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백성에게 있어서 출애굽의 사건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役事)였습니다. 1절에 야곱의 집안이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야곱의 열두 아들이 큰 민족을 이루어 이스라엘 민족이라는 당당한 민족이 된 것은 하나님께서 애굽에서 종처럼 힘겹게 살아가던 야곱의 자손들을 모세를 통하여 애굽에서 이끌어내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인 가나안 땅에 이르게 하시고, 가나안 땅에 정착하게 하신 것을 본격적으로 실현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택하셔서 큰 민족을 이루시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으로 실현된 것은 출애굽 사건을 통해 가나안 땅에 정착한 때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스라엘 백성에게 있어서 출애굽 사건은 잊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역사(歷史)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은 구원의 하나님을 노래하고 찬양할 때마다 출애굽의 사건을 상기(想起)하며 노래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가 죄에서 구원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된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죄 가운데 살면서 사탄의 종노릇하던 삶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救贖)의 은혜로 구원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영원한 새생명을 얻는 순간은 내 인생에서 잊지 못할 위대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구원에 관한 찬양은 언제 불러도 힘이 넘치고, 기쁨이 넘칩니다.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찬양하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불러야 할 찬송의 제목이 될 것입니다.
시편 114편은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의 사건을 되뇌며, 구원의 하나님을 찬양하는 시(詩)입니다. 1절에 나오는 언어가 다른 민족이란 표현은 애굽을 가리키는 말인데, 언어가 다르다는 것은 서로 섞일 수 없는, 하나가 될 수 없는 민족이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을 섬기지 않고 우상을 섬기는 애굽과는 결코 하나가 될 수 없기에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민족을 애굽에서 구원하셔서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셨습니다. 그리하여 가나안 땅에 정착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었습니다(2절). 유다는 여호와의 성소가 되고, 이스라엘은 그의 영토가 되었다는 2절의 표현은 남왕국 유다와 북왕국 이스라엘을 나누어서 표현하려고 한다고 보기보다는 이스라엘 전체를 일컫는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남왕국 유다에 있는 예루살렘에 하나님의 성전이 있었기에 유다는 여호와의 성소가 되었다고 묘사할 수 있기는 하지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건져내어 가나안 땅에 정착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이뤘다는 표현으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
3절과 4절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구원하셔서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실 때, 이 놀랍고 위대한 출애굽의 역사(役事)로 인해 바다와 강과 산들이 모두 놀라 뛰놀았다는 시적(詩的) 표현입니다. 바다가 도망했다는 것은 홍해를 건널 때에 홍해가 갈라진 사건을(출애굽기 14장), 요단이 물러갔다는 것은 요단강이 갈라져 건너간 사건을(여호수아 3장), 산들이 뛰놀았다는 것은 모세가 시내산에서 계명을 받기 위해 올라갔을 때 온 산이 크게 진동했던 사건을(출 19:18)을 묘사하는 표현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애굽의 과정 속에서 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는 온 우주 만물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권능을 보여주었다는 것을 고백하는 내용입니다. 그러면서 바다와 요단강과 산들이 그렇게 요동한 것은 하나님의 권능 때문이었다는 것을 선포합니다(5절, 6절). 하나님은 위대하고 놀라우신 분이십니다. 하나님은 전능하신 창조주이십니다. 이러한 진리를 우리가 굳게 붙잡는다면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을 굳게 지키며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시편 기자(記者)는 “땅이여, 너는 하나님 앞에서 떨지어다!”라고 선포하며(7절), 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 앞에 이 세상의 모든 만물들은 전능자 하나님께 굴복해야 함을 노래합니다. 우리는 연약하고 부족한 존재이기에 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 많지만, 우리에겐 전능자 하나님께서 함께하시고 있기에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 앞에서 이러한 놀라운 은혜를 담대히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반석을 치셔서 못물(물웅덩이, 연못)이 되게 하시고, 차돌(단단한 돌)을 쳐서 샘물이 되게 하실 수 있다고 고백합니다(8절). 출애굽기 17장에서는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호렙산에 있는 반석을 치면 물이 나오게 하시겠다고 말씀하시며 반석에서 물이 나와 백성이 마시게 하신 사건을 이미 경험했던 이스라엘 백성이기에 하나님의 위대하시고 놀라운 권능을 노래하며,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이러한 하나님이심을 찬송하고 있습니다.
내 삶을 되돌아보아도 내 인생 속에서 하나님은 수없이 많은 역사(役事)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가장 적절할 때,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나 많습니다. 이스라엘을 권능으로 이끄신 하나님은 지금 내 삶 속에서도 살아계셔서 역사(役事)하시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러한 하나님을 찬양할 수밖에 없고, 그러한 하나님을 의지할 수밖에 없고, 그러한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살 수밖에 없습니다. 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하십니다. 할렐루야! 이러한 하나님을 굳게 의지하며, 온전히 그 말씀에 따라가는 삶이 되게 하옵소서.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