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 다품종 소량생산 앞당겨 사물인터넷 확산, 소비재 스마트화… 제조업 전통적인 비즈니스모델 변화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처해야 생존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퍼스트빌드라는 회사의 'Chillhub(칠허브)'라는 USB 연결 냉장고가 방문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 냉장고는 내부에 USB 연결 포트가 있어 다양한 보조 기기들을 연결할 수 있고, 와이파이(Wi-Fi)가 내장되어 냉장실에서 수집된 정보를 외부의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전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냉장고 내부의 USB 연결 포트에 살균 램프를 연결한 뒤 스마트폰을 통해 살균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실제 퍼스트빌드와 관계를 맺은 개발자들은 살균 램프, 전자저울, 계란 찜기 등 아이디어 상품 50여 개의 시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반응을 테스트하고 있다.
퍼스트빌드는 아이디어가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지고 판매될 수 있는 일종의 혁신 제조 플랫폼을 '마이크로 팩토리'라는 이름으로 제공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퍼스트빌드가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이 아니라 세계적 대기업 GE가 상품 개발 및 제조 방식을 혁신하기 위해 실험적으로 운영하는 회사라는 점이다. 마치 스마트폰에 쓰이는 많은 앱을 소규모 벤처들이 생태계를 이루어 개발하는 것과 유사한 형태의 사업 모델이다. 차이가 있다면 앱은 디지털 상품이지만 퍼스트빌드의 상품들은 실체를 가진 제조품이라는 점이다.
이처럼 상품을 디자인하고 만들고 판매하는 제조업의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의 근본을 뒤흔들 혁명적 변화는 다음의 네 가지 요인에 의해 촉발된다.
첫째, 소비자 욕구의 변화이다. 표준화된 대량생산 제품에 싫증을 느끼기 시작한 소비자들이 자신만의 욕구를 만족시킬 개인화된 상품을 원하고 있다. 자동차 튜닝 시장의 확대, 맞춤형 가구의 등장 등은 이런 트렌드를 잘 보여준다. 더불어 소비자들은 만들어진 상품을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수준을 넘어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콘셉트 개발과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는 프로슈머로 진화하고 있다.
둘째, 사물인터넷의 확산에 따라 거의 모든 소비재가 스마트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0년까지 무려 260억개의 상품에 센서가 부착되고 인터넷에 연결되어 새로운 효용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소유의 개념보다 상품의 사용가치에 초점을 맞추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원할 때만 일정 가격을 지불하고 상품을 사용하게 되는 '공유 경제'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이런 추세는 GE의 항공기 제트엔진 판매 방식으로부터 카셰어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
셋째, 분업과 대량생산으로 대표되는 생산의 경제성이 변하고 있다. 3D 프린팅은 과거 불가능하게 여겨지던 복잡한 디자인의 부품이나 완성품을 손쉽게 적은 비용으로 만들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으며 활용 가능한 소재도 플라스틱 위주에서 목재, 금속, 강화 유리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직까지 시제품이나 거푸집 등의 제조에 머물러 있는 3D 프린팅이 다품종 소량 생산의 경제적 대안이 될 날이 멀지 않았다. 한편 소재 부문의 혁신도 생산의 경제성을 바꾸는 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탄소섬유는 가공이 어렵고 투자가 많이 필요한 철강 소재를 상당 부분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예로 BMW의 최고급 세단인 7시리즈의 2016년 출시 예정 차세대 모델은 차체의 상당 부분을 강판 대신 탄소 섬유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변화는 신제품의 출시 비용을 현저하게 낮추는 효과를 가져옴으로써 제조업의 양상을 크게 바꾸는 데 기여할 것이다.
