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照顧脚下
아래 글은 소설입니다. 조경숙 재무님이 삼국지의 사마의 이야기를 좋아하신다고 하여 삼국지가 탄생하기 이전 초한지가 문을 열게 된 계기가 되는 진시황제의 암살자(들) 이야기를 써 본 것입니다. 사마의도 똑 같은 길을 걸어 갔으니 이 이야기의 판박이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 긴 문장을 제가 직접 쓴 것은 아니고 스토리의 기본을 주고 AI가 쓴 것을 부분 수정한 내용입니다. 소설이니 내용에 허구가 들어가도 큰 부담이 없으니 재미있고 유익하면 되는 것입니다.(수필은 이렇게 쓰면 절대 안 됩니다. 반드시 진실에 기반한 서사를 써야 합니다)
우리 협회가 대구문협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10월 23일 달구벌홀 세미나 주제가 “인공지능을 문학에 도입하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이니 많이 참석하시어 고견을 나누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내가 암살자(들) 이야기를 영화로 찍는다면 나는 진시황의 암살자들을 소재로 삼아서 복음서의 가르침인 “검으로 일어난 자는 검으로 망한다” “자유와 생명 앞에서는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진다”는 사상을 담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그려낸 “오디세우스” 같은 영화를 만들었을 것입니다.
사실 소설은 수필에 비하면 에너지가 십분의 일도 들지 않는 장르입니다. 진실로써 사람을 감동시키는 일이 어려운 것입니다. AI가 널리 보편화 되면 인간은 정말 진실에 목말라 할 것입니다. 70억 인류가 진실된 인간 하나를 그리워 할 것입니다. 照顧脚下!
(사마의가 남긴 정신은 어떻게든 오래 살아남는 놈이 승자라는 정신이겠지요. 죽으면 다 소용이 없는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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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의 암살자(들)
- 암살자 하나
사구(沙邱)의 밤은 무겁고 음산했다. 진시황의 거마가 멈춰 선 행궁의 밀실, 기름등불의 불꽃은 위태롭게 흔들렸다.
대륙의 지배자가 영원의 잠에 빠져든 그 시각, 방 안에는 단 세 사람만이 숨을 죽이고 있었다. 옥새를 쥔 중차부령 조고, 대제국의 승상 이사, 그리고 진시황의 막내아들 호해.
조고의 눈빛이 싸늘하게 빛났다. 그의 손에는 아직 옥니(玉泥)가 마르지 않은 황제의 유조(遺詔)가 들려 있었다. 그 유조의 진짜 주인이 누구여야 하는지를 두고, 제국의 운명이 갈리고 있었다.
"안 됩니다."
승상 이사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는 제국의 법전과 제도를 손수 다듬어 온 옹골찬 노신이었다.
"선황께서는 명백히 북방에 있는 태자 부소(扶蘇)에게 옥새를 넘기라 명하셨습니다. 더구나 장군 몽염(蒙恬)이 삼십 만 대군을 거느리고 부소를 보좌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무슨 낯으로 가짜 유조를 꾸며 그들을 거역합니까? 이는 진나라를 삼키려는 거대한 역적모의입니다!"
이사의 호통에 방 안의 공기가 얼어붙었다.
부소가 왕이 되는 순간, 환관 출신으로 권력을 탐해 온 조고의 목숨은 물론이요, 이사 역시 그 태풍 속에서 살아남지 못할 터였다. 하지만 이사는 도덕과 법도를 외치며 조고의 제안을 단호히 거절했다.
조고는 서두르지 않았다. 그는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이사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는 마치 오랜 친구의 어깨를 짚듯 이사의 곁에 서서, 낮고 끈적한 목소리로 독을 풀기 시작했다.
"승상, 자문해 보십시오. 승상의 재능이 몽염과 비교해 어느 정도라 생각하십니까? 공로가 몽염보다 위인가요? 백성들과 군사들의 신망은 또 어떻습니까?"
이사는 대답하지 못했다. 몽염은 문무를 겸비한 진나라 최고의 명장이었다.
조고가 쐐기를 박았다.
"부소가 황제가 되면, 몽염이 실권을 잡을 것입니다. 그가 승상을 가만둘 것 같습니까? 아니요, 승상은 당장 벼슬을 내놓고 쫓겨나거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것입니다. 반면,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서 결단을 내린다면... 제국의 실권은 영원히 승상과 나의 손에 남게 됩니다."
