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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으로부터 배운 삶의 자세 |
유성호 법의학자 '매주 시체를 만나는 남자'라고 불리는 서울대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유성호 교수는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부검을 한다. 그동안 수많은 시신과 마주하며 아득하고 생경한 죽음을 가까이에서 지켜봤지만 그는 역설적이게도 '삶'에 대해 말한다. 글 김윤미 기자 |
대부분 병을 고치기 위해 의사를 찾아가지만 반대로 죽어야만 만날 수 있는 의사가 있다. 바로 죽은 자의 몸을 들여다보는 법의학자다. 법의학자라고 하면 살인 사건의 피해자를 부검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인을 밝혀야 하는 경우는 훨씬 다양하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유성호(53) 교수는 그래서 본인을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실제로 살인사건보다 질병이나 사고 등 갑작스러운 죽음의 원인을 분석해야 할 때가 많아요. 통계청 통계를 보면 1년에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이 400건 정도 될 거예요. 그런데 부검은 9,000건이나 실시하거든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촉탁 법의관이기도 한 그가 마주하는 사례들은 여러 가지다. 세월호, 의정부 아파트 화재 같은 사고, 보험회사의 의뢰 등 수많은 죽음을 목도한다. 소요 시간, 주의깊게 살펴야 하는 부위가 케이스마다 각기 다르지만 죽은 자를 대하는 마음은 한결같다. 고인에 대한 애도를 담아 좋은 곳에 가기를 그는 늘 바라고 기도한다. "관련 서류를 검토하고, 형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고인이 생전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숙지한 후 부검에 들어가요. 그중에는 우리가 인생에서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을 하나도 못 누리고 고생만 하다 가신 분들이 정말 많죠. 하나님이 있다면 이들의 고단함을 헤아려주고 좀 더 좋은 곳으로 이끌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메스를 잡아요." 20년 넘는 세월 동안 수천 건의 시신을 마주했지만 적나라한 죽음의 실체 앞에서는 마음이 결코 무뎌질 수 없었다. 특히나 그는 한 아이의 부모로서 자식과도 같은 젊은이들의 사망 사건을 접할 때마다 애석함을 추스르기 어려웠다. 지난주에도 어려운 가정 형편에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다 몸을 돌보지 못하고 폐렴으로 세상을 떠난 20대 학생을 부검하며 무척이나 안타까웠다. 꽃다운 나이에 스러져간 청춘은 어떤 삶을 꿈꿨을까. 그에게도 20대 젊은 시절이 있었다. 사람을 살리는 의사가 되고자 정진하던 때, 우연한 계기로 듣게 된 법의학 수업은 평생의 진로를 바꿔놓았다. 드라마 '리턴' 중 법의병리학이 적용된 장면 "의사국가고시가 얼마 남지 않았을 무렵에 법의학 수업을 듣게 됐어요. 생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다른 과목과 달리 죽음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이 신선했죠. 그럼에도 선배나 동기들 중 법의학을 선택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사람을 살리는 것만큼 중요한 일인데 왜 안 할까? 내가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죠." 경제적으로 부유해진다거나 사회적으로 높은 명성을 얻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모두가 기피하던 일이었다. 더군다나 망자를 다루는 일이라 환자의 존경이나 감사 인사도 받을 수 없어 그는 한동안 고독한 길을 걸었다. 그러다 방송매체의 영향력이 커지고 법의학자란 직업이 세간에 알려지며 생각지도 못한 큰 관심을 받게 됐다. 그는 오랜 시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자문을 맡으며 주목을 받았고 여러 방송과 유튜브에 출연하고 책을 쓰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법의학자가 유명세를 탈 만큼 시대가 변했지만 여전히 법의학을 지망하는 학생은 드물다. 