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연중 제30주간 목요일
에페소 6,10-20 루카 13,31-35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신문 홍보를 위해 출장을 다니면서 준비물을 챙기게 됩니다. 신분증, 핸드폰, 지갑, 옷, 상비약,
노트북, 책, 제의, 충전기, 구독신청서, 신문, 필기구를 준비합니다. 신분증은 비행기 탑승을 위해서
꼭 필요합니다.
핸드폰은 어려울 때 도움이 되는 친구와 같습니다. 정보를 검색하고, 표를 예약하고,
송금도 하고, 소식을 전할 수 있습니다. 지갑은 필요한 것을 얻는데 도움이 됩니다.
옷과 상비약은 약방의 감초와 같습니다. 노트북은 강론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책은 영혼의 양식입니다. 제의는 미사 때 필요합니다. 특히 저는 체구가 작은 편이라서
저의 제의가 더 필요합니다.
구독신청서와 신문은 제가 출장을 가는 이유이기에 꼭 챙겨야 합니다. 출장을 다니면서
재미있는 경험과 뜻하지 않는 경험도 하게 됩니다. 세상은 넓고도 좁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연결고리가 있어서 아는 사람을 보게 됩니다.
가끔 비행기가 연착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 경험이지만 종종 있습니다.
한번은 아침 7시 40분 비행기가 오후 6시 40분으로 연착된 적이 있습니다. 혹시 빠른 비행기가
있을지 몰라서 예정대로 공항으로 갔습니다. 다행히 오전 11시 40분 비행기가 있어서 4시간만
공항에 머물 수 있었습니다. 항공사에서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쿠폰을 문자로 보내 주었습니다.
아쉬운 것은 맥주와 같은 주류는 안 되고 음식만 주문할 수 있습니다.
지난번에도 깜빡하고 맥주를 시켰는데,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공항에서 주어진 4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지나갑니다. 2시간은 산보하면서 보낼 수 있습니다.
1시간은 강론을 준비하면서 보낼 수 있습니다. 1시간은 책을 읽고, 쿠폰으로 음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비행기가 연착되어서 집에도 늦게 도착하고,
일정이 차질되는 것 때문에 짜증이 날 수 있지만, 어차피 연착되었으니 시간을 즐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책도 읽고, 산보도 하고, 강론도 준비하니 ‘1석 3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돌아갈 비행기를 구하였으니 감사할 일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박해의 시대를 견딜 수 있는 준비물을 이야기합니다.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야 할
신앙인들에게 필요한 준비물을 이야기합니다. 그것은 2000년 전의 먼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도 해당되는 준비물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이야기하는 준비물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진리로 허리에 띠를 두르고 의로움의 갑옷을 입고 굳건히 서십시오.
발에는 평화의 복음을 위한 준비의 신을 신으십시오. 무엇보다도 믿음의 방패를 잡으십시오.
여러분은 악한 자가 쏘는 불화살을 그 방패로 막아서 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구원의 투구를 받아쓰고 성령의 칼을 받아 쥐십시오. 성령의 칼은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진리, 의로움, 평화의 복음, 믿음, 구원의 투구, 성령의 칼을 이야기합니다. 성령의 칼은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설명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 이런 모든 시련을 이겨낼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하였습니다. 우리가 하느님께로 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준비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이라는 권력 앞에 당당하게 맞섰습니다. 두려워하거나, 피하거나,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십자가를 남에게 넘기지 않았습니다. 외로움도, 고통도, 죽음도 받아들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
예언자는 예루살렘이 아닌 다른 곳에서 죽을 수 없기 때문이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며
우리들 또한 주님의 길을 충실하게 따라가면 좋겠습니다.
서울대교구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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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 사도 요한 신부
연중 제30주간 목요일
에페소 6,10-20 루카 13,31-35
오늘 제1독서는 ‘에페소서’의 마지막 권고 단락입니다. 여기서 바오로 사도는 신앙인들의 여정을
악의 세력과 전투하는 것으로 묘사합니다. 그리고 이 전투에 하느님의 무기로 완전히 무장할 것을
주문합니다. 우리 몸에 갖추어야 할 무장을 조목조목 나열하는 부분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우리가 영적으로 갖출 요소들이 허리띠, 갑옷, 신발, 방패, 투구, 칼과 같이 당대에 실제로
쓰였던 전쟁 도구에 비유되기 때문입니다.