넷째, 제조업과 유통업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전통적 가치 사슬이 해체되고 있다. 과거 재고 생산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탈피하여 주문 생산이 가능해졌으며 택배 시스템의 발달에 따라 무재고 직접 생산 및 배송이 손쉬워졌다. 이에 따라 재고와 정보 제공 역할을 담당하던 중간 유통의 역할이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심한 경우 공장도 가격의 3~4배에 이르던 소비자 가격이 절반으로 줄어들 여지가 생기게 되었다. 이렇게 절감된 비용은 소비자의 효용을 증가시키는 맞춤 서비스나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환원되어 대량생산 방식의 해체를 가속화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제조업의 미래가 어떻게 변화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소비자 욕구, 생산의 경제, 소재 분야의 혁신, 유통 변화 등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기업만이 새로운 제조의 경쟁 우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은 사라지는 것처럼 보일 겁니다. 인터넷은 그저 당신 존재의 일부가 될 겁니다.” 구글의 회장 에릭슈미트는 2015년 다보스 포럼에서 앞으로 탄생할 사물인터넷 시대에 대해 역설했다. 냉장고, 화장대, 커피포트 등 평범한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된다면? 그리고 그 사물이 인간과 연결된다면? 마지막 인터넷 혁명이라고 불리는 사물인터넷-,
앱으로 가전 원격 조종…‘스마트 홈’ 시대 개막
2015. 5. 20.
앵커 멘트 스마트폰을 이용해 외부에서도 집 안에 있는 전자제품을 작동시키는 것을 가정용 사물인터넷 기술이라고 하는데요. 이동 통신사들이 앞다퉈 가정용 사물인터넷 상품을 내놓으며 시장 선점에 나섰습니다. 서병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IoT. 우리 주변의 사물에 센서와 통신 기능을 부여해 스스로 정보를 수집하게 하고 다른 기기와 공유하며 적절한 결정까지 내리게 하는 진화된 ICT. 4.2 미래부가 공개한 `사물인터넷 기본계획안'에는 현재 2조3천억원 규모의 내수시장을 2020년에는 30조원으로 육성하고, 이용기업들의 생상성과 효율성을 30% 향상시켜 `초연결 디지털 플래닛'의 선도국가를 실현하겠다는 내용이 있었다. 장밋빛 청사진은 현실일까? 우리의 삶은 사물인터넷과 함께 편리해질 수 있을까?
3D 프린팅, 다품종 소량생산 앞당겨 사물인터넷 확산, 소비재 스마트화… 제조업 전통적인 비즈니스모델 변화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처해야 생존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퍼스트빌드라는 회사의 'Chillhub(칠허브)'라는 USB 연결 냉장고가 방문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 냉장고는 내부에 USB 연결 포트가 있어 다양한 보조 기기들을 연결할 수 있고, 와이파이(Wi-Fi)가 내장되어 냉장실에서 수집된 정보를 외부의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전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냉장고 내부의 USB 연결 포트에 살균 램프를 연결한 뒤 스마트폰을 통해 살균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실제 퍼스트빌드와 관계를 맺은 개발자들은 살균 램프, 전자저울, 계란 찜기 등 아이디어 상품 50여 개의 시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반응을 테스트하고 있다.
퍼스트빌드는 아이디어가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지고 판매될 수 있는 일종의 혁신 제조 플랫폼을 '마이크로 팩토리'라는 이름으로 제공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퍼스트빌드가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이 아니라 세계적 대기업 GE가 상품 개발 및 제조 방식을 혁신하기 위해 실험적으로 운영하는 회사라는 점이다. 마치 스마트폰에 쓰이는 많은 앱을 소규모 벤처들이 생태계를 이루어 개발하는 것과 유사한 형태의 사업 모델이다. 차이가 있다면 앱은 디지털 상품이지만 퍼스트빌드의 상품들은 실체를 가진 제조품이라는 점이다.
이처럼 상품을 디자인하고 만들고 판매하는 제조업의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의 근본을 뒤흔들 혁명적 변화는 다음의 네 가지 요인에 의해 촉발된다.
첫째, 소비자 욕구의 변화이다. 표준화된 대량생산 제품에 싫증을 느끼기 시작한 소비자들이 자신만의 욕구를 만족시킬 개인화된 상품을 원하고 있다. 자동차 튜닝 시장의 확대, 맞춤형 가구의 등장 등은 이런 트렌드를 잘 보여준다. 더불어 소비자들은 만들어진 상품을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수준을 넘어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콘셉트 개발과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는 프로슈머로 진화하고 있다.
