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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쇼크 2.0’, 어떻게 볼 것인가
글쓴이 이남주 / 등록일 2026-07-28
작년(2025년)부터 차이나 쇼크 2.0이 새로운 화두로 등장했다. 최근 중국 AI 기업 문샷(Moonshot AI)이 내놓은 대규모언어모델(LLM) ‘Kimi K3’의 성능이 미국의 최첨단 AI 모델에 근접했다는 보도도 그에 현실감을 불어넣었다. 얼마 전까지 중국경제 위기론이나 정점론이 언론 지면을 뒤덮던 상황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있다.
중국의 첨단산업 강화에 갑작스런 반응
차이나 쇼크 2.0은 하버드대 교수 고든 핸슨 등이 만든 조어이다. 이들은 저임금 노동력을 앞세운 중국의 수출 공세로 1999~2007년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가 크게 줄어든 현상을 2010년대 중반 ‘차이나 쇼크’로 명명한 바 있다. 그런데 작년 7월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는 첨단산업 영역에서 중국이 약자(underdog)에서 강자(favorite)가 되었다면서, 이를 차이나 쇼크 2.0으로 명명했다. 미국도 강한 산업정책을 실행하고 혁신에 대한 국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 과정에서 중국식 방법도 참고하라고 권고했다.
2025년 1월 중국의 딥시크가 가성비가 높은 AI 모델을 공개한 것이 이러한 인식을 확산시킨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차이나 쇼크 2.0은 갑작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전기차, 배터리, 재생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중국의 지배력은 계속 높아져 왔다.
중국은 2023년부터 자동차 수출 1위국이 되었는데, 2025년 수출 자동차 중 전기차 등(NEV)이 점하는 비중이 40%에 가깝다. 그중 중국산 테슬라가 점하는 비중은 10% 이하로 줄어들었고, 나머지는 중국 브랜드가 점했다. 태양광 패널의 공급사슬에서 중국이 점하는 비중은 오래전부터 80%를 넘었다. 희토류의 경우도 상당한 기술력을 요구하는 정제 분야에서 90%를 넘는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희토류 광산을 추가로 찾아 자원을 확보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왜 지금까지 이러한 변화를 인지하지 못했을까? 주요 원인은 그동안 정치논리가 중국의 변화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데 장애를 조성한 데 있다. 그 사이에 중국의 변화에 대한 대응이 지체되었다. 지금이라도 현실을 파악하고 그에 냉정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하면 다행일 것이다.
그런데 상황은 그리 간단치 않다. 작년 11월 미국 의회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도 차이나 쇼크 2.0을 주요 주제로 다루었는데, 여기서는 대규모 국가 보조금과 과잉 생산으로 인해 중국의 제조업과 첨단산업 제품이 글로벌 시장으로 쏟아지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2025년 중국의 무역흑자가 1.1조 달러를 넘은 것이 이러한 주장을 더 확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보고서는 중국의 위협을 억제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렇게 보면 차이나 쇼크 2.0 담론에는 두 버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나는 중국의 첨단산업 강화에 주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의 불공정행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그중 둘째 버전은 근거가 없지는 않지만 여전히 정치논리에 얽매여 문제의 핵심을 외면하고 있다.
중국 첨단산업의 발전은 정부의 불공정행위의 결과만이 아니다. 중국의 AI 발전은 스타트업 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중국에서의 혁신은 상당 정도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해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의 대중 기술봉쇄는 역설적으로 중국 내에서 첨단산업 시장이 형성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국가 정책 차원에서도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전략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기술 분야에 대한 중국의 정책이 미국보다 장기적 계획에 기초해 수립되고 이를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체제도 구축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객관적 인식에 기초한 대응을, 봉쇄보다 협력을
우리가 차이나 쇼크 2.0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위의 두 버전을 객관적이고 균형감이 있게 고려해야 한다. 그럴 경우 우리는 다음 세 가지 방향에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첫째, 중국이 내수 부족을 수출로 메우는 방식으로 성장을 추구하는 것, 혹은 그로부터 비롯되는 불공정 무역행위에 대응해야 한다. 다만 이는 과도한 위기의식을 조장하는 식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명확한 근거에 기초해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반도체나 희토류와 같은 핵심 영역의 경쟁력과 회복탄력성을 확보하고 유지해야 한다. 셋째, 중국의 기술발전과 연결된 새로운 협력 영역을 만들어가야 한다. 예를 들어 AI 분야에서의 협력 공간을 넓혀야 한다. 중국 AI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한국의 혁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 글쓴이 : 이 남 주 (성공회대 교수)
성공회대학교 인문융합자율학부 교수
계간 『창작과 비평』 주간
[저서]
『중국 시민사회의 형성과 특징』(2007),
『러시아·중국·인도 삼각협력체제의 전략적 함의와 시사점』(2012, 공저),
『신중국과 한국전쟁』(2013, 공저),
『중국 국가전략의 변화와 한·중 관계에 대한 함의』(2020, 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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