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밴댕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휴일이면 머리가 좌우로 자동굴리기에 들어가는 것이 오늘도 변함이 없던 차에,
어느 놈을 불러내 돼지껍데기라도 먹을까했는데,
전화번호를 뒤지던 중에 밴댕이에게서 신호를 보내온 것이다.
" 요즘 어때? 장사는 잘 되고? "
" 오랜만이네 나으 밴댕이~ "
" 아~ 그시킨 밴댕이 소리를 달고 살어요 달고 살어..."
" 마~ 이 엉아는 잘 있지! 그렇찮아도 니놈에게 전화를 할려구 그래썸마~"
" 있다가 보자! 짱구야~ "
" 내가 왜 짱구냐 시불퉁아~ 나 돈 없어!! "
" 내가 살께 임마! 근데 이시키가 내 18번지를 도용하고 자빠졌네! 돈 없다는 내꺼얌마! "
한달만에 약속이 잡혔다.
그간 밴댕이가 김여사와 도킹을 시도했는지 돼지껍데기에서 한우로 바뀌었단다.
잘됐다싶어 오늘은 나도 기필코 박여사의 보들손이라도 만져야겠다고 천정을 보며 킁킁거린다.
그간 진도를 못나간 것이 얼마나 아쉬웠던가.
빡쎄게 나갈 것인가 비위를 맞추며 애교를 떨 것인가 기로에 놓였다.
오늘은 곰살맞게 애교를 떠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이참에 아예 자그마한 선물도 준비를 해야겠다.
두어달을 못봤다고 꽃무늬 부라자를 선물하는 것이 애교스럽고 좋을 것이라는 판단아래
옷집이 즐비한 중앙시장을 찾았다.
엄허야~~~ 마네킹이 가슴가리개와 흐흐흐...아래 것을 가리고 남사스럽게 길손을 쳐다본다.
유혹의 눈 길을 뿌리치지만 가재미 눈이 되어감에 나도 모르게 고개가 흔들린다.
시장을 두번 왕복하며 어렵사리 들어간 곳은 비너스!
무엇이 메이커고 여인들의 선호도 1위인 줄 모르는 남정네는 많이 들어본 비너스가
최고인 줄 아는 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아니, 당연하다고 믿고싶다..
" 어떤 것을 찾으세요? 사모님 사드릴려고요? "
" 저...사모님은 안계시구요...동창생이 생일이라는데...가슴을 가리는...."
" 아~ 브라자요? 이쪽으로 오세요."
우쒸~ 내 옷도 안사는데 여친의 옷을 고른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가.
굳이 사모님이 없다는 말을 강조할 일이 또 뭬 있다고...
독거노인 남성의 바람끼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다면,
'사모님 사드릴 것이냐고 물으면 뭐라고 답변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도 있어야하지 않을까.
아무튼 죄인도 이런 죄인이 없다. 끌려가서 얼굴을 붉히며 설명을 듣는다.
" 이런 무늬가 이쁘지 않으세요? "
삼용이가 따로 없다.
가게에 진열된 부라자라는 것을 모두 꺼내어 구경을 시키는 것은 맘에 들지 않아서가 아니다.
쑥스럽고 챙피한 마음에 삼용이가 되어 무언의 답을 하다보니 그리 된 것이다.
하지만 짱구의 머리가 어지러운 것 만은 아니다. 응큼덩어리의 내숭이라고나 할까!
점원이 보여주는 부래지어마다 박여사의 가슴에 그림을 그리며 상상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한꺼번에 다 사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지만 물방울과 꽃무늬에서 힘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 조 것하고 조 것 싸주세요."
" 싸이즈는요?"
" 싸이즈요? 아차! 싸이즈는 모르는데 어쩌죠? "
괜히 점원의 가슴을 노려본다.
한번이라도 ㅋㅋ 박여사를 보듬어봤다면 90, 100, 110...말을 할 수가 있었을텐데....
나는 난감, 점원은 황당? 한 거래상황에 봉착되고 만다.
점원의 가슴둘레를 재기 시작한다.
