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마클의 대마도 정벌 (2017. 7/1~7/2)
"대마도는 우리 땅이니 일본은 속히 반환하라."
1948년 초대 대통령께서 발표한 성명처럼, 아무래도 역사적, 혈통적, 심증적으로나 대마도는 우리 땅인 듯합니다.ㅎㅎ
일본 규슈 본토에서 82KM, 부산에선 49.5KM 떨어져 있어 해운대서도 맑은 날엔 보이는 곳에 간다니 여권 없이 주민증만으로도 될 것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ㅎ
고려 창왕 때 박위, 조선 태조 때 김사형, 세종 때 이종무 선조님들의 뒤를 이어 이번엔 효마클 14명의 전사들이 대마도 정벌에 나섰습니다. 달리기로~ ㅋ
7월 1일 토요일
가이도 호진상이 10시 30분 전에 미리 와서 귀찮게 하지 마라캤는데도, 모두 말 안 듣고 일찍 오신 회원님들ㅎ.
설명하선생님과 칭구들도 마라톤에 참가하러 가시네요.
면세품도 찾고 단체 사진도 찍고 12시 출발 BEETLE호에 오릅니다.
출발~
고속선은 해무에 싸인 고갈산(봉래산)과 조도를 뒤로 하고 대한해협을 향해 나갑니다.
입국 카드, 세관 신고서 적고 숨 한 번 돌리고 나니 섬이 나타납니다.
1시간 10분만에 히타카츠항에 도착해 터미널을 빠져나오니, 우한석씨가 반갑다고 "빵빵" 경적을 울려줍니다. ㅎ
촌 사람들은 장에 가면 다 만난다더니, 도기정씨, 김재환씨, 교사마라톤 클럽, 동인고. . .. . .
마라토너들, 다 해도 인구 3만 5천이 안되는 이곳 대마도의 그것도 최북단 끄트머리서 다 봅니다.
그 뒤에도 이 분들과는 가는 곳마다 부딪혔습니다. ㅎㅎ
10분 남짓 걸어 가니, 수국과 하귤 나무, 감나무가 반겨주는 소박한 민숙이 나옵니다.
마산이 본적이라는 나까무라(?)상이 유카타 비스무리한 복장을 하고 맞아 주곤 계속 우리 말로 아재 개그를 날립니다.
민숙 4개와 렌트카, 이자까야 등을 경영하는 유지라고 은근 뻐기면서 ㅎ.
이곳 대마도는 농경지는 3.4%밖에 없고 나머지는 다 산지라 대부분 관광업에 종사한답니다.
한국인이 가장 많고 일본인, 중국인 순으로 관광객이 찾는답니다. 면세품을 사려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당일치기 여행도 많고.
일본스럽게 비교적 깔끔한 숙소에 짐을 풀었습니다.
식당은 2시면 벌써 문을 닫는다고 도요타 봉고(?)로 마트로 데려다줘서 스시, 김, 유부초밥 등과 안주 등을 사고,
여행의 3대 재미 중 하나인 쇼핑 시간이 넘 짧아 뛰다시피 다니며 이것 저것 삽니다.ㅋ
늦은 점심 식사를 마파람에 게눈 감추 듯하고,
몇 분은 일본 100대 해수욕장에 든다는 '미우다' 해변으로 가서 수영을 즐기고,
몇 분은 점심 식사 반주가 아직 안 끝나 계속 달리고,
우리 여학생들은 아기자기 이쁜 해수욕장 구경만 하다가 나기사노유 온천에 갔습니다.
자연을 바라보며 우리끼리만 즐기는 온천, 오붓하니 정말 좋습니다. 물도 매끈매끈 너무 좋구요^^
저녁 식사는 민숙에서 삼겹살과, 구용운씨가 왕복 5K를 걸어서 사오신 생선들을 구워 먹으며 포식했습니다.
다시 계속 달릴 분들은 남고 산책조는, 30분 동안 차가 한 대도 지나지 않는 호젓한 길을 걷다왔습니다.
'낼 말아톤 안 하무니까?' 주인장은 걱정이고
'내일 마라톤 좀 하게 조용히 좀 잡시다.'고 옆방 손님은 항의하고. . . 그래도 11시 전에 술이 떨어져 양호하게 잤다는... ㅋ
7월 2일 일요일
아침부터 무더운 게 징조가 어찌~
조식은 간단히 민숙에서 먹고 짐을 챙겨 대회장으로 나갑니다.
게랑 강구가 기어다니는 도랑가 자판기서 커피랑 녹차 한 캔씩 뽑아 숲 옆을 걷다가 토종 무궁화를 만나니 그렇게 이쁘고 반갑습니다.
