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밀(李密)의 진정표(陳情表)
중국 문학에서 서정문(抒情文)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로, 제갈량(諸葛亮)의 출사표(出師表),
한유(韓愈)의 제십이랑 문(祭十二郞文)과 더불어 중국 3대 명문에 속한다.
예로부터 ‘진정표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효자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효도 명언으로
이름난 작품이다.
진정표를 쓴 이밀(李密, 224-287)은 진(晉) 나라 무양(武陽) 출신 사람으로, 태어나서 6개월 만에 아버지를
잃고, 네 살 때 어머니가 개가(改嫁)하여, 조모(祖母) 유(劉)씨의 손에서 자랐다.
이후 진(晉) 무제 때 '세마(洗馬)'라는 관직에 임명되었으나, 조모의 봉양을 이유로 황제에게 진정표를 올리고
관직을 사양했다. 무제는 그의 효성에 감복 하여 그에게 노비를 하사하고 관할 군현에서는 이밀의 조모에게
의식(衣食)을 제공하도록 하였다.
(출처: 두산 백과, 나무 위키)
[삼국 시대 진 나라] 효도 명언
진정표(陳情表) - 이밀(李密) 해석
臣密言:臣以險釁,夙遭閔凶 (신밀언 : 신이험흔, 숙소민흉)
신 밀이 아룁니다. 저는 운명이 험악하게도 일찍이 부모를 잃었습니다.
生孩六月,慈父見背 (생해육월, 자부견배)
생후 6개월 때, 자애로운 아버님이 등을 보이셨습니다.(돌아가셨습니다).
行年四歲,舅奪母志。(행년사세, 구탈모지.)
네 살 때는, 외삼촌이 어머니의 수절하려는 뜻을 빼앗았습니다.
祖母劉愍臣孤弱,躬親撫養。(조모유민신고약, 궁친무양.)
조모 유 씨가 제가 외롭고 약한 것을 불쌍히 여겨, 몸소 친히 어루만지며 키워주셨습니다.
臣少多疾病,九歲不行;零丁孤苦,至於成立。(신소다질병, 구세불행; 영정고고, 지어성립.)
신은 어릴 적에 병이 많았고, 아홉 살이 되어도 걷지 못했고, 외롭고 쓸쓸하게 홀로 고생하며, 성인이
되었습니다.
既無叔伯,終鮮兄弟;門衰祚薄,晚有兒息。(기무숙백, 종선형제, 문쇠조박, 만유아식.)
일찍이 숙부도 없고, 백부도 없으며, 형제도 없었습니다.
가문이 쇠퇴하고 복은 없어 늦게 야 자식을 두었습니다.
外無期功強近之親,內無應門五尺之僮(외무기공강근지친, 내무응문오척지동)
밖으로 기복이나 공복을 입을 만한 아주 가까운 친척도 없고,
안으로는 문 앞에서 손님을 응대할 5척의 어린 시동도 없습니다.
煢煢孑立,形影相弔(경경독립, 형영상조)
외롭게 홀로 살아가면서, 내 몸과 그림자가 서로 위로할 따름이었습니다.
而劉夙嬰疾病,常在床蓐(이유숙영질병, 상재상욕)
조모 유 씨도 일찍이 병에 걸려, 늘 자리에 누워 계십니다.
臣侍湯藥,未曾廢離(신시탕약, 미증폐리.)
신은 탕 약을 시중들며, 일찍이 곁을 버려두고 떠난 적이 없었습니다.
逮奉聖朝,沐浴清化(채봉성조, 목욕청화)
성스러운 조정을 받들기에 이르러, 청명한 교화를 입었습니다.
前太守臣逵察臣孝廉(전태수신규찰신효렴)
전임 태수 규가 신의 효성을 관찰하여 천거하였고,
後刺史臣榮舉臣秀才(후자사신영거신수재)
후에는 자사 영이 신을 수재로 천거 하였습니다.
臣以供養無主,辭不赴命(신이공양무주, 사불부명)
그러나 신은 조모의 공양을 맡아줄 사람이 없어, 사양하고 명령을 쫓지 않았습니다.
詔書特下,拜臣郎中(조서특하, 배신낭중)
특별히 조서를 내리시어, 신을 낭중으로 임명하시고,
尋蒙國恩,除臣洗馬(심몽국은, 제신세마)
오래지 않아 나라의 은혜를 입어, 신에게 세마의 관직을 내리셨습니다.
猥以微賤,當侍東宮(외이미천, 당시동궁,)
분수에 넘쳐 죄송하게도 비천한 몸으로써, 동궁을 모시게 되어,
非臣隕首所能上報(비신운수소능상보)
신의 목을 바친다 해도 은혜를 다 보답할 수 없습니다.
臣具以表聞,辭不就職(신구이표문, 사불취직)
신은 자세히 표(表)로써 아뢰어, 사양하며 관직에 나아가지 않았습니다.
(不事二君- 두 임금을 섬기지 않겠다는 지조)
詔書切峻,責臣逋慢(조서절준, 책신포만)
그런데 다시 저를 조정으로 부르시는 조서를 내리시어
조서가 절박하고 준엄 하여, 신이 명을 따르지 않는 태만함을 책망하고,
郡縣逼迫,催臣上道(군현핍박, 최신상도)
군과 현의 수령들이 다그치면서, 신이 벼슬 길에 오르도록 재촉하며,
州司臨門,急於星火(주사임문, 급어성화)
주의 관리들도 집에 이르러, 불똥보다 더 급하게 서두르고 있습니다.
