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근검절약정신의 알뜰한 실천이런가?
이번엔 일반생활쓰레기봉투와 음식쓰레기봉투 이야기다. (모놀가족이야기 13412번 '근검절약정신? 꼼쟁이기질?' 참고)
먼저 일반생활쓰레기봉투-. 몇 리터 들어가지도 않는 그 가냘픈 비닐봉투에 오만 잡동사니 폐기물들을 마구마구 집어넣는다. 쪼그랑망태기가 된 치약 껍데기, 오갈 데 없어 수명이 다한 나무토막, 냄새 풀풀 풍기는 강아지 기저귀, 땟국에 쩔대로 쩐 걸레, 허연 곰팡이꽃이 음흉하게 피어난 귤껍질 등등등.
음식쓰레기봉투는 또 어떻고? 먹고 남은 음식찌꺼기라고는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닥치는 대로 쑤셔넣고 몰아넣는다. 그 작은 봉투는 주인이 던져주는 대로 가리지 말고 덥석덥석 모조리 집어삼켜야 한다. 불쌍하디 불쌍한 것! 짠하디 짠한 것!
문제는 넣어도 너무 많이 넣는다는 거다. 수용량을 훨씬 초과할 만큼 무지막지하게 집어넣고, 밀어넣고, 쑤셔넣으며 난리법석을 친다는 거다. 짜구가 나든 말든 오불관언! 난 모른다구! 통 몰라! 아주 몰인정하고 아주 무책임한 주인마님같으니라구!
그런데 신통방통한 것은 어찌된 영문인지 넣으면 넣는 대로 잘도 들어간다는 사실. 그 많은 음식쓰레기가 그 작은 봉투에 고스란히 포획된다니 실로 놀랍지 아니한가! 터질 듯이 담고 또 담은 탓에 묶었다 풀렸다를 수차례 반복한 끝에 아슬아슬 옹색하게나마 겨우 매듭을 지었을지라도.
생활쓰레기봉투 역시 마찬가지다. 출산이 임박한 만삭의 임신부처럼 배가 뺑뺑하게 부를대로 불러 이미 집밖 쓰레기장의 분리수거함으로 이송될 때가 됐건만 아직도 거실 한 귀퉁이에 붙들려 벌 서듯 번쩍 두 손 든 채 다음 투입물을 기다려야 한다. 끌끌!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해 허깨비처럼 어쩔 수 없이 살아야 하는 박복하디 박복한 비운의 팔자! 그 질기디 질긴 목숨!
이 대목에서 세상을 향하여 침을 튀기며 아우성이라도 쎄게 내지르고 싶다. 애끼순, 지독한 꼼쟁이들같으니라구! 살림꾼이라는 허울을 뒤집어쓴, 정내미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몰인정하디 몰인정한 쫌생이들같으니라구! 한 푼이라도 아끼고야 말겠다는 일념 하나로 오늘도 그토록 비좁은 봉투의 애먼 아가리 속으로 쓰레기를 넣고 넣고 또 밀어넣는다? 허이구, 내가 미쳐! 내가 미치고 폴짝 뛰어! 폴짝 뛴다구!
어처구니없는 건, 값싼 쓰레기봉투에는 그리도 인색하게 굴면서 외출복만 걸쳤다 하면 별안간 인심이 드넓은 태평양처럼 후해져 4-5천원짜리 커피도 아무 저항감없이 쫄쫄 잘만 마신다는 사실! 수십만원짜리 브랜드의류나 수백만원짜리 명품백도 별 고민없이 턱턱 잘도 사들인다는 사실! 에라이, 겉 다르고 속 다른 철면피들같으니라구!
시장을 볼 때는 또 어떻고? 재래시장에 가서는 값이 비싸다는둥, 하나 더 얹어달라는둥 별의별 요구사항을 내밀며 고자세로 까다롭디 까다롭게 굴면서도 대형마트나 백화점에만 가면 갑자기 고분고분해져 품질은커녕 값도 제대로 따져보지 않고 카트에 마구마구 주워 담을 만큼 인심이 조선팔도 갑부마냥 넉넉하디 넉넉하다. 카드결재 후 사인은 얼마나 신속하고 멋드러지게 하는지! 계산목록 확인도 건성이어서 말 그대로 신출귀몰할 지경!
