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을 맞아 3일 연휴 동안 고향집을 향해 길을 나선다. 아내와 함께 아파트에 태극기를 게양했었고, 문득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서 태극기를 게양한 가구를 몇 집 보며 마음이 뭉클해졌다. 나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주민들의 그 작은 행동이지만, 조국에 대한 사랑과 애국심을 느끼게 해주어 고맙기 그지없다. 그러나 아내는 내가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공직자의 아내로서 조심스러운 마음을 이해하지만, 나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서로의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그것이 틀린 것은 아니다. 나는 우리 사회가 좀 더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공동체로 발전되기를 바라며, 공직자로서 항상 열려 있으려고 한다.
가끔 민원인들로부터 "공무원답지 않다"는 말을 듣는다. 그들이 공무원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와 기대를 반영한 결과이다. 그런 말을 듣게 되는 나는 어떤 감정으로 답변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다.
사실 공직사회는 엄청나게 달라졌다. 외부 사람들이 이를 인지하는지 모르겠지만, 예전 같지 않고 새로워지고 있다. 맞고 틀린 양단의 문제에 대한 답변은 이제 유효하거나 적합하지 않다.
우리는 종종 자신과 다른 의견에 대해 배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곤 한다. 그러나 각자의 행동에는 항상 의도가 있으며, 그 의도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존중받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타인의 명예와 인권을 존중하며, 자기 책임 하에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삼일절을 기념하면서 아파트 외벽에 태극기가 많이 게양되지 않은 것을 보더라도, 그것이 우리나라에 대한 사랑이 결여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현재 우리 사회는 많은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다. 개인의 자율 사상과 인권이 더욱 중요시되면서, 애국심의 표현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의 방식을 반드시 고수할 필요는 없다. 가정이나 기업에서도 국경일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일이 점차 줄어드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이 시대에 맞는 나라 사랑의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월이 흐르며 사회는 급변하고, 이 땅에 사는 사람들도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최근에는 태극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걱정스럽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자랑스러운 태극기를 사랑하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자부심을 느낀다. 우리가 누리는 오늘날의 자유는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다. 이는 선열들의 피와 눈물로 지켜낸 소중한 결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태극기를 게양하는 가정이 많지 않다고 해서 비난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내가 먼저 솔선수범하여 태극기를 게양함으로써 주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내가 행동으로 보여준다면, 자연스럽게 다른 이들도 동참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번 삼일절과 대체공휴일 연휴를 맞아 고향집 부모님을 뵐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대한민국이 발전해왔다는 증거이다. 1919년 삼일운동 당시와 비교해, 우리는 훨씬 더 나은 삶과 위상, 경제력을 누리고 있다. 이는 선열들, 우리의 부모들, 그리고 우리 스스로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결과이다. 그래서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인으로서 행복한 존재임을 느낀다.
우리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함께 나아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태극기를 통해 우리의 정체성을 되새기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심의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