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방송인이 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한마디 말이 나를 방송인의 길로 이끌었다. 군대를 전역한 뒤, 아르바이트로 아리랑TV에서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다. 일을 하는 3년 동안 정말 재밌었지만 직업으로 삼을 만하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일이 힘들지 않은 데 반해 수입이 괜찮은 자리라고만 여겼다.
시간이 흘러 대학 졸업 후 취업을 해야 했고, 나는 여러 대기업이나 컨설팅 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여전히 방송을 직업으로 삼을 생각은 하지 못했다. 이런 내가 답답했는지 가까운 선배가 말했다.
"너 아리랑TV에서 한 일 좋아했잖아. 방송국에 한번 지원해 봐."
이 말 한마디에 처음으로 방송 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일하는 순간이 즐거웠던 그 시절이 떠올랐다. 매일이 새롭고 하나씩 배울 때마다 성장하는 하루하루가 보람찼다. 그렇게 좋아한 일인데 왜 직업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방송국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신입사원 공채 공고를 찾아봤다. 어떤 직종이 있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살폈다. 그중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눈에 들어왔다.
기존에 내가 생각한 아나운서는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의 모습이었는데, 직업으로 고민하며 자세히 알아보니 뉴스뿐아니라 다큐멘터리, 라디오, 예능이나 교양프로그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청자가 이해하기 쉽게 내용을 전달하는 역할이었다. 뉴스 앵커는 내키지 않았지만, 예능이나 교양프로그램 진행자는 잘할 자신도 있고 재미있을 것 같았다.
세월이 흘러 KBS에 아나운서로 입사해 예능, 교양, 스포츠 등 다양한 TV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성장했다.
일이 잘되는 시기도 있었고, 생각 만큼 풀리지 않아 진행을 맡은 프로그램이 폐지되거나 진행자 교체를 당한 적도 있었다. 어려운 일을 겪을 때마다 선배의 말을 떠올리며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라고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잊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날 선배가 방송국에 지원해 보라고 조언하지 않았다면 내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어디에서 어떤 직업을 가지고 일하고 있을까. 다른 일을 했더라도 지금처럼 행복할까.
로버트 프로스트는 자신의 시에서 '선택하지 않은 일에 대한 미련이 남는 게 사람'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선택하지 않은 일에 큰 미련을 두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다시 할 수 없는 선택이고, 무엇보다 지금 하는 일을 더 충실히 하는 것이 행복임을 이제는 아니까.
한마디의 말이 나를 바꾼 것처럼, 누군가의 삶이 이런 한마디가 없어서 더 나은 방향으로 가지 못한다면, 그건 정말 슬픈 일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주변 사람들을 관찰한다. 그들 자신도 미처 모르는 장점을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발견한 장점을 그들에게 이야기해 준다면 그들의 인생 또한 더욱 행복해질 수 있을 테니까.
한석준 | 아나운서
다른 능력보다 훨씬 뛰어나고 드문 능력이 있다. 바로 능력을 알아보는 능력이다. _ 엘버트 허버드
3의 비밀
삼짇날에는 '제비맞이'라는 풍속도 있는데 봄에 제비를 처음 보았을 때, 그 제비에게 절을 세 번 하고 왼손으로 옷고름을 풀었다가 다시 여미면 여름에 더위가 들지 않는다고 믿었습니다.
봄바람에 흥이 실리는 음력 3월 3일 삼짇날이면 자연은 겨울잠에서 깨어나 새롭게 숨을 쉰다. 사람들은 숫자 3이 겹치는 이날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세상의 모든 것이 되살아난다고 믿었다. 삼짇날에 머리카락 끝을 잘라 땅에 묻으면 머리카락이 쑥쑥 자란다는 속설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3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많은 것이 떠오른다. 삼 형제가 등장하는 옛날이야기, 세 가지 선택지로 이뤄진 가위바위보와 삼세판 승부, 서당 개가 3년 만에 풍월을 읊는다는 속담 …. 3은 우리 문화와 생활 곳곳에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옛사람들은 숫자 1을 남자로, 2를 여자로 보았다. 남녀가 결혼해 아기를 낳는 것처럼 숫자 1과 2를 더한 숫자인 3을 생명의 탄생을 뜻하는 완전한 수로 여긴 것이다. 3은 완전함과 성숙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옛이야기에서 보통 셋째는 맏이와 둘째가 겪은 실패를 딛고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는 상징적인 존재로 등장한다. '셋이 모이면 문수보살.' '세 번 참으면 살인도 면한다.'와 같은 속담은 3이 인내와 균형의 가치 또한 담고 있음을 보여 준다. '겉보리 서 말이면 처가살이 안 한다.'라는 속담 역시 마찬가지다. 겉보리는 품질이 낮은 보리를 뜻하는데, 이마저도 서 말이면 처가살이를 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서 말은 단순히 많은 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갖게 하는 상징적 숫자다.
이처럼 3은 완전함과 변화, 균형을 상징하며 우리 문화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만들어 왔다. 심마니는 산삼을 발견하면 다른 심마니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산신에게 캐도 되는지 허락 받기 위해 세 번 외친다고 한다.
"심봤다. 심봤다. 심봤다!" (참고: 《숫자 3의 비밀》, 사파리)
박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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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글 감사 합니다
반갑습니다 ~
동트는아침 님 !
고운 걸음주셔서
감사합니다 ~
서서히 새봄이
다가오는 환절기,
늘 평강하시길
기원합니다 ~^^
안녕 하세요......망실봉님
오늘도 감동방에 좋은 글 고맙습니다..
날씨가 조금씩 풀리는것 같아요
환절기 감기 조심 하시고..좋은일 많은 화요일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고운 방문 걸음주셔서
감사합니다 ~
핑크하트 님 !
한낮은 포근한 기운이 감돌아
봄이 문턱까지 왔나봅니다 ~
봄소식과 함께 소중한 지인과
따듯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