손가락으로 마음의 콤파스를 그리며 점원과 박여사의 싸이즈를 비교 분석하니 엇비슷하다에 결론이 난다.
" 아가씨인가요? 아주머니신가요?....비슷할 것 같은데요!? "
" 그럼 B컵으로 하시면 되겠네요......"
" 비컵이여? ABCD B컵?...빤쓰는요?"
에이...쑥스럽구만...
지랄맞게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야리꾸리한 빨강색 봉투를 받아들었다.
후회가 들기 시작한다.
밴댕이자식이 무엇을 가지고 또 트집을 잡아 낭떨어지로 떠밀지 모를 일이다.
안도의 한숨을 쉬며 중앙시장을 벗어나는 내내 등거죽에서 만추에 가랑비 내리듯 땀방울이 맺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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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궂은 두 라이벌은 동창들 중 사고뭉치지요.
개인적으로는 참 착하고 얌전한데(자칭)
둘 만 끼었다하면 요물이 된답니다.
ㅎㅎ
그런데 나이를 먹어가며 다른 친구들의 시선이 바뀌었어요.
우리가 없으면 양꼬 없는 찐빵이니 지팡이 없는 노인이니...하니 말이죠.
허나 조심할 것이 반드시 있답니다.
반갑다고 아무가 끌어안았다간 큰 일 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이 나이엔 골다공증이 심한 여성들이 많아요.
갈비뼈가 우수수 날아가는 경우가 있거든요. 작금엔 희롱에 포함되기도 하겠지만요..ㅎ
ㅎㅎㅎ . . . . 암튼 청춘이시군요?
기분이 살아있고 건강도 완벽하신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 어째 좀 . . ㅋㅋ
양기가 입으로 올랐나봅니다.
힘쓰기에는 도통 자신도 없고 능력도 없답니다.
아 아
세월이 야속하여라~~
어쩌겠어요.
그냥 저냥 지금의 능력대로만 살자는 게 촌부의 생활철학이랍니다.
웃음 가득한 한 주 되소서~~꿈나그네님~^^
ㅎㅎ 어쨌든 김여사님은 좋겠어요. ^^
수줍은 하늘님의 청춘에 박수를 보냅니다. ^^
김여사님은 밴댕이 파트너고요
제가 수작을 걸고자하는 여인은 박여산데요? ㅋ
아니, 조여산가? 장여산가?
임자 없는 모든 여인들에게 선물 하는 것이 취미같어요 저의 인생을 뒤돌아보니...헤헤
수정같이 맑고 고운 한 주~ 되소서~~^^
에이 함 감잡으시고 나서 사셔야 하는데 분명 싸이즈가 안맞는다고 ㅎㅎ
여자들의 의류 싸이즈는 정말 해괴해요.
이 나이에 책임도 못 질 거면서 안아볼 수도 없고...뽕을 넣고다니는 여성도 많다 그러고...ㅎ
에이~ 아침부터 ...심란해지네요...
힘찬 한 주 되십시요~~^^
에구 그런선물은 방해꾼이없이 단둘이있을때 선물해야 하는데,전달이잘되려나?ㅎ
오메 ‥ 이나이에 여친 속옷을 고른다는것은
가문에 영광입니다 수줍은 하늘님 귀엽습니다
진도 휑하니 나가셨어 허니문 예쁜 딸래미 하나
만드소서ㆍ
저는 사실 상습범에 가까워요.
여친(소꼽)동창이나 여동생에게도 딱히 선물할 것이 없으면
어여쁜 브라(우스가 아닌 자~)를 선물하는 것이 좋아요.
어느 남자에게도 받기 어렵고 싼 편이거든요^^
언젠가 여동생이 50년 간 받아보지 못한 선물이 브라 뿐이라고 하더라고요. ㅎㅎ
기쁨과 행복이 함께 하는 한 주 되시고요~~^^
그건 잘사셨어요 안맞으면 다시 바꾸면 되어요 그때도 바뀌다 준다하고 직접 싸이즈 측량해 가꼬가면 될거 아니우?
앗! 응원군이 납시었군요. 코치님인가? ㅎㅎ
적극 활용토록 하겠습니다요...
대단히 감사합니다 꿉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