먼저, 허리띠는 허리 주변의 옷을 동여맴으로써 전투 과정에서 신속하고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합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계시하신 “진리”의 가르침으로 허리에 띠를 두르고 영적 전투에
참여할 태세를 갖춥니다. 하느님을 닮아 정의롭게 되려는 노력, 곧 일상에서 “의로움”을 실천하려는
자세는 악의 공격에서 우리 몸을 보호하는 갑옷을 입음에 비길 수 있습니다(이사 59,17 참조).
발에 “평화의 복음을 위한 준비의 신”을 신으라 함은 악한 세력의 방해에 굴복하지 말고 평화의 복음을
전파하려는 열정을 언제나 갖추고 있으라는 뜻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지니는 굳건한 “믿음”은
악한 자가 쏘는 불화살, 곧 악의 세력이 던지는 거센 유혹을 막아 내는 튼튼한 방패 구실을 합니다.
투구는 우리 몸에서 매우 중요한 부위인 머리를 보호하는 구실을 합니다.
“구원의 투구를 쓰라” 함은(이사 59,17; 1테살 5,8 참조) 우리의 머릿속 모든 생각을 하느님께서
이루실 구원에 대한 확신으로 무장하라는 뜻입니다. 마지막으로 칼을 언급하시는데,
앞선 도구들이 방어하는 수단이었다면 칼은 공격에 쓰이는 도구입니다.
악의 세력에 대항하는 유일한 공격 수단은 성령의 칼로, 이는 곧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오늘 독서 말씀을 통해서 마치 전투를 앞둔 병사처럼 비장한 각오를 다지게 됩니다. 우리가 신앙
여정 안에서 상대해야 할 적은 매우 강한 세력들입니다. 끊임없이 우리를 죄악으로 유혹하며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게 할 간계를 꾸밉니다. 이들에게 대항할 수 있도록 진리와 의로움,
복음에 대한 열정과 굳건한 믿음, 구원에 대한 확신과
하느님의 말씀으로 우리를 무장해야겠습니다.
인천교구 정천 사도 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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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근 사바 신부
연중 제30주간 목요일
에페소 6,10-20 루카 13,31-35
오늘 복음에서는 바리사이 몇 사람이 예수님께 헤로데 안티파스가
예수님을 죽이려 한다는 것을 알려드리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에 대한 대답으로 예수님께서는 이제 하셔야 할 일을 설명하시며
예루살렘에 대한 심판을 예고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비록 헤로데가 당신을 죽이려 해도, 피하지 않으시고 당신이 하셨던 일,
곧 마귀들을 쫓아내시며 병을 고쳐 주시는 일을 계속하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사명은 결코 사람들의 손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손으로, 하느님의 계획이 완성되는 순간에 마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마귀들을 쫓아내시고 병을 고쳐 주시며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는 일은
예수님의 여정 속에서 그렇게 날마다 계속되어야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여정이 예루살렘에서 당신의 죽음으로 끝날 것임을 알고 계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선택된 민족이었지만, 동시에 하느님께 불순명과 배반으로 점철된
역사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예루살렘은 성전과 왕궁이 있는 곳, 곧 하느님의 현존과 하느님께서 뽑으신 임금이
머무르는 곳이기에, 이스라엘 백성의 정체성에서 중심적인 장소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외아드님을 보내시지만, 이스라엘 백성은 그분을 죽음으로 내몰았기에
결국 버려지리라는 선언을 듣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하느님의 계획은 실패로 끝나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을 이스라엘 백성이 거부하여 복음이 이스라엘 밖으로 전해져
온 세상 끝까지 전해지는 계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온 인류를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섭리는 참으로 오묘합니다.
성 베네딕도회 이성근 사바 신부
- ‘오요안 신부의 가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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