자기가 그림자(섀도)를 쫓아다니며 방탕한 생활만 하고 진실한 사랑을 경멸했었다고 고백한다. 두 사람은 잠시 동안이지만 자기들의 사랑이 천국에서 결실을 맺는 상상을 한다. 앤의 가슴에 머리를 파묻은 톰은 앤에게 자장가를 불러달라고 부탁한다. 잠시 후 트럴러브가 앤을 데려가기 위해 찾아온다. 앤은 잠이 든 톰에게 작별을 고하고 일어선다. 잠에서 깨어난 톰은 앤이 없는 것을 알고는 비너스를 외치며 흐느낀다. 수감자들은 「아도니스를 위한 비탄(Lament for Adonis)」이라는 노래를 부른다.
[에필로그] 천사들이 모여 이 이야기의 도덕적 교훈에 대해 각자 얘기해보라고 한다. 앤은 자기가 톰을 구원한 것처럼 누구든지 아무에게나 도움을 청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바바는 남자들이란 모두 미쳤다고 말한다. 톰은 자기를 기만하는 것이 얼마나 좋지 않은지를 경고한다. 섀도는 자신의 역할이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 인간의 또 다른 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면서 비통해한다. 모두 ‘악마는 게으른 사람을 찾아 역사한다’는 사실에 공감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난봉꾼의 인생 역정 [The Rake's Progress] (OPERA 366, 2011. 6. 27., 한울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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