이사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권력의 달콤함과 죽음의 공포가 그의 머릿속을 헤집었다. 조고는 이사의 흔들리는 눈동자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승상의 양심이라는 마지막 방벽을 완전히 무너뜨릴 최후의 일격을 날렸다.
"천하의 운명은 지금 우리의 손에 달렸습니다. 승상, 어느 쪽을 택하시겠습니까?"
기나긴 침묵 끝에, 이사는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긍정이자, 파멸의 시작을 알리는 묵인이었다. 조고의 입꼬리가 귀까지 찢어질 듯 올라갔다. 첫 번째 장애물이 제거되었다.
시선은 이제 구석에 웅크려 있는 유약한 청년, 호해에게로 향했다.
호해는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고 있었다. 아버지 진시황의 서거 소식에 충격을 받은 데다, 승상과 조고가 벌이는 살벌한 권력 암투를 지켜보며 영혼마저 반쯤 나간 상태였다.
조고는 호해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의 목소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한없이 다정하고 꿀처럼 달콤해졌다.
"공자여, 왜 그렇게 두려워하십니까."
호해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저었다.
"아버님께서는 부소를 부르셨다. 내가 무슨 자격으로... 아니, 애초에 나는 왕이 될 그릇이 못 된다."
"그렇지 않습니다."
조고가 호해의 손을 거칠게 잡아끌어 자신의 이마에 갖다 대었다. 환관의 손바닥에서 서늘한 냉기가 전해졌다.
"하늘이 공자에게 기회를 주신 것입니다. 지금 이 기회를 놓치면, 공자는 부소의 칼날 아래 목이 달아날 죄인일 뿐입니다. 하지만 왕이 되신다면, 천하의 모든 부귀영화와 생사여탈권이 공자의 손에 쥐어집니다. 짐승을 잡을 때 머뭇거리면 도리어 물리는 법입니다. 칼을 뽑으셔야 합니다."
"하지만... 형님을... 진짜 유언을 거스르는 것은..."
"유언이란 쓰기 나름이며, 하늘의 뜻은 우리가 만드는 것입니다."
조고는 품속에서 미리 준비해 둔 가짜 칙서를 꺼내 호해의 눈앞에 펼쳤다. 그곳에는 태자 부소와 장군 몽염에게 즉각 자결을 명하는 서슬 퍼런 명령이 적혀 있었다.
"이 칙서만 북방으로 날아간다면, 부소는 그 자리에서 목숨을 끊을 것입니다. 그리고 공자는 제국의 제2대 황제로 즉위하게 됩니다. 어쩌겠습니까, 공자? 사지가 찢겨 죽는 패배자가 되겠습니까, 아니면 천하를 호령하는 태양이 되겠습니까?"
호해의 눈에 두려움 대신 묘한 욕망의 불꽃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권력이라는 달콤한 독이 그의 혈관을 타고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조고가 내민 붓을 받아들였다.
그것은 피를 부르는 계약서이자, 진나라의 명맥을 끊어버리는 1차 암살의 서막이었다.
실제 칼날이 부딪치지 않았으나, 그날 밤 밀실에서 오간 음모는 어떤 자객의 암살보다도 잔인하고 확실하게 태자 부소의 목을 베었고, 진나라 황실의 심장을 도려내었다. 불이 꺼진 밀실 밖으로, 조고의 서늘한 웃음소리가 사구의 밤바람을 타고 멀리 퍼져나갔다.
- 암살자 둘
함양 궁궐의 깊은 밤, 어둠은 진흙처럼 묵직하게 침소 안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황제 호해는 침상에 주저앉아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즉위한 지 불과 3년(기원전 210년 ~ 기원전 207년). 그 짧고도 어두운 3년의 재위 기간 동안, 그는 단 한 번도 진정한 황제였던 적이 없었다. 늘 환관 조고의 손아귀에서 꼭두각시처럼 춤을 추었을 뿐이었다.
그 3년이라는 시간은 진나라와 백성들에게 지옥 그 자체였다. 조고의 조종 아래 호해는 아버지가 남긴 제국을 파멸로 몰아넣었다. 백성들이 굶주림에 허덕이고 천하가 반란의 불길에 휩싸여 도탄에 빠졌음에도, 호해는 궁궐 깊은 곳에서 사치와 환락에 취해 세상을 등지고 있었다. 충신들이 바른말을 하면 혀를 뽑고 처형했으며, 진시황의 수많은 형제자매와 공신들까지 조고의 모함에 밀려 비참하게 목숨을 잃었다. 거대한 제국의 법은 오직 공포와 피로만 채워졌다.