우리는 없는 자와 약한 자에겐 매우 엄격하고 인색하다. 반면, 있는 자와 강한 자에게는 아주 인자하고 후하다. 농산물이나 수산물은 싸야 당연하다고 여기지만 사치품이나 수입품은 비싸도 으레 그러려니 한다. 아니 사치품과 수입품 앞에선 고분고분하다 못해 그 부류에 끼어보고자 안달을 한다. 결국 착각으로 탄로날지라도! 결국 자위이거나 속임수로 들통이 날지라도! 마음자세가 요 모양 요 꼴이니 그 허깨비같은 고가 마키팅, 명품 타령이 터무니없이 잘도 통하지! 제기럴! 허망하다! 허망해!
하지만 용서하라! 나 또한 영락없는 철면피임을! 그래서 글을 맺는 이 대목에서 또다시 내 자신을 매정하고 비열하게 배반해야 함을! 그래서 낯짝을 180도 확 바꾼 채 이렇게 힘주어 강조한다! 쓰레기봉투는 누가 뭐래도 꾹꾹 눌러채워야 하느니라. 왜? 쓰레기봉투니까! 그냥 쓰레기봉투일뿐이니까! 그래야 한 푼이라도 절약하니까! 알뜰살림꾼이 따로 있나? 이따 외출해서 돈 아까운 줄 모르고 통크게 한턱 쏠지라도! ㅎㅎㅎ (이상은 웃자고 하는 얘기였습니다!)
2013.1.17.
첫댓글 기분 꿀꿀 한날.아침... 핸드폰 고리를 새로 사죠..그럼 ..그날..기분이 좀 나아 지죠..
새 옷이나. 가방 사면 좋지만 그건 비싸니까..ㅎ
여자들이 아이 쇼핑 하거나 가끔 지름신이 내려 저지르고 후회 하는것도 어쩌면..물건이 주는 부가적인 위로..때문 이기도 한것 같아요..
위로가 필요 할때..하는 방법이 어떤게 맞다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전통 시장 가서 싸게 사고 기분 좋기도 하고..백화점 가서 턱없이 비싼 거 사고 괜찮아 이건 명품이니까...위로 하기도 하고..
이율 배반 ...삶이란게 어차피 이율 배반 인걸요 뭐..라고 하면 너무 거창 한가요 ㅎ?.동생같은 누나 초우에게 오빠같은 동생 대타님 의 글은 또하나의 위로 ㅋㅋ
대타님~ 아침부터 반성문 쓰게 하시네요. 고가 명품은 몰라도 아니라고는 말을 못하겠습니다. ㅎ ㅎ *^^*
그러네요 대타님 ~~
꾸역꾸역 넣다가 결국 찟어지면 또 열심히 테이핑하구도 미련을 못버리죠 ㅎㅎ
사람마다 잣대가 다르고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기준이 다르니 ..
아낄건 아끼고 쓸건쓰고 각자의 잣대로 옳고 그름의 정답은 없네요
저는 또 옷.신발사는건 취미없어요 ㅎㅎ
저 청개구리 배를 보니 아직 한참 더 먹어도 되겠어요...빵빵한 쓰레기 봉투처럼...ㅎㅎㅎ
살아가는 방법이 다 똑 같은가 봐요^^* 왜 이러는 걸까요^^*??
어쩜...찔리는 일인!
좀 비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절약 정신은 콩나물 10원 아끼고, 버스 한두 정거장은 걸어다니고 ... 꼭 이런것에 비유하는지요~ ㅎ
쫌생이 2탄!
쓰레기 봉투엔 왜그렇게
인심이 야박해지는지...ㅎㅎ
대타님 코너ㅡㅡ
따로 만들어야겠어요.
글에 매료돼서리~~
ㅎㅎ 근데 그거아나? 쓰레기 봉투 표시된 윗부분 이상으로 담으면 벌금이란 거~~~ 법도 참 없는 사람에게 인색하다는 것이 맞네~~ 마지막 하나 팁: 청소기에 가벼운 망사를 입히고 그냥 한번 쪽 빨아버리면... 2배는 더 넣을수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