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상장 첫날, 68% 올라 단숨에 시총 2위로
‘따상’ 실패했지만 50만5000원 마감
거래대금 8조 넘어 코스피 절반 차지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앞)가 2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상장 기념식에서 북을 치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은 시초가 대비 15.41%(9만2000원) 하락한 50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뉴시스
LG에너지솔루션이 코스피 입성 첫날 ‘따상’(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오른 뒤 상한가)에는 실패했지만 공모가보다 70% 가까이 오른 가격에 마감했다. 하루 동안 무려 8조 원 이상이 거래돼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은 시초가 대비 15.41%(9만2000원) 하락한 5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초가가 공모가(30만 원)의 2배에 못 미치는 59만7000원에 결정돼 ‘따’부터 실패했다. 하지만 마감 가격은 공모주(30만 원)에 비해 68.33% 올라 공모주를 청약받은 투자자들은 1주당 20만5000원의 수익을 거두게 됐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조4733억 원, 1조4948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이날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1위 종목이 LG에너지솔루션이었다. 국내 증시가 급락하자 따상은 어렵다고 판단한 개인과 외국인이 차익 실현을 위해 대거 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기관은 운용 중인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LG에너지솔루션을 담아야 해 3조 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은 118조1700억 원으로 SK하이닉스(82조6283억 원)를 제치고 코스피 시총 2위에 안착했다. LG그룹의 합산 시총(233조 원)도 처음으로 200조 원을 돌파하며 SK그룹(171조 원)을 넘어 시총 2위 그룹으로 올라섰다.
사상 최대인 114조 원의 청약 증거금을 끌어모은 만큼 이날 하루 거래대금도 8조1203억 원에 달했다. 이 여파로 일부 증권사와 관련 기관의 거래 시스템에서 주문 지연이나 접속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 제시한 LG에너지솔루션의 적정 주가는 39만∼61만 원이다.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가진 만큼 미국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과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상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