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하지 않았던 옛날이 눈앞에 펼쳐지며 그때 나는 어디 있었나? 부끄러움과 울컥거리는 눈물과 불편한 분노를 일으켰다.
얼마전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 초대받아 <1980 사북>영화를 보며 느꼈던 일이다.
이 영화로 상을 두개나 받은 감독과 인연이 깊다.
다소 그와 만난 긴 이력을 옮긴다
어이~ 빛나는 독립꾼
여기는 남쪽, 매화꽃들이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곧 세상의 곳곳에 꽃소식이 숨가쁘게 들려오겠지.
머나 먼 이스탄불의 터키에도
내몽골 깊은 모호소 사막의 사류나무에도
조금 시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봄소식으로 초록빛들
파들거릴 것이다
지리산자락으로 이사를 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방송국에서 연락이 왔다.
'그곳에 가고 싶다'라는 프로그램에 동행할 수 있겠냐는 내용이었는데
시인 안도현에게 소개를 받았다고 한다.
방송이야기는 말고 차나 한잔하러 놀러오라고 했다.
하나 둘, 봉고차에서 나오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는데
제일 나중에 며칠째 수염을 깎지 않았는지
거의 노숙자스타일의 하늘색 잠바가 내리며 인사를 건넨다.
예상 밖이었다. 일부러 장면을 만들어서 연기자가 되어달라는 주문 연출은 하지 않겠다는 그의 제안에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그런 옷차림과 깊고 선한 눈망울과 환한 웃음으로 인해
나는 결국 다짐했던 거절을 하지 못하고 따라 나서고 말았다.
그렇게 박봉남 감독과 인연이 시작되었다.
그와 함께 며칠 진안에 머물렀다. 마이산을 오르고
곳감을 깎기도 했으며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늦가을 용담댐에서
평생 농사짓는 농부였으나
이제는 수몰된 고향에서 물고기를 잡는
어부가 된 이의 어선을 타고
기막힌 인생을 듣기도 했다.
간간히 그의 소식을 듣기도 했다. 그리고 몇 년이 흘렀을까.
터키에 가자는 연락을 받고 나는 얼마나 가슴이 두근거렸던가.
이스탄불과 카파도키아를 걸으 며
오래된 문화유산과 수피 춤을 배우는 경험까지도 할 수 있었다.
그의 진지 하고 꼼꼼한 스케치와 출연자에 대한 배려심으로 조금도 불편함을 느낄 수 없 었다.
그는 이따금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꺼내보이고는 했다.
아내에게 사정을 해서 집을 저당 잡히고 빚을 내서라도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간절한 그의 소원은 이루어졌을까?
어느 날 신문기사에서 그의 소식을 보았다.
그의 작품이 암스테르담 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기사를 접하고는 얼 마나 기뻤는지.
그에게 빛을 졌다.
터키에는 출연자로 갔지만
내몽골에는 출연자도 아닌데
자문위원 자격이라는 이름을 주어 따라갔던 것이다.
그곳에서 보고 느끼며
시 를 쓰고 동화를 쓰고 책을 냈다.
그런데 정작 글의 영감을 제공한 주인공에게 지금껏 술 한잔 사지 못했으니
빚쟁이도 참 염치없는 빚쟁이다
그와 같은 독립꾼들이 마음 놓고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길은
없는 것인가 아니다. 있다.
좌절과 시련을 통해 오히려 넓고 단단해진
박봉남감독의 작품세 계를
나는 세상의 절망과 고통을 껴안는
따뜻한 나침반의 길이라 부르겠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그의 길을 따라
빛나는 독립꾼들이 걸어갈 것이다.
박봉남 감독의 수상을 축하한다.
물론 한강의 노벨상이야 ...
그리고 거기 살짝 얹어서 낯뜨겁게
하동문학상을 받는 내 소식도 크크^☆
첫댓글 아름다운 분들의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박봉남 감독님의 영화세계 응원드립니다 ~ 아울러 동매님의 하동문학상 경사 축하드립니다
박봉남 감독님의 '사북' 영화는 못 봤지만
그 시대의 당사자들에게는 잊지 않고 기억해 주고 재현하는
과정에서 많은 치유가 이루워 졌으리라 짐작합니다.
이런 노력들이
우리사는 세상 좀더 밝고 따스하게 만들어 가지 않을 까? 싶습니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이란 커다란 상을 우리 문학계에 안긴 것 같은 느낌입니다.
아마도 우리 문학이 세계에 더 널리 번역되 나가겠지요
그 중에서 시인님시도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질테고
특히 눈 밝은 사람들 눈에 띄면
한강에 이어서 좋은 소식이 계속 계속 이어지겠지요~~
https://m.cafe.daum.net/parknamjoon/N3bF/717?svc=cafeapp
연이어지는
참의 승리,
세상이 주목하며 들어내어 인정하는 순간!
수상에
멀리서나마
벅차올라 온가슴으로 축하와 기쁨을 보탭니다.
마음껏 축하와 기쁨을 누릴 평사리 들녘도
마치 토지 속의 혼령들이 모두 다 일어나 황금물결과 함께 춤을 추리라 믿습니다.
그동안 쌓였던 많은 애씀들~
다 녹아내리고
마음껏 누리시길요.
내 친구의 친구가 박봉남감독인데
시인님과 깊은 인연으로 연결되네요
하동문학상 축하드립니다^^
아 제가 축하하려고 기억해 두었다가 오늘 하필이면 깜박하는 바람에 이 면을 통해 죄송하고 축하드립니다 하동으로 이사 온 후 20년 만에 의미있는 상을 받으셨네요
늦었지만 하동문학상 수상하시고 시낭송 하시는 모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