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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산曹溪山(888m)은 옛날부터 물이 명수明水였던 것 같다. 얼마나 맑았으면 천고의 진원에서 떠내려온 것이라 했겠나. 지금도 그 물은 맑다. 더욱이 풍부하다. 맑고 많은 물이 계곡 양쪽 송광사와 선암사 방향으로 항상 가득 흐른다. 예로부터 그 산을 찾은 시인 묵객들은 숱하게 많았다. 우화각 내부에 걸린 많은 시들이 그 흔적을 말해 준다.
현대 들어서도 방문은 계속된다. 1926년 육당 최남선이 남도순례 길로 그의 기행문 <심춘순례>에 소개했으며, 1960년대 국내 여행의 선구자격인 이화여대 조필대 교수는 “국내 산길 여행의 제1 번지”라고 언급할 정도로 뛰어난 풍광을 지닌 길이었다.
산길 여행뿐만 아니라 송광사는 조계종의 전통을 잇는 승보사찰로서 보조국사 지눌 등 16국사를 배출했고, 무소유의 법정스님이 송광사 불일암에서 20년 가까이 수행정진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송광사 일주문을 지나 경내에 들어가려면 삼청교(극락교 혹은 해탈교)를 건너야 한다. 일종의 다른 세계로 가는 길목이며, 계곡 아래 물로 마음과 몸을 씻고 청정하게 들어가라는 의미이다. 물은 또한 ‘조계’라는 유래와 직접 관련성을 가진다. 뒷부분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 삼청교 위 정자가 시인들이 시를 남긴 우화각이다. 계곡을 지나자마자 ‘침계루枕溪樓’라는 누각이 나온다. 계곡을 베개 삼아 머무는 누각이란 뜻이다. 오죽 했으면 침계루라 했을까.
특히 송광사는 불법승佛法僧의 삼보三寶사찰 중의 하나로, 불보의 통도사, 법보의 해인사와 더불어 승보의 송광사로 자리매김하는 유서 깊은 한국 최고의 선禪사찰이다. 자연·생태적 가치뿐만 아니라 문화적 가치까지 지니고 있는 산이다. 국보 42호 목조삼존불감, 국보 43호 고려고종제서, 국보 56호 국사전 등 국보와 보물이 수두룩하다. 선암사에도 보물 400호인 아치형 승선교, 보물 395호 삼층석탑, 보물 1311호 대웅전 등 볼거리가 많다. 이보다 일찍이 1979년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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