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끼는 시간입니다.
누구의 터치도 없기 때문입니다.
무료급식도, 육아도 없는 나만의 세상이 열립니다.
설교준비란 부담도 있지만 이 시간만큼은 나만을 위해 씁니다.
제일 자유하고 제일 편안합니다.
선거철입니다.
여,야 할 것없이 민생을 챙긴다고 소란입니다.
어제 대통령이 민생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어르신을 위한 주거와 식사에 신경쓰겠다 했습니다.
정부가 주 5일 점심을 제공하겠다 약속했습니다.
야당은 한 발 더 나아가 주 7회 무료식사를 제공하겠다는 공약을 내놨습니다.
과도한 포퓰리즘 아니냐 말하고 싶지만 우리가 하는 일과 겹치는 부분이라 아무 말도 못하겠습니다.
단지 이럴 때마다 등골이 오싹해집니다.
위기의식을 갖게 됩니다.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우리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 같습니다.
관리감독을 받는 주무관청에서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보조금을 삭감하려는 조짐이 보입니다.
사실 예전부터 이래왔습니다.
중앙정부 혹은 지방자치에서 직접 운영하는 게 아닌 사설로 운영하기에 가지치기가 쉬울 테죠.
그래서 항상 노심초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잘해왔습니다.
지시하는 대로 잘 따랐으며, 관공서와 좋은 유대감으로 소통하는 관계로 발전했습니다.
문제는 내 마음입니다.
네이버 블로그 방문객이 하루평균 2~30명 정도가 됩니다.
근데 어제는 갑자기 500명이 됐습니다.
무슨 일인가 궁금했습니다.
타고 온 검색어가 “손흥민, 무료급식” 이런 것이었습니다.
전에 손흥민에 대한 이야기를 쓴 적이 있는데 이 글이 우연히 상단에 검색됐나 봅니다.
실상은 어떤 유튜버 때문에 이슈화가 된 건데,
손흥민이 영국에서 무료급식소를 열었다는 확인되지 않는 가짜뉴스를 만든 것입니다.
어쨌든 이럴 때마다 예민해집니다. 사회이슈에 신경이 곤두섭니다.
항상 마음이 불안합니다.
무료급식을 하면서 한번도 마음 편했던 적이 없습니다.
항상 조마조마 했습니다.
“당장 지원이 끊기면 어떡하지?
후원이 작게 들어오면 어떡하지?
과연 이번 달 월세와 전기세는 낼 수 있을까?”
하지만 주님이 준 평강으로 다시 새 힘을 얻습니다.
우리는 무료급식만 하고 있지 않습니다.
위기가정을 위해서도, 노인일자리를 위해서도, 소외청소년과 결손아동을 위해서도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바자회도 열어서 사회를 위해 헌납합니다.
시선이 우리나라에만 머무르지 않고 세계를 바라봅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위해서도 돕습니다.
여타의 NGO단체가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항상 앞을 내다보며 지금의 위기를 타파할 것입니다.
“이제부터 대한민국 정부가 무료급식을 책임질 테니 만나무료급식소는 손떼십시오.”라고 말해도
기필코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고야 말 것입니다.
찾아오는 사람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할 수 없다면,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찾아가 식사를 전달하는 일로 전환하겠습니다.
새로운 일을 재빨리 발굴하겠습니다.
단체정관도 미리미리 바꾸겠습니다.
항상 앞날을 내다보겠습니다.
발빠르게 움직이겠습니다.
지역사회 너머 세계와 인류를 직시하겠습니다.
이래서 내 머리는 항상 복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