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는 19일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우크라이나로 이전할 의사가 있음을 확인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공격할 수 있도록 미국이 군사 장비의 지원 필요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이 살아 있는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그와 협상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독일 연방의회는 우크라이나에 레오파드 2 탱크 제공에 관한 찬반 투표를 연기했다.
미 국방부,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탈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혀/젠(dzen.ru) 노보스티 캡처
러-우크라 언론에서 오늘의 이슈를 포착해 정리하는 우크라 이슈분석-19일자/편집자
◇ 러시아와의 '1차 협상'에 참석했던 금융인의 피살 미스터리
러시아와 1차 평화협상에 참여했던 우크라이나 금융인 데니스 키레예프(45)가 지난해 3월 초 우크라이나 정보기관(국가 보안국)에 연행된 뒤 주검으로 발견됐다. 당시 그의 죽음은 러-우크라 평화협상을 방해하려는 강경 세력의 소행으로 여겨졌다. 그가 벨로루시에서 진행된 첫 러-우크라 평화협상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반러 성향의 매체 미디어조나와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러시아어판)에 따르면 미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전날(18일) 키레예프가 '모스크바의 스파이'로 몰려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SBU)에 의해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군정보국의 키릴 부다노프 국장(소장)은 "키레예프의 특급정보가 전쟁 초기 키예프(키이우)의 방어에 결정적으로 도움이 되었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그에게 사후 훈장을 수여했다"고 말했다. 키레예프는 또 키예프의 '바이코보 영웅들의 묘지'에 안장됐다.
러시아와의 1차 협상에 참석한 키레예프(맨 왼쪽 동그라미 표시)/사진출처:ok.ru
SBU와 군정보국에 의해 극과 극의 평가를 받은 키레예프는 진짜 스파이가 아니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우크라이나 대통령 행정실에 의해 분명해졌다.
우선, 그의 죽기전 행적을 한번 살펴보자. 부다노프 군정보국 국장은 "러시아 특수 군사작전이 시작되기 전에 러시아에 고급 정보 루트를 갖고 있는 키레예프와 만나 '우크라이나를 위해 일해 줄 것'을 요청하고, 확답을 받았다"며 "그후 키레예프로부터 많은 고급 정보를 받았다"고 인정했다. 주요 글로벌 은행의 우크라이나 책임자로 일한 키레예프는 러시아 정보 루트를 꿰고 있었다. 모든 고급 정보는 금융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WSJ은 "지난해 2월 23일 오후, 키레예프는 부다노프 국장에게 '푸틴 대통령이 24일 공격 개시 명령을 지금 막 내렸다'는 최신 정보를 전달했다"며 "주요 공격 지점의 하나로 '고스토멜 비행장'을 찍어줬다"고 전했다. 이 고급 정보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군 지휘부는 키예프 방어작전 수립및 군대 배치를 위한 귀중한 시간을 얻었고, 격전 중에 고스토멜 공항이 파괴되는 바람에 러시아군이 사용할 수 없었다고 한다. 부다노프 국장은 "키레예프 (고급 정보)가 없었다면, 키예프가 러시아군에 점령되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키레예프는 그러나 3월 5일 SBU 방첩 책임자 사무실의 전화를 받고 키예프 성소피아 대성당 부근으로 갔으며, 거기서 SBU의 미니버스로 끌러간 뒤 뒷머리에 총알이 박힌 채 도심의 한 거리에서 발견됐다. 부다노프 국장의 부하들은 그가 끌려간 지 1시간 30분만에 연락을 받고 현장으로 달려갔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SBU에 의해 피살된 키레예프/사진출처:유튜브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영상 캡처
부다노프 우크라이나군정보국 국장
미하일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WSJ 기사 내용을 확인하면서 "개전 초기에는 법 집행기관(보안기관, 군정보기관, 검찰, 경찰 등)들 간에 유기적인 협조 체계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불미스런 일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키레예프가 러시아의 대리인(스파이)도 아니고, 그의 죽음이 러시아와의 협상 과정과 일체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이뤄졌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로부터 4개월여가 지난 7월 중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반 바카노프 SBU 국장을 해임했다.국가 보안국 요원들과 검찰청 직원들이 러시아 특수 요원들과 수시로 접촉하며 반역 행위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부하들의 반역 혐의를 이유로 검찰총장과 정보기관 수장의 동시 해임을 발표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관한 지난해 7월 17일자 기사/얀덱스 캡처
-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공격할 수 있도록 군사 장비를 지원할 필요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바이든 미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크림반도 공격에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것을 거부하는 강경 노선을 고수해 왔으나 이런 입장이 완화되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 매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크림반도 통제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향후 협상에서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는 미국 정부의 인식과 러시아의 전술핵무기 사용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 점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현지 TV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폴란드는 독일의 승인을 기다리지 않고, 보유중인 독일제 레오파드 전차를 우크라이나로 이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안보회의 부의장(전 대통령)은 '러시아의 전쟁 패배를 원한다'는 다보스 포럼 참가자들의 공격적인 발표에 대해 "러시아는 핵보유국이며, 그들이 원하는 러시아의 패배는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우크라이나 진영에서 싸우는 외국인 용병은 지난해 여름 이후 대다수 귀국했으며, 현재 1천명~3천명 정도 남아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보도했다.
- 러시아에 진출한 유럽연합(EU)과 G7 국가의 기업 중 9% 미만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를 떠났고, 대부분의 기업을 계속 남아 있다고 스위스 장크트 갈렌(St. Gallen) 대학이 조사 결과를 인용,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