둘째, 사물인터넷의 확산에 따라 거의 모든 소비재가 스마트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0년까지 무려 260억개의 상품에 센서가 부착되고 인터넷에 연결되어 새로운 효용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소유의 개념보다 상품의 사용가치에 초점을 맞추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원할 때만 일정 가격을 지불하고 상품을 사용하게 되는 '공유 경제'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이런 추세는 GE의 항공기 제트엔진 판매 방식으로부터 카셰어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
셋째, 분업과 대량생산으로 대표되는 생산의 경제성이 변하고 있다. 3D 프린팅은 과거 불가능하게 여겨지던 복잡한 디자인의 부품이나 완성품을 손쉽게 적은 비용으로 만들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으며 활용 가능한 소재도 플라스틱 위주에서 목재, 금속, 강화 유리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직까지 시제품이나 거푸집 등의 제조에 머물러 있는 3D 프린팅이 다품종 소량 생산의 경제적 대안이 될 날이 멀지 않았다. 한편 소재 부문의 혁신도 생산의 경제성을 바꾸는 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탄소섬유는 가공이 어렵고 투자가 많이 필요한 철강 소재를 상당 부분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예로 BMW의 최고급 세단인 7시리즈의 2016년 출시 예정 차세대 모델은 차체의 상당 부분을 강판 대신 탄소 섬유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변화는 신제품의 출시 비용을 현저하게 낮추는 효과를 가져옴으로써 제조업의 양상을 크게 바꾸는 데 기여할 것이다.
넷째, 제조업과 유통업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전통적 가치 사슬이 해체되고 있다. 과거 재고 생산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탈피하여 주문 생산이 가능해졌으며 택배 시스템의 발달에 따라 무재고 직접 생산 및 배송이 손쉬워졌다. 이에 따라 재고와 정보 제공 역할을 담당하던 중간 유통의 역할이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심한 경우 공장도 가격의 3~4배에 이르던 소비자 가격이 절반으로 줄어들 여지가 생기게 되었다. 이렇게 절감된 비용은 소비자의 효용을 증가시키는 맞춤 서비스나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환원되어 대량생산 방식의 해체를 가속화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제조업의 미래가 어떻게 변화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소비자 욕구, 생산의 경제, 소재 분야의 혁신, 유통 변화 등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기업만이 새로운 제조의 경쟁 우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은 사라지는 것처럼 보일 겁니다. 인터넷은 그저 당신 존재의 일부가 될 겁니다.” 구글의 회장 에릭슈미트는 2015년 다보스 포럼에서 앞으로 탄생할 사물인터넷 시대에 대해 역설했다. 냉장고, 화장대, 커피포트 등 평범한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된다면? 그리고 그 사물이 인간과 연결된다면? 마지막 인터넷 혁명이라고 불리는 사물인터넷-,
앱으로 가전 원격 조종…‘스마트 홈’ 시대 개막
2015. 5. 20.
앵커 멘트 스마트폰을 이용해 외부에서도 집 안에 있는 전자제품을 작동시키는 것을 가정용 사물인터넷 기술이라고 하는데요. 이동 통신사들이 앞다퉈 가정용 사물인터넷 상품을 내놓으며 시장 선점에 나섰습니다. 서병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IoT. 우리 주변의 사물에 센서와 통신 기능을 부여해 스스로 정보를 수집하게 하고 다른 기기와 공유하며 적절한 결정까지 내리게 하는 진화된 ICT. 4.2 미래부가 공개한 `사물인터넷 기본계획안'에는 현재 2조3천억원 규모의 내수시장을 2020년에는 30조원으로 육성하고, 이용기업들의 생상성과 효율성을 30% 향상시켜 `초연결 디지털 플래닛'의 선도국가를 실현하겠다는 내용이 있었다. 장밋빛 청사진은 현실일까? 우리의 삶은 사물인터넷과 함께 편리해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