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낙(Anak)을 들으며 / 임보
프레디 아길라(1953~)는 필리핀의 가수
노래를 하겠다고 열일곱에 가출하여 떠돌다가
스물넷에 ‘아낙’이라는 자작곡으로
하루아침에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필리핀 원어인 ‘아낙’은 ‘자식’이라든가?
긴 머리에 검은 모자를 눌러 쓰고
통기타에 우수어린 표정으로 흐느끼듯 노래한다
……아들아, 너는 모르겠지
아무리 먼 길도 달려갈 수 있다는 것을
우리가 너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을 위해서는
신에게 맹세코…… 죽음도 마다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그가 필리핀의 국민가수로 사랑 받은 것은
미국에서 명예와 부를 누릴 수 있음에도 거절하고
가난한 모국으로 돌아와
카페에서 노래하며 어려운 사람들과 더불어
민주화 운동에 앞장선 때문이다
마닐라 빈민촌에 한 칸의 교실을 빌어 아낙학교를 만들고
공연수입금으로 가난한 아이들을 보살핀다
그의 노래보다도 그의 삶이 더 감동적이어서
나는 부끄러운 마음으로 <아낙>을 자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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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디 아길라 Freddie Aguilar
전통 필리핀의 곡조는 우리의 정서와 많이 닮아있어
原語를 모르면서도 20여년 거기 살 때는 필리핀 가요
테입을 한아름 사모으기도 했습니다.
아낙은 지금도 그 나라 국민가요 1위곡이지요...
/ 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