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을 잘 갖추는 것은 개인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전술은 그 개인이 할 수도 있지만 보다 객관적 입장에 있는 사람이 보다 많은 경우를 대입해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전술이 잘못되면 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술은 기술을 지혜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전체를 만드는 작업입니다. 사람은 한계가 있게 마련입니다. 그 한계를 벗어나서 실력을 극대화하도록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전술을 잘 짜면 됩니다. 잘 아는 대로 병력이 아무리 상대보다 우세해도 열세에 처한 상대방이 승리를 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힘이 세다고 자랑할 일이 아닙니다. 전술에 밀리면 그 강한 병력을 다 잃고 맙니다. 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입니다.
기술은 몸으로 익힙니다. 그러나 전술은 몸보다는 머리로 익히는 일입니다. 그러니 몸이 아무리 좋아도 머리로 싸우는 사람을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몸이 좋고 기술이 탁월하다고 해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가장 좋은 일은 기술이 뛰어난 것에 더하여 전술을 확실하게 짜는 것입니다. 흔히 하는 말로 지피지기하면 백전백승이 제대로 통하게 됩니다.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어디엔가 약한 부분이 있게 마련입니다. 바로 그 상대방의 약점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전술을 짜면 됩니다. 그리고 전쟁에서도 경기에서도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감정에 휘말리는 일입니다. 선수가 아니면 지도자가 이성을 잃고 감정에 휩싸이면 합리적인 답이 나오기 어려워집니다.
어려서부터 강한 주먹으로 유명했습니다. 또래는 물론이고 한참 선배로 보이는 상대라 해도 그의 주먹을 당해내기 어려웠습니다. 전문가의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세계 챔피언을 제조해내는 전설적인 복서 트레이너 ‘레이 아르셀’을 만납니다. 학력도 없는 막돼먹은 선수를 일단 사람으로 만들면서 선수를 제작해내야 합니다. 과연 그 일을 해내지만 쉽게 되지 않습니다. 소위 야생마를 길들이는 일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말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감정이 대단히 강한 사람입니다. 강한 주먹에 기술을 입히며 또한 인성을 키워주는 일까지 합니다. 자신의 강한 주먹만을 믿는 녀석에게 전술의 중요성까지 깨워줍니다. 일단 통했습니다.
사람이 때를 잘 만나는 것이 중요하듯 또한 사람을 잘 만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가장 잘 아는 예로 ‘헬렌 켈러’ 여사가 ‘설리번’ 선생님을 만난 것은 아마도 그 인생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만남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아는 헬렌 켈러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입니다. 파나마 권투선수 ‘로베르토 듀란’이 트레이너 레이를 만난 것도 버금가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는 뛰어난 선수가 되었고 자기 나라의 국민적 영웅이 되었고 권투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였습니다. 물론 그만한 훈련을 하였고 자신을 갈고 닦았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과정 속에서 사람들의 칭송을 들을 만한 선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트레이너 레이가 없이는 불가능하였을 것입니다. 많이 참고 이끌어주었습니다.
운동경기이지만 선수만의 경기가 아니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어느 경기이든 국민적 정서가 들어가 있고 민족의 긍지가 담겨 있습니다. 그냥 개인의 명예가 아닙니다. 그 선수로 인하여 민족적 감정이 쏟아져 나옵니다. 더구나 그 선수 마음속에 오랜 민족적인 감정이 들어있다면 더 큰 영향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경기 전과 경기 중에도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선수에게서 뿐만 아니라 관중 속에서도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열기가 더욱 뜨거워집니다. 총칼이 없을 뿐 그대로 전쟁터가 됩니다. 그래서 경기 후의 안전에 신경을 스게 됩니다. 경기장 밖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지요. 자칫 폭동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생깁니다.
듀란은 어려서부터 파나마와 미국의 갈등이 심각한 때를 살았습니다. 눈앞에서 자기 백성 가운데 사람들이 시위하고 그러다 핍박을 받고 희생을 당하는 현장을 보면서 자랐습니다. 그러니 미국에 대한 감정이 좋을 리 없습니다. 미국은 타도해야 할 상대입니다. 그것이 나라를 넘어서 개인으로까지 이어집니다. 경기 상대가 미국인이라면 더더욱 깨부숴야 합니다. 돌 같은 주먹에다 감정까지 덧씌워지니 배나 강해졌는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두들겨 패도 일단 그의 한 주먹을 맞으면 자칫 치명타가 됩니다. 얼마나 겁나는 일이겠습니까? 그래도 미국 세계 챔피언 ‘슈거 레이’를 상대할 때는 전술이 필요했습니다. 처음 대전에서는 승리, 두 번째 대결에서는 기권패합니다. 그의 전술에 휘말린 셈이지요. 그렇게 비겼고 친구가 되었습니다.
군중이란 얼마나 감정의 폭이 큽니까? 말 그대로 죽 끓듯 합니다. 영웅에서 밑바닥으로 졸지에 떨어집니다. 사람됨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다면 정말 인생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그 결과 중독자로 끝나는 연예인, 유명인들도 있습니다. 인생 전체를 인기 짱 속에 살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끝이 좋아야 좋은 법, 아무리 정상을 밟아본들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반드시 내려와야 하는 시간이 있게 됩니다. 어쩌면 그 때 비로소 사람이 사람으로 되는 것입니다. 영화 ‘핸즈 오브 스톤’(Hands of Stone)을 보았습니다. 2016년 작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신나라제이우 좋은날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