밖에서는 그 3년 동안 쌓인 백성들의 성난 함성과 반란군이 밀려드는 진동이 들려오는 듯했다. 나라가 무너지고 있었다. 비로소 현실을 직시한 호해는 그동안 자신을 속이고 권력을 휘둘렀던 승상 조고를 향한 분노로 치를 떨었다.
"당장 승상을 불러라! 어찌하여 세상이 이 지경이 되도록 나를 속였단 말이냐!"
그 순간, 침소의 문이 묵직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걸어 들어온 이는 호해의 부름을 받은 신하가 아니었다. 바로 황실의 호위 책임자이자 조고의 사위인 염락이었다. 그의 뒤로는 수백 명의 사병들이 시퍼런 칼날을 번뜩이며 침소 안으로 물밀듯이 밀려들었다.
호해는 경악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염락! 네 이놈, 감히 어디라고 무기를 들고 들어오느냐! 당장 물러가지 못할까!"
염락은 눈썹 하나 까릿하지 않았다. 그는 차갑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제국의 황제를 향해 선언했다.
"폐하께서는 지난 3년의 재위 기간 동안 천하를 그르치셨고, 신하들과 백성들의 마음을 완전히 잃으셨습니다. 나의 칼은 오늘 폐하의 목을 거두러 왔사옵니다."
그제야 호해는 이 모든 것이 자신을 꼭두각시로 조종해 온 조고의 마지막 음모라는 것을 깨달았다. 폭정과 무능으로 채워진 3년의 세월이 이토록 허망한 끝을 맺을 줄이야. 살의가 뿜어져 나오는 칼날을 마주한 호해는 두려움에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제발 살려다오! 왕의 자리도 내려놓을 테니, 평민으로 살게 해다오! 아니면... 아니면 저 낮은 군주의 자리라도 좋으니, 오직 목숨만은 살려다오!"
염락은 더 이상 들을 가치를 느끼지 않았다.
"승상의 명이다. 늦을수록 피를 더 보게 될 뿐이다."
번쩍—!
달빛조차 차단된 침소 안에서 단조로운 철의 기명이 허공을 갈랐다. 호해의 처절한 비명은 칼날이 목을 파고듦과 동시에 끊어졌고, 화려한 황제의 핏물이 침소의 비단 바닥을 검붉게 물들였다. 진나라의 제2대 황제, 호해의 3년간의 비참한 생명이 그렇게 암살의 칼날 아래서 허망하게 끝을 맺었다.
궁궐 밖, 안전한 처소에서 소식을 기다리던 조고에게 염락이 피 묻은 칼을 들고 돌아왔다.
"일은 어떻게 되었는가?"
조고의 물음에 염락이 낮게 고개 숙여 답했다.
"끝났습니다."
조고의 입가에 흉측하고도 기쁜 미소가 번졌다. 이제 진짜 제국의 주인이 자신이 될 차례였다. 그는 모든 백관들을 불러 모아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오를 원대한 연극을 시작하려 했다.
하지만 조고가 몰랐던 것은, 자신이 호해를 암살하기 위해 휘둘렀던 그 피비린내 나는 칼날의 자국이, 곧바로 자신의 목을 겨눌 또 다른 암살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호해의 죽음으로 열린 궁궐의 피의 문은, 서서히 조고 자신의 심장을 향해 닫히고 있었다.
- 암살자 셋
함양 궁궐의 깊은 밤, 핏자국이 채 마르기도 전에 권력의 도박판은 또다시 피비린내 나는 판돈을 걸고 있었다.
호해가 즉위한 지난 3년(기원전 210~207년)간 진나라는 거대한 지옥이었다. 조고의 손아귀에서 꼭두각시로 춤추던 호해는 백성들이 굶주려 죽어가고 반란의 불길이 대지를 집어삼키는 동안에도 사치와 쾌락에 취해 세상을 등졌다. 충신들의 혀를 뽑고 공신들을 처형하며 쌓아 올린 공포의 폭정은 결국 자신을 향한 칼날로 돌아왔다.