현재 그의 제자는 둘 뿐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우리나라의 법의학자는 50여 명에 불과하다. 학회에 참석할 때도 법의학자들은 절대 함께 이동하지 않는다. 혹시 같은 고속버스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라도 나면 국내 법의학자가 전멸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요즘은 시신도 기계가 들어줘서 크게 힘들지 않고, 해부도 숙련되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법의학자로서의 고충이라면 외로움이죠. 의대 동기들은 대부분 살아있는 환자를 진료하거든요. 죽은 사람을 대하는 제가 배척되거나 따돌림을 받는 건 아니지만 남들과 다르다는 것이 알게 모르게 쓸쓸하죠. 전국에 흩어져 있는 법의학자들이 한 번 모이기도 어렵고요." 그가 다른 전공을 택했다면 어땠을까. 여느 동기들처럼 개인병원을 크게 운영하고, 환자와 동료 의사들과 소통하며 경제적으로나 인간관계 면에서나 풍족한 생활을 누렸을까.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친구들을 부러워하거나 법의학자가 된 걸 후회한 적이 없다. 그의 마음에는 죽은 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이 일이 꼭 필요하다는 자긍심이 크게 자리해 부러움이나 후회 따위가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었다. 그는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에 부검을 한다. 하루에 적게는 한두 건에서, 많게는 네 건을 담당하며 마주하는 시신이 1년에 200여 구. 수많은 주검 앞에서 인생에 끝이 있다는 자명한 사실에 그는 엄숙해진다. "우리 모두 한 번쯤은 죽음에 대해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이 짧은 생을 어떻게 하면 소중하게 가꿔갈 수 있을지, 삶을 어떻게 잘 마무리할지를요. 제가 '죽음의 과학적 이해'라는 수업을 하고, 책을 쓰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죽음을 이야기하는 이유도 철학적으로 뛰어난 가르침을 전하려는 게 아니라 법의학을 연구하면서 느꼈던 점을 같이 한번 고민해보자는 취지예요." 그는 죽음에 대해 깊이 들여다볼수록 역설적으로 생(生)에 방점이 찍혔다. 한 번 뿐인 유한한 삶을 우리는 과연 현명하게 살고 있는 것일까. 먼저 떠난 이들이 끊임없이 던지는 질문에 그는 귀를 기울였다. 죽기 전에 실천해야 할 버킷리스트를 뽑아 행동에 옮기고, 하고 싶지 않은 '더킷리스트(Duck it list)'를 정해 지키는 것은 그에 대한 유성호 교수만의 답변일지 모른다. 그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국내 여행을 자주 가는 것. 지난해 안동과 대구를 즐겁게 다녀온 기억이 있어 올해는 아내와 더 자주 국내 여행을 떠나자고 다짐했다. 더킷리스트에서 가장 고수하고 있는 건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 밥 먹지 않기' 다. 좋은 사람과 즐겁게 식사하기에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짧기 때문이다. 운동을 꾸준히 하고, 제자들과 좋은 연구를 하기 위해 애쓰며 매일을 충실하게 살아 가는 것이 그는 죽음을 현명히 준비하는 자세라고 믿는다. 인간에게 있어 죽음은 여전히 슬프고 두려운 삶의 섭리다. 그러나 끝이 있기에 어떤 모습으로 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고 싶은지 스스로 자문하고 답하게 된다. 그 과정을 통해 인생은 더욱 넓고 깊어진다. 죽음에 대한 탐구야말로 우리 생애에서 반드시 필요한 공부이다. 유성호의 유튜브, 데멘톡 인간의 죽음을 통해 세상을 들여다보는 유튜브 채널. 건강, 돈, 사랑 등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이야기를 죽음이라는 관점에서 풀어본다. 폐렴, 결핵 등 시의성 있는 건강 정보와 고흐, 마릴린먼로와 같은 유명인의 사인, 그가 겪었던 부검 뒷이야기 등을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그중에서도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24가시' 시리즈를 추천한다. 삶과 죽음이란 무엇인가 생로병사는 인간에게 주어진 숙명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얼마나 행복하게 살다가 어떻게 죽느냐는 건 우리의 공통 관심사이다. 사람이 이 땅에 태어나 할당된 시간은 분명하지 않고 유한하다. 