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장 보러 간다’는 표현을 쓴다. 그냥 ‘장에 간다’라고 해도 될 것을 굳이 ‘보러 간다’라고 하는 건 그만큼
장에는 볼거리들이 많다는 뜻일 게다. 특별한 문화공간이 없었던 옛날부터 시장은 단순한 소비만을 위한 공간이 아
닌 정보가 오가는 문화 공간의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문전성시(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 프로젝트가 바로 이 같은 시장의 문화적 기능을 되살려보겠다
는 취지의 운동이다.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문전성시 프로젝트는 지역의 문화 전문가들과 상인들이 참여해 문
화기획, 스토리텔링, 공공미술 등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사업계획을 세우고 실제 추진과정을 함께하는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되어 왔다. 수원의 못골시장이 바로 문전성시 프로젝트에 첫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곳이다.
수원못골시장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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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골시장에선 쾌적한 분위기에서 장을 볼 수 있다 | |
신명나게 살아가는 못골시장 사람들
‘물건 찔러 보고 만져보고 그냥 가면 속상해요! 일은 바쁜데 남편은 어딜 그렇게 돌아다니는지!’
못골줌마 불평합창단이 부르는 노래의 한 구절이다. 못골시장 여성 상인을 중심으로 구성된 못골줌마 불평합창단
은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시장의 생활이 담긴 노래를 부르며 시원한 웃음을 찾는다. 2집 음반까지 낸 자랑스러운
합창단이다. 꿈도 꾸지 못했던 일이 못골시장이 변화하면서 현실로 이뤄졌다.
폐백전문점 <규수당>을 운영하고 있는 윤덕애 씨는 12명의 합창단을 이끌고 있다. 친정어머니가 30년 넘게 운영해
온 폐백전문점을 이어받아 정성스런 손길로 이바지 음식을 만드는 본업도 열심이지만 합창단활동에도 열정을 쏟
는다. 이미 합창단은 크고 작은 무대에 초청받을 만큼 실력도 인정을 받았다.
맛깔스러운 반찬류를 판매하는 가게 |
깔끔한 분위기의 수원못골시장 내부 | |
재래시장에서 먹을거리는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
입맛 돋우는 다양한 먹을거리들 | |
<아들네 찐빵·만두>가게의 김승일 씨도 못골시장에선 유명인사다. 김승일 씨는 어렸을 때 못골시장을 놀이터 삼아
자랐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지금은 그의 아들과 딸이 못골시장을 누비고 다닌다. 그의 부모님은 못골시장 옆 지금
의 주차타워 자리에서 보신탕 장사를 했기에 어려서부터 시장 상인들로부터 ‘아들’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그래서
가게 이름도 자연스럽게 ‘아들네’가 됐다.
김 씨는 시장 라디오 방송(못골온에어)이 있는 날이면 못골휴식터 안 방송실로 달려간다. 상인들이 직접 대본을 쓰
고,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 DJ 중 한 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팔토시와 앞치마를 벗을 사이도 없이 DJ ‘못골지
기’로서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를 풀어낸다. 라디오방송장면은 시장 내 커다란 모니터를 통해 시장 사람들에게 생생
하게 전달된다.
정조의 원대한 꿈이 남아있는 곳, 수원 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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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 팔달문 | |
못골시장을 돌아본 뒤에는 필히 수원화성을 돌아봐야 한다. 수원화성을 돌아보는 방법이 여럿 있지만, 그 중 경기도
청 후문에서 시작해 성을 따라 걸어보는 코스가 추천할 만하다. 그중 도청 후문에서 서장대까지는 15분 정도로 산책
하듯 천천히 다녀오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거리다. 자박자박 밟는 느낌이 좋은 흙길을 따라 채 몇 걸음을 옮기지 않았
는데 저 멀리 위풍당당한 모습의 서장대가 시야에 들어온다.
팔달산 정상에 위치한 서장대는 화성에 머물던 군사를 지휘하던 곳이다. 그만큼 전망도 뛰어나다. 서장대에서는 팔
달산에 기대어 자리한 화성행궁은 물론 수원월드컵경기장을 포함한 수원시 전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정조는 사
도세자의 능이 있던 화산으로 능 참배를 올 때면 이곳 서장대에 들러 직접 군사를 지휘하기도 했다고 한다.
서장대 |
서장대의 야경 | |
서장대 뒤로는 노대가 자리해 있다. 벽돌을 쌓아 만든 노대는 다연발 활인 쇠뇌를 설치해 두고 성 밖 동태를 살피
기 위해 조성해 놓은 것으로, 화성에는 모두 두 개의 노대가 있는데 서장대 뒤에 위치한 것을 서노대라 하고 동북공
심돈과 창룡문 사이에 위치한 것을 동북노대라 한다.
<여행정보>
◎ 가는 길 *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신갈분기점 → 영동고속도로 동수원 IC → 43번 국도 팔달문 방면 → 화성행궁광장에서 좌회전
→ 팔달문 → 중부대로 지동사거리 방면 → 못골시장 * 대중교통 수원역에서 팔달문 가는 88번, 46-1번, 37번, 720-2번 버스를 타고 못골시장 정류소에서 내리면 된다.
◎ 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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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박물관
수원박물관은 수원의 과거와 현재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그중 길게 늘어선
초가집 뒤 보이는 팔달문의 모습과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이 바라다 보이는
냇가에서 빨래를 하고 있는 아낙들의 모습이 이채롭다. 또한, 60~70년대 초
등학교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전시실과 인천 송도와 수원을 오가던 수인선
협궤열차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공간도 무척이나 흥미롭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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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무대
연무대에서는 국궁을 체험할 수 있다. 실제 국궁은 사대에서 표적까지의
거리가 145m이지만 체험 국궁은 30m 앞 표적을 맞히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각궁 대신 개량 활을 이용하기 때문에 교관의 지시만 잘 따라도 표적을 맞히
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한 번 체험에 5발의 화살을 쏘아보는 국궁체험은
자신이 쏜 화살을 자신이 주워오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 |
◎ 맛집 부국가든(031-248-6101)은 18년째 수원 왕갈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곳이다. 각종 양념과 인삼가루를 넣고 24
시간 동안 숙성시킨 내는 것이 이곳 갈비 맛의 비결. 왕갈비를 보다 맛있게 먹는 방법은 주인장인 직접 재배하고
담근 당두중주와 함께 하는 것이다.
◎ 잠자리 화성게스트하우스(031-245-6226)는 수원 화성에 문을 연 최초의 게스트 하우스이다. 세탁기를 포함해 인터넷, 무선
인터넷, 주방, 컴퓨터, 에어컨 등을 갖추고 있으며, 세탁기 외에 모든 시설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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