臣欲奉詔奔馳,則劉病日篤(신욕봉조분치, 즉류병일독)
신이 조서를 받들어 빨리 달려간다면, 조모 유 씨의 병환이 날로 위중해 가기 때문에,
欲苟順私情,則告訴不許(욕구순사정, 즉고소불허)
구차하게 사사로운 정을 따르고자 호소해도, 그렇게 호소한다면 허락해주지 않으시겠지요.
臣之進退,實為狼狽(신지진퇴, 실위낭패)
신의 진퇴가 실로 낭패입니다.
(절개를 지키고자 하는 이 밀의 마음)
伏惟聖朝以孝治天下(복유성조이효치천하)
엎드려 생각하건 데 성스러운 조정(진 나라를 높여 부르는 말)은 효로써 천하를 다스려서,
凡在故老,猶蒙矜育(범재고로, 유몽긍육)
옛 노인(패망한 촉 나라의 노인)에게 있어서, 그(촉 노인)를 불쌍하게 여기며 (진 나라의)양육을 받도록
하고 있는데,
況臣孤苦,特為尤甚(황신고고, 특위우심)
하물며 신이 홀로 고생하고 있는 것은, 특히 심하지 않습니까?
(조모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라 조정에 나아가지 못하니 이해 바랍니다)
且臣少事偽朝,歷職郎署(차신소사위조, 역직낭서)
또한 신이 젊어서 위조를 섬기어, 낭서를 역임하고,
本圖宦達,不矜名節(본도환달, 불긍명절)
본래 관직으로서 영달을 역임하고, 명예와 절개를 긍지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명예와 절개를 지키려고 조정에 나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고 말하지만 사실은 명예와 절개를 지키고
싶어서 관직을 거부하는 상황)
今臣亡國賤俘,至微至陋(금신망국천부, 지미지루)
지금 신은 망한 나라의 천한 포로로서, 지극히 미천 하고 지극히 천박한데,
過蒙拔擢,寵命優渥(과몽발탁, 총명우악)
과분하게 은총을 입고, 발탁하신 총애로운 은혜는 두텁습니다.
豈敢盤桓,有所希冀(기감반환, 유소희기)
어찌 감히 머뭇거리며 바라는 바가 있겠습니까!
但以劉日薄西山,氣息奄奄(단이유일박서산, 기식엄엄)
단지 조모 유 씨가 날로 서산에 가까워진 것처럼 숨이 끊어질 듯합니다.
人命危淺,朝不慮夕(인명위천, 조불려석)
사람의 목숨이 위급하고, 아침에 저녁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臣無祖母,無以至今日(신무조모, 무이지금일)
신은 조모가 없으면, 지금에 이르지 못하였고,
祖母無臣,無以終餘年(조모무신, 무이종여년)
조모는 신이 없으면, 여생을 마치지 못합니다.
母孫二人,更相為命(모손이인, 경상위명)
조모와 손자로 두 명이지만 교대로 서로 목숨을 위하고 있습니다.
是以區區,不能廢遠(시이구구, 불능폐원)
이런 까닭에 버리고 멀리 갈 수가 없습니다.
臣密今年四十有四(신밀금년사십유사)
신하 밀은 올해 마흔 넷이고
祖母劉今年九十有六(조모유금구십유육)
조모 유 씨는 올해 아흔 여섯 입니다.
是臣盡節於陛下之日長(시신진절어폐하지일장)
이는 신이 충절을 다할 날은 길지만,
報養劉之日短也(보유지일단야)
조모 유 씨를 봉양할 날이 짧다는 것입니다.
烏鳥私情,願乞終養!(오조사정, 원걸종양)
까마귀와 같은 사사로운 정으로(반포지효) 봉양을 마치게 되기를 구하여 바랍니다.
臣之辛苦,非獨蜀之人士及二州牧伯所見明知(신지신고, 비독촉지인사급이주목백소견명지)
신의 괴로움은 단지 촉 나라 사람 뿐만 아니라 이주목백도 보아서 명백히 아는 바이며,
皇天后土,實所共鑒(황천후토, 실소공감)
천지 신명께서도 실로 모두 살피고 있는 바입니다.
願陛下矜愍愚誠,聽臣微志(원폐하긍민우성, 청신미지)
폐하께 바라건 데 저의 어리석은 정성을 불쌍히 여기시어, 신의 조그마한 뜻을 들어 주소서.
庶劉僥倖,保卒餘年(서유요행, 졸보여년)
유 씨가 요행 하시어 여생을 안전하게 마치신다면
臣生當隕首,死當結草(신생당운수, 사당결초)
신은 살아서 마땅히 머리를 바치고 죽어서는 마땅히 결초보은 하겠습니다.
臣不勝犬馬怖懼之情,謹拜表以聞(신불승견마포구지정, 근배표이문)
신은 개와 말보다 못한데 두려운 마음으로 삼가 절하고 표로써 아룁니다.
[출처] [삼국 시대 진 나라] 효도 명언 진정표(陳情表) - 이밀(李密)|작성자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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