조고의 사위인 염락이 이끄는 사병들에 의해 그의 꼭두각시 인생 3년 치 폭정은 서늘한 단두의 소리와 함께 허망하게 끝을 맺었다. 황제의 핏물이 스며든 자리, 조고는 이제 자신이 직접 옥좌에 오를 일만 남았다고 믿었다.
호해를 제거한 조고는 백관들을 대청에 불러 모아 스스로 제국의 주인이 되겠다는 거대한 연극의 막을 올렸다. 그러나 그가 옥좌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궁궐의 벽이 흔들리고 지붕이 무너지는 듯한 기이한 천재지변이 일어났다. 하늘이, 그리고 신하들의 싸늘한 침묵이 그의 즉위를 거부했다.
과거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지록위마)" 우기며 두려움으로 백관들을 굴복시켰던 조고였으나, 옥좌 앞에서 마주한 것은 공포가 아니라 숨이 막힐 듯한 거부감이었다. 결국 야욕을 꺾은 조고는 타협안으로 호해의 조카이자 총명한 청년인 자영을 새로운 왕으로 세웠다.
하지만 그것은 조고 스스로 자신의 목을 벨 칼을 날카롭게 갈아준 꼴이었다. 자영은 조고가 자신마저 이용한 뒤 제거하려 한다는 살기를 본능적으로 눈치채고 있었다.
궁궐 안에서 환관과 왕이 피비린내 나는 권력 암투를 벌이는 동안, 궁궐 밖의 진나라 강산은 이미 인간이 살 수 없는 거대한 아수라장이 되어 갔다.
폭우가 쏟아지는 밤길, 변경의 만리장성으로 끌려가는 징집병들의 행렬은 끝이 없었다. "날짜를 맞추지 못하면 너와 일가친척의 목이 달아날 것이다!" 가혹한 법치를 무기로 휘두르는 관군의 채찍질 소리에 지친 농민들은 길바닥에 쓰러져 죽어갔고, 굶주린 백성들은 나무껍질을 뜯어 먹다 눈을 감았다. 시간을 못 맞춰 죽으나 반란을 일으켜서 죽으나 죽기는 매일반이니 진승과 오광은 반란을 일으킨다. 이 난을 시작으로 터져 나온 민중의 분노는 순식간에 전국을 집어삼켰고, 세상은 더 이상 진나라의 법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 암살자 넷 : 사냥꾼이 사냥당하다
자영은 자신을 향해 조여오는 조고의 음모를 좌시하지 않았다. 병을 핑계로 궁궐에 발을 끊은 자영은 조고를 처단하기 위한 자신의 아들들과 치밀한 밀약을 맺었다.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 조고가 직접 자영의 처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이 닫히는 순간, 어둠 속에 숨죽이던 자객들의 칼끝이 일제히 빛을 발했다.
"그대가... 나를..."
조고의 당황스러운 비명은 자영의 밀약 속에 파묻혔다. 사슴을 말이라 우기며 천하를 농단하던 절대 권력자 조고는, 자신이 꼭두각시로 업신여겼던 청년의 함정 속에서 난도질당하며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조고를 베어내고 제국의 왕(진왕)에 오른 자영에게 허락된 재위 기간은 불과 46일이었다. 썩어빠진 제국을 되돌리기에는 시간이 너무나 모자랐다. 유방의 군대가 성문 코앞에 다다르자 자영은 하얀 소복을 입고 옥세를 안은 채 무릎을 꿇어 항복했다. 뒤이어 진격해온 초나라의 패왕 항우는 자영의 목을 베어버리고 아방궁에 불을 질렀다. 수개월 동안 꺼지지 않는 불길 속에서 진나라 15년 통일 역사와 폭정의 시대는 완전히 재가 되어 사라졌다. 그리고 그 거대한 잿더미 위에서, 천하를 차지하기 위해 칼을 뽑아 든 항우의 '초'와 유방의 '한'이 맞붙는 군웅할거의 대서사시이자, 비참한 피의 세기가 막을 올리게 된다.
암살자 다섯은 항우가 유방을 암살하려다 살려준 이야기입니다.
하늘의 시간은 하루가 천년 같고 천년이 하루 같습니다. 인생 백년은 하늘의 시간에 맞추면 1초도 못되는 시간입니다. 연휴 기간 동안 틈이 나면 암살자 다섯을 써 보겠습니다. 필자는 진짜 영웅은 유방이 아니고 항우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