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을 바라보는 노령 운전자다. 그래서 최근 시청 앞 역주행 사고 소식을 들으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운전 경력 40년의 68세 현직 버스 운전기사란다. 그만하면 베테랑 운전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버스나 택시 운전기사들도 대부분 비슷한 나이지 싶다. 사고를 낸 운전기사는 당일 음주도, 마약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68세이면 아직도 젊은데 마치 노령 운전자이기 때문에 사고를 낸 것처럼 몰아가는 듯하다. 물론 9명이 사망한 사고라 충격이 크지만 젊은 사람들이 내는 교통사고에 대해서는 이렇지 않았다. 그래서 노령 운전자의 사고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런 자료를 제시하려면 운전자 연령층별로 보험 가입 운전자 수와 사고율을 계산하여 사고 증가율도 비교하는 것이 맞지, 고령 운전자 사고율 증가라는 단순한 접근 방법이 합당한지 의문이다.
(사진- 세계일보)
그렇지 않아도 고령자가 운전면허 갱신할 때에는 사전 '치매 검사'가 필수 항목이다. 거기다 일반인들은 면허 기간이 10년인데 비해 65세부터는 5년, 75세부터는 3년마다 운전면허를 갱신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사고 이후 운전 면허 갱신 조건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는 소리가 크다. 마치 '운전면허증을 빼앗자'는 듯이 느껴진다. 개인적으로는 이미 장거리 운전을 자제한 지가 오래되었다. 시내에 나갈 때도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 다만 운전을 꼭 해야 할 때가 있다. 교회 새벽기도회 갈 때다. 집에서 5km, 차로 10분 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인데 바로 가는 시내버스가 없어 도중에 환승해야 한다. 이른 새벽에 환승을 위해 기다리는 시간은 마음을 조급하게 만든다. 이 판에 운전면허증을 반납해 버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