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오픈베타(라고 개발사에서 이름지은) 테스트 기간 동안 10억에 가까운 돈을 들여 언리얼 엔진을
들여와 개발했다는 국내 온라인 FPS 게임을 해 볼 수 있었다.
최신 언리얼 엔진의 특성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자체적인 개조 불능으로 인한 탓이었는지 여타 게임
들보다는 높은 성능요구지표가 문제로 제기되는 글들이 몇몇 있는 편이었는데, 그 이외에는 크게
이렇다할 마이너스 평가는 보이지 않았다.
일단 인스톨하고 게임을 실행해 봤다. 즈음의 추세에 맞지 않는 RTR(리얼타임렌더링)씬이 접속한
플레이어를 반긴다. 언리얼 엔진 특유의 완성도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은 씬인데도 일반인들이
보기엔 상당한 임팩트를 느낄 수도 있을 법 했다.
일단은 환경설정 부문에서 각종 옵션을 변경한다. 퀘이크를 플레이하던 시절부터 익숙해신 키보드 키
배치라든가, 그래픽스 옵션이라든가... 뭐, 온라인 FPS답게 콘솔까지 이용해야 할 만한 수많은 옵션
조항은 없으니 조정에 별 문제가 있진 않지 싶다.
자, 문제는 게임 자체를 시작했을 때다.
FPS라는 것이 으레 그렇듯, 온라인 FPS인 아바 역시 P2P 방식의 연산체계를 위주로 설계되는 경향이
크다. 달리 말하자면, 접속해서 플레이하기 위한 서버가 존재하긴 하지만 그 서버가 주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
이것은 사실 순간적인 반응 속도가 중요한 FPS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니, 문제삼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반드시 지적하고 넘어가야 할 것은, 아바는 자신들의 게임에서 효과적인 호스트 활동을 할
만한 클라이언트의 선정에 대해선 전혀 친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베타테스트 중에 몇 번인가의
업데이트로 각각 클라이언트의 호스트 지수라는 것을 체크할 수 있게 되었지만, 사실 호스트 지수라는
지표 역시도 신뢰도가 매우 떨어지는데다, 호스트 지수가 100점이 넘어도 게임 런칭이 거부되거나
중도에 계속해서 통신 실패가 발생한다. 이거 대체 뭐가 문젠지.
게임 클라이언트만의 문제라고 생각하기엔, 잘 되는 PC는 잘 된다는 것이...
우여곡절 끝에 게임 안에 접속하면 미리 설정해 뒀던 병과로 시작된다. 물론 플레이 중에 병과를 바꿀
수 있고, 병과별 플레이 시간은 일일히 기록된다. 이는 아바가 지향하는 성장형(스킬 언록형) 캐릭터
체계와 연관이 깊지만, 일단 그런 깊은 부분의 요소는 그닥 의미가 없으니 뒤로 하고.
게임의 분위기는 일단, 합격점 수준이다. 캐쥬얼을 지향하는 현 추세의 온라인FPS 시장 판도와는 달리
정통 미들코어적 느낌을 고수하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보인다.(라기보다는, 언리얼 엔진의 파워가 워낙
강력해서 오버를 자제한 것 만으로 색이 살아 버린다고 해야 알맞겠다만은...) 이는 국내 여타의 온라인
FPS와 아바를 서로 구분되게 만드는 특장점 중 하나다.
또 한 가지 특징은, 좀 복잡한 컨트롤링이 요구되지만 그만큼 리얼리즘을 고려한 움직임을 제공한다는 것.
게다리 스텝으로 총탄 피하는 것에도 한계가 생기고, 총기는 더 이상 플레이어의 실력에 따라 만능병기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플레이어의 실력은 총기의 성능 제한에 가로막히고 이는 더 좋은, 자신에게
맞는 무기를 사던가 혹은 개조하는 것으로 해결해야만 한다.(이거, 좀 위험한 부분이긴 하다만,
아바에서는 비록 초탄이라 할지라도 100% 명중하지 않는다. 이는 저격총도 마찬가지다.)
직종간의 특징도 생각보다는 명확한 편이다. 다만, 라이플은 실제와 비슷한 사격감을 중시해선지
일반적인 FPS보다 사격이 어려워졌다. 그에 비해 SMG는 다른 게임들에 비하여 훨씬 그 특징이 강렬해졌고
저격총은... 너무 쉬워졌다.(난 일반적으로 FPS게임을 할 때 스나이퍼로서는 빵점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처음 저격총을 잡고 30킬 10데스라는 전적을 기록했다. 이걸로 말 끝난거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격이 반드시 쉽지만은 않다. 혹 접할 기회가 있으면 한 번 해 보는 걸로 이 애매한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같기도 하고 아닐 것 같기도 하고.
여튼 게임 전체에 걸쳐 좀 영화같은 모습을 강조하는 티가 나서, 특별하게 죽으면 따로 PIP 스크린이 떠
타격 모습을 보여준다거나, (과장되지 않았기 때문에 잘 알아볼 수 없는)수류탄이 날아올 때 그걸 본
캐릭터가 적 수류탄이라고 외친다거나, 팀원과 함께 접전중일 때 총탄을 장전하면 소리쳐서 팀원에게
알린다거나, 장전중에 사격 키를 누르고 있으면 안전장치 때문에 절대 나가지 않는다거나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이런 것에 얼마나 익숙해질 수 있는지로 컨트롤 능력이 결정될 것 같다만...)
다만, 총기에 따른 사운드는 좀 몰개성적인 성향이 짙어서, 총기 특유의 격발음은 잘 알아들을 수가 없다.
또한 캐릭터의 움직임에 따른 사운드는 좀 더 환경소리에 묻히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사운드 플레이도
쉽지는 않다.
그 외에도 상당히 사실적인 총기 개조 시스템이라든가, 군장 개조 등을 통하여 최대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 수 있게 배려한 부분도 플러스 요소이기도 하고...
게임 내에 환경적인 영향을 미치는 오브젝트들이 있어 특정 맵에서는 구조 하나를 변경함으로서 작전 방향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특징도 있고...
아, 뭐, 결국 하고 싶은 말은...
비슷하게 베타테스트를 시작했던 2WAR나 크로스파이어 같은 게임과는 일단 질적 차이가 분명하다는 것.
비록 잘 만든 게임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캐쥬얼 노선을 고집하던 국내FPS 시장에 있어선 상당한 기회작인
것만은 확실하다.
그게 표절 시비에 휘말리든 어쩌든간에 말이지, 적어도 워락같은 경우는 아니기 때문에.
첫댓글 AVA...울집에서 넘 느려서 포기한 게임...서든에 적응된상태에서 게임을 옮기기란 힘듭니다.
퀘이크에 적응된 상태라 다른 게임들을 포용하는데는 별로 어려움은 없지만... 요구성능지표가 역시 계속 문제가 되긴 하죠. 그래도 언리얼 엔진이 주피터 엔진같은 가벼운 엔진과는 생판 다른 플레이감을 제공하기 때문에...
아바 재미는 있는데 너무 고사양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