하긴 한국 꿩이 이섬의 시조라니 아무래도 여긴 우리 땅입니다 ㅎㅎ
한국인이 더 많은 것같은 대회장에 도착해서, 번호표 달고 기분이라도 내 보자고 시상대 위에 올라가 사진도 찍고
일본 아줌씨들이랑 스트레칭도 하고, 효원도 외치고. . .거기까지는 좋았습니다 ㅠ ㅜ
맨날 뛰는 10K라고 호기롭게 출발했는데, 3K로도 못 가서, 머리엔 불판을 얹은 것 같고, 계속되는 오르막에 다리는 벌써 아프기 시작하고,
이래서 어떻게 완주를 하지? 배에서도 괜찮던 속도 미싱거리고. . . 이러다 남의 나라서 우찌되는 것 아닌가? 하프 주자들은 지금 얼마나 힘 들까? 별 생각이 다 납니다.
처음엔 "화이또~"하며 응원하는 주민들에게"회이팅!" 화답도 헀는데 점점 그럴 힘도 없습니다.
길에 비치된 물, 이온 음료 다 마시고, 스펀지로 머리, 팔에 물 뿌리고 샤워기에 들어 가고. ..
후반 오르막을 다 걷고 어찌 어찌 가다 보니 고수 경희씨도 걷고 있네요ㅠ
1K쯤 남겨 놓고는 박세규씨 만나 그래도 웃으면서 사진은 찍고,
그때부턴 그래도 제한 시간 안엔 들어 가자 싶어 내리 달려서 골인 테잎을 끊었습니다. 1시간 19분 10초, 여자 50대 10위.ㅎㅎ
그 자리서 기록증을 줍니다. (나중에 안내 책자 보니 신청자가 18명 ㅋㅋㅋ)
미우다 해수욕장으로 가서 그대로 물에 풍덩~ 시원합니다.
만원인 온천에서 간단하게 샤워하고 바베큐 도시락 먹고 셔틀 버스를 기다리려니 그제서야 장대 같은 비가 쏟아집니다.ㅠㅠㅠ
달릴 때는 너무 힘들었지만 자연이 아름다운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아름다운 추억을 공유하게 해준 호진상과 모든 분들께 진심 감사합니다.
6위한 수진씨와 그 힘든 코스와 더위 속에서 당당하게 하프 완주한 정미씨 축하합니다! 대단합니다!
호진상, 다음엔 어디로 갈까요? ㅎㅎ
첫댓글 순혜선배님, 대마도에 대해서 공부 많이 하셨네예. 후기 재미납니다. 모두들 수고 많았습니다.
근데 수진씨, 6등 했다고요? 완전 대회 체질이네요. 축하합니다. 근데 부상은 뭐 안줍디까?
여행은 사람을 공부하게 만듭니다ㅎㅎ
네번이나 갔는데도 몰랐던 것을 많이 배웁니다.
생생한 후기 감사합니다. 실감납니다.ㅎ
강원장님! 애석하게도 5위 까지만 뭐 줍디다. 그래도 당사자 수진씨는 싱글벙글, 유원장은 씽글 뻥글 하데요.~~
순혜선배님. 6학년이라 힘들죠. 허나 손자보는 것보다야
대마도 처음이었는데 섬이 너무 깨끗하고 정깔해서 좋았습니다. 전 대마도 우리땅이 아니었던게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땅이면 이렇게 잘 보존이 되었겠습니까? ㅎ
조선시대에 효마클이 있었으면 대마도를 등기소에 공동명의로다가ㅎㅎ
후기가 너무 리얼합니다!!
10위^^오잉!..신청자가 18명..그래도 10등 축하합니다.
1박 2일의 밝고어둠이 다 녹아있는 실록입니다. 담에는 술 없는데로 갑시다. 고비사막으로ㅋ
시공을 넘나드는 생생한 후기 역시 선배님이시네요
모두 좋은 추억거리 만들고 오셨네요
후기가 눈앞에 시각적으로 펼쳐 지네요.
담엔 버너, 후라이팬을 여학생을 위해 사용 해야겠습니다.
대마도 흑소 죽입니다.
버너 주위에 모인 사람들은 구박만 빼고 하프 출발을 하였습니다.
어디에 코박고 있는지
날 새는 줄 모르고 삽니다.ㅎ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멋진 추억을 만들어 주신 선배님들..
고생 많이하신 호진씨,,
동반주 해 주신 용철. 상근선배님.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따라 갈걸하고 후회하게 만드는...알흠다운 후기예요~
선배님이 이리 스탈나게 잘 쓰시니 남정내들이 부탁했나 봅니다 ㅎㅎ
갠적으론 더위에 지쳐 걷고 또 걸은 나뿐 기억이 남아 기분 별루 ㅠㅠ
이 명문장의 후기에 제 이름도 나오네요. 너무나 영광입니다. 이역만리(?) 해외에서 효마클 회원님들 만나뵙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주로에서 종종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대회 내내 불가마에 있었든 기억과, 대륙과 본섬 눈치보며 살아온 대마도 사람들의 애환이 느껴지는 여행이였습니다. 어찌 고구마 한골 심을 밭데기 조차 귀한땅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