이 세상에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내게 할당 된 시간이 끝나더라도 내 이름이 담긴 기념물을 이 세상에 남기고 싶다. 내가 걸어온 길 때문에 이 세상이 조금 나아졌다는 걸 증명하는 기념물이면 좋겠다. 호주의 한 간호사 브로니 웨어는 환자들이 임종 직전 깨달음을 수집했다. 그들의 다섯 가지 후회는 평생 내 뜻대로 살지 못한 것, 직장 생활에만 매진한 것,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 것, 친구들과 더 가깝게 못 지낸 것, 좀 더 내 행복을 위해 도전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분, 초 시간의 단위들이 우리를 지나서 흐르는 사이에 어느새 한 달이 지나고 한 해가 지나간다. 이렇게 알지 못하는 사이에 세월이 흘러가고 있으며 우리 삶의 끝에는 죽음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렇게 그 끝 저 세상으로 가는 순간은 모든 짐을 다 벗어놓고 가야 하는 것도 우리는 알고 있다. 죽음의 의미는 모든 생물이 겪고 있는 생명과정의 완전 정지 상태이다. 모든 생명체가 마지막으로 거쳐야 하는 것이 죽음인 것이다. 사람은 살기 위하여 의식주 문화를 발전시켜 왔으나 모든 생물이 피할 수 없는 게 죽음이다.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 성장해 부모가 되고 자손을 남기고 죽어 세상을 떠나게 된다. 인생이란 나뭇잎과 같이 낙엽이 되어 떨어진다. 연꽃과 같이 물위에서 잎은 따로따로 보이나 물밑에 뿌리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죽음이란 슬프게 생각하지만 나뭇잎이 떨어지는 모습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이 세상에 생명으로 태어나 자손들을 남기고 그 모습과 형을 바꾸어 생을 이어 가는 것이다. 우리가 천천히 걸어도 빨리 달려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직 한 세상이다. 어떤 이는 조금 살다가 어떤 이는 오래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나지만 그 순간이 지나도 별들은 여전히 반짝이고 새벽은 어제처럼 밝아온다. 이 세상에서 온갖 노력으로 집착한 것을 다 그냥 두고 간다는 것도 알고 있다.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인간은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살아가는 생명체이다. 아무리 애쓰고 살아도 죽고 난 이후의 우리는 망각 속에서 소멸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삶은 죽음으로 매듭지어지고 필멸의 존재자이다. 허망하게도 우주의 역사 안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운명이라 생각해 본다. 우리는 결국 끝에 가서는 다 벗어놓고 가야는 것인데 하나하나 벗어놓으면서 가면 가볍게 갈 수 있음을 안다. 우리가 붙잡아 둘 수 있는 것과 시간 속에 영원히 살아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내가 저 세상으로 가는 날 남는 자에게 남겨 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그들의 가슴에 심어 줄 따뜻한 정 하나밖에 없음을 알면서 오늘 내 곁에 있는 다른 이들 가슴에 원망을 심어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우리가 죽기 전에 유언장 등 가족들에게 자신의 의사를 밝혀두는 것이 가족 간의 분쟁을 예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는 잘 죽기 위해서 잘 살아야 허며 정작 죽음이 찾아왔을 때 평소대로 바르게 맞이하자. 서흥식 수필가 Dani and Lizzy - Dancing in the Sk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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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글 감사 합니다
반갑습니다
동트는아침 님 !
고운 걸음주셔서
감사합니다 ~
희망 가득한 3월을
맞아 늘 건승하시고
기쁨과 행운이 함께하길
소망합니다 ~^^
죽음으로부터 배운 삶 좋은글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고운 방문 걸음주셔서
감사합니다 ~
엣지1 님 !
희망 가득한 새봄 맞이하시고
기쁨이 배가 되는 즐건 연휴
보내시길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