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황해도 - 평산 신씨의 고장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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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4.01.01. 22:15조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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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산 신씨의 고장 평산
평산군은 고구려 때 대곡군(大谷郡) 또는 다지홀(多知忽)이라고 불렸으며, 여러 차례의 변천 과정을 통해 조선 태종 13년에 평산으로 바뀌고 도호부로 승격되었다. 『세종실록지리지』에 평산도호부는 “땅이 메마르고 산이 높아서 서리가 일찍 오며, 풍속이 누에치기와 나무 가꾸기에 힘쓴다”라고 하였으며, 당시 평산도호부의 호수는 2130호이고 인구는 6323명이었다. 평산군의 진산은 멸악산이며, 악대산ㆍ철봉산ㆍ학봉산ㆍ총수산 등이 솟아 있다.
보산관(寶山館)에서 서쪽으로 10리쯤 가면 산이 있는데, 높은 절벽이 흐르는 물을 내려다본다. 구부러진 소나무와 괴이한 돌이 빈 바윗골 사이에 층층으로 보이고, 첩첩으로 나와서 돌니[석치(石齒)]가 잇몸처럼 되었는데, 비에 젖은 이끼로 점 있고, 담장이 넝쿨로 얽혔는데, 위태로워서 떨어질 듯한 것이 반이나 된다. 그 사이에 비스듬히 걸려 있어 손과 주인이 나누어 앉은 것 같기도 하다. 흐르는 물이 북쪽에서 와서 물 틈으로 흘러나오며 부딪쳐 쏘고, 거품을 뿌리는 것이 구슬이 뛰고 흰 해오라기가 날개를 치는 것 같으며, 굽이돌고 꺾여서 동으로 가서 멈출 바를 모른다.
중국의 사신인 동월의 글에 보이는 보산역은 평산도호부의 북쪽 20리에 있던 역인데, 그곳을 지나던 김식도 시 한 편을 남겼다.
먼 길 열흘 동안에 몇 번이나 옷 갈아입었네.
앞길을 소미성(少微星)에게 물어볼까.
비 온 뒤의 시냇가 삼[마(麻)]은 아직도 다 거두지 못했고,
길가의 산 살구는 따고 보니 드물구나.
다가가 말을 멈추면 행주가 있고,
가는 곳마다 시를 쓰는데, 장막이 둘렸네.
이 내 심정 다 풀지 못한다고 하지 마라.
도리어 산 위의 구름 따라 훨훨 나누나.
예성강을 끼고 솟은 평산군 태백산에는 험한 산세를 이용하여 쌓은 태백산성1)이 있는데, 태백산성은 북한이 지정한 사적 제41호다. 교통의 요지였던 평산군을 예겸은 그의 시에서 “안성역 지나니 또 보산역인데, 수레 창밖엔 가는 곳마다 산봉우리 들어가네. 뜰 앞의 제일 사랑스러운 두 그루 소나무 늙었는데, 달밤에 누가 있어 백학이 돌아오는 것 보았는지”라고 노래하였다. 태조 왕건을 도와 고려를 세우고 개국공신이 된 신숭겸과 유금필이 평산 출신이고, 조선시대의 정치가이자 유학자인 박세채와 백인걸은 이곳에 거처를 정하고 살았다.
벼슬이 좌의정에 이르렀던 박세채는 말년에 관아 남쪽 구봉산 아래에 터를 잡고 오며 가며 살았다. 그는 모암(帽岩) 아래에 두서너 칸 되는 정자를 지어 날마다 제자들과 함께 도(道)를 논하며 지냈는데, 전국에서 유학자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황해도에서 글을 숭상하는 풍습이 이때부터 비롯되었다고 한다.
평산 관아의 남쪽 110리쯤 떨어진 곳에 태조봉이 있다. 왕건이 신숭겸과 더불어 사냥을 하며 삼탄에 이르러 이 산에 머물렀기 때문에 태조봉이라고 불렸다. 신숭겸은 원래 전라도 곡성 사람인데 민간에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신숭겸이 평산 신씨의 시조가 된 연유는 다음과 같다.
신숭겸이 고려 태조를 따라서 사냥을 나갔다가 삼탄에 이르러 점심을 먹고 있었다. 마침 그때 기러기 3마리가 공중에서 유유히 떠돌고 있었다. 태조가 “누가 쏘겠는가?”라고 말하자, 신숭겸이 “제가 한번 쏘아보겠습니다”라고 답하였다. 태조가 활과 화살과 안장을 얹은 말을 주었다. 신숭겸이 “몇 번째 기러기를 쏘았으면 좋겠습니까?” 하고 묻자, 태조가 웃으며 “세 번째 기러기의 왼쪽 날개를 쏘아라”라고 말하였다. 신숭겸이 태조의 명령에 따라 활을 당겼다. 과연 태조의 명령대로 세 번째 기러기가 왼쪽 날개를 맞고 떨어졌다. 태조가 놀라 감탄하며 평주(평산)를 신숭겸의 본관으로 삼게 하였고, 아울러 기러기를 쏜 그곳의 밭 300결도 주어 대대로 그 조세를 받아 먹게 하였다. 이에 그곳의 땅을 궁위(弓位)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평산 신씨의 고장 평산 (신정일의 새로 쓰는 택리지 6 : 북한, 2012. 10. 5., 신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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