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유곡의 난처한 지경'을 흔히 '딜레마에 빠졌다'고 말한다. 44년만의 우승을 목표로 아시안 컵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 축구 대표팀도 이러한 딜레마에 빠졌다. 바로 미드필더를 담당하고 있는 이영표의 위치이다.
왼쪽인가? 오른쪽인가?
한 때 '좌 영표 우 진섭' 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 있다.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에서의 맹활약으로 당시 허정무 감독(현 대표팀 코치)이 이끌던 국가 대표팀의 좌우 미드필더로 발돋움한 이영표와 박진섭을 일컫는 말이었다. 이 후 이영표는 한국 대표팀의 부동의 왼쪽 미드필더로 자리잡았고,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포르투갈 전 박지성의 결승골과 이탈리아 전 안정환의 골든골을 왼쪽에서 어시스트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아시안 컵 첫 경기였던 요르단 전에서 이영표는 오른쪽 미드필더로 뛰었다. 트리니나드 토바고와의 평가전에서와 같이 이 경기에서 이영표의 크로스는 위협적이지 못했다. 볼 스피드가 떨어지고 부정확한 그의 크로스는 요르단 수비수에게 모두 제지당했고, 후반 초반에는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벽을 쌓은 요르단 수비수의 몸에 맞춰 역습의 빌미를 제공하는 모습도 보였다. 전반 초반 정경호의 헤딩슛으로 연결된 것이 이영표가 이날 보여준 유일한 크로스였다. 이영표가 원래 크로스로 유명한 선수는 아니지만, 분명 지금의 모습은 그가 왼쪽에 위치했을 때와는 차이가 있다.
다시 왼쪽으로?
요르단 전에서 한국 대표팀의 왼쪽 미드필더 자리는 현영민과 김정겸이 담당했다. 그러나 적어도 공격 부문에서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긴 이영표의 빈자리를 두 선수들이 완벽히 보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현영민은 패스에 자신감이 없었고, 여러 차례 1대1 돌파를 성공하지 못했다. 김정겸은 종료 직전 중거리 슛 하나로 자신의 존재를 알렸을 뿐이다. 본 프레레 감독도 오른쪽에 포진한 이영표의 크로스는 불만이지만, 그를 제외하고는 오른쪽 미드필더에 적임자가 없다고 고충을 토로한 적이 있다. 송종국이 빠진 이번 대회에서는 이영표가 오른쪽 미드필더로 뛸 수밖에 없다는 얘기이다.
골이 필요하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44년만에 아시아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골이 필요하다.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오른쪽 측면 공격은 한국 축구 대표팀 공격방향의 약 50%를 차지했다. 이영표는 전반적으로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결정적인 크로스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대표팀의 득점력 향상을 위해 이영표를 본래 포지션인 왼쪽으로 돌리고 불안한 오른쪽 미드필더 체제를 유지해야 하는가. 아니면 팀의 전체적인 안정을 유지하며 계속해서 답답한 이영표의 오른쪽 크로스를 지켜봐야 하는가. 아시안 컵 우승을 노리는 본 프레레가 이영표의 포지션과 관련된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궁금하다.
첫댓글 역쉬 이영표는 왼쪽이 가장 잘어울리는듯,, 이번 UAE전에서 본프레레 감독이 이점을 염두해두고 전술을 짜셨으면 좋을것 같네요,,
조봉래:흠...오른쪽에다 놓고 화살표를왼쪽으로 쫙 그어 버릴까??ㅡㅡ;;;;
아시안컵에 박진섭 안뽑혔나요?
뽑혔어요. 본감독이 안써서.ㅡㅡ 이번엔 나올듯한데. 흠.
오른쪽에 박진섭 세우고 차두리가 부족한 부분을 커버하면 가능한데... 히딩크든 쿠엘류든 봉감독이든 박진섭을 신뢰하지 않는듯... 쿠엘류도 박진섭을 공격수로 기용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