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잡아라 매트 설치지원에 공사비 인상까지 한다.
비즈니스워치|채신화|2022.08.18.
정부가 아파트 등 공동주택 층간소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내놨다. 이미 지어진 집은 입주민이 자체적으로 소음 유발을 줄일 수 있도록 하고, 앞으로 지어질 집은 시공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 품질을 높이는 게 골자다.
저소득층에겐 무이자로 소음저감매트 설치비 최대 300만원을 대출해주고, 500가구 이상 단지는 '층간소음관리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한다. 매년 '층간소음 우수관리단지'를 선정해 우수 관리사례도 확산한다. 사후 확인 결과가 우수한 시공사는 분양보증수수료를 최대 30% 할인해주고 공사비 분양가 가산, 높이제안 완화 등을 허용해준다. 이와 함께 바닥구조 시공 확인서 제출을 기존 1회에서 3회 이상으로 강화한다.
1. 매트 비용 최대 300만원, 거실·복도·방 3곳 설치 가능하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8일 서울 망우동 임대주택 단지를 방문해 층간소음 간담회를 개최하고 '공동주택 층간 소음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 16일 발표한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의 첫 번째 후속 세부대책으로 △지어진 주택의 층간소음 문제 개선 △지어질 주택의 품질 향상 △층간소음 저감 우수요인 발굴·적용 등이 핵심이다. 이미 지어진 주택은 입주민이 소음저감매트를 설치할 수 있도록 설치 비용을 빌려주기로 했다. 저소득층(약 1~3분위)는 무이자로, 중산층(약 4~7분위)는 만 13세 미만의 어린이가 있는 가정일 경우 1%대의 저리 융자로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을 추진한다. 소음저감매트는 복수 소음측정 공인기관 인증을 받아 층간소음 저감 성능이 입증된 매트에 한한다. 국토부에 따르면 통상 소음저감매트 설치 비용은 전용면적 84㎡(33평형) 기준 280만~300만원 사이로 복도, 거실, 자녀 방 등 3곳에 설치할 수 있다.
강태식 국토부 주택토지실 주택건설공급과장은 저소득층 대상으로 매트 설치 비용이 '무료 지원'이 아닌 '융자 지원'이라는 지적에 대해 "실제 아파트 입주민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매트 설치 융자지원을 활용하겠다고 했다"며 "설문조사 결과와 기재부, 재정당국 등과의 협의 등을 통해 국민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가 지난 7월13일부터 26일까지 2578가구를 대상으로 층간소음관련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64%가 층간소음 갈등 경험이 있었으며, 층간소음 방지재 설치를 위한 정부 융자지원 활용에 대해선 49%가 "활용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국토부는 국회에서 해당 예산이 통과되면 내년 초부터 실행할 계획으로, 매트 품질 인증 기준은 따로 신설하지 않고 환경부의 인증 제도를 활용할 예정이다. 단지 내 입주민의 자율해결기능을 활성하기 위해 '층간소음관리위원회' 설치도 의무화한다. 500가구 이상 단지를 대상으로 하며 위원회는 단지 내에서 갈등 중재·조정, 민원상담 절차 안내, 예방교육 등을 수행한다. 관리사무소장·동별대표자·입주민(임차인) 대표 등으로 구성한다. 층간소음관리위원회 미설치 시 과태료 부과에 대해서도 입법 과정 중에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또 국토부와 환경부로 분산돼 있는 민원상담·분쟁조정 등을 협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매년 층간소음 관리 실태를 파악해 '층간소음 우수관리단지'를 선정해 우수 관리사례도 확산한다.
2. 바닥 두껍게 만든 시공사, 분양가 올린다.
앞으로 '지어질 주택'의 품질 향상을 위해선 시공사 인센티브 확대에 나선다. 국토부는 층간소음 사후확인 결과가 우수한 기업을 대상으로 분양보증 수수료를 최대 30%까지 할인해준다. 중량충격음 1등급 30%, 2등급 20%, 3등급 10% 할인 등이다. 보증 수수료를 먼저 납부하고 이후 사후확인 결과에서 등급이 잘 나오면 할인분 만큼을 반환하는 식이다. 1000가구 공동주택 단지의 분양보증 수수료를 최대 30% 할인할 경우 약 5억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바닥두께를 최소 210mm 이상 확보하면 공사비 분양가 가산을 허용하는 동시에 높이제한 완화도 추진한다. 지난 4일 이후 강화된 층간소음 성능기준을 통과해 1·2등급을 받은 고성능 바닥구조를 사용하는 경우 분양가를 추가로 가산한다. 현재는 4등급 이상만 사용하면 된다.
강태식 과장은 "현재는 초기 단계라 유도하는 차원에서 분양가를 추가 가산할 수 있도록 하고, 향후 고성능(1·2등급) 바닥구조 제품 사용이 의무화되면 가산 구조를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한 분양가 상승 유발에 대해선 "물론 일정 부분 오를 수 있지만 고품질의 주택을 지어야 하는데 그 비용을 고려하지 않으면 질좋은 주택 공급에 애로가 있을 것"이라며 "얼마나 상승할지 용역을 진행할 건데 이같은 부분을 감안하면서도 가산 금액은 엄격하게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해당 주택 입주민에게 사후확인(성능검사) 결과를 개별 통지토록 의무화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매년 우수시공사를 선정·공개한다. 사후확인 결과는 성능검사기관 지정 예정인 국토안전관리원에서 관리할 예정이다.
또 바닥구조 시공 확인서는 기존엔 시공 후 1회 제출(감리자→사업주체→사용검사권자)했는데 앞으로는 슬래브 시공(타설) 후, 완충재 시공 후, 바닥구조 시공후 등 단계별로 3회 이상 제출토록 강화한다.
이밖에 층간소음에 우수하다고 알려진 라멘구조의 효과 검증을 위한 R&D를 추진한다. 그 효과가 입증되면 라멘구조 확산을 위해 건축기준 완화를 추진할 계획이며, 바닥두께·층고 등을 현행 기준보다 강화해 시공 개선 효과가 입증되면 최소기준 상향도 검토한다.
원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내 집에서 눈치 보지 않고 빨 뻗고 주무실 수 있도록 전방위적 지원과 노력을 통해 층간소음 걱정을 확실히 덜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