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진단을 받은 지 어느덧 6년 차다. 처음엔 일주일에 한 번, 많은 시간이 지난 뒤에는 한 달에 한 번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 다닌 지 3, 4년쯤 됐을 때는 치료법을 의심하기도 했다. 여전히 잘 먹지도 자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계속 상담 치료를 하고 약을 복용했다. 오래 곪았던 병이니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희망을 놓지 않았다.
우울증, 공황장애, 불면증, 식이장애, 성인 ADHD 등 여러 진단을 받으며 이 질병들이 정신적인 암 같다고 생각했다.
치료도 어렵거니와 완치 후에도 재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몸이 아픈 게 아니니 이런 어려움을 알아주지 않는 이들도 있다.
"언제까지 아플 거니? 언제까지 병이라고 핑계 댈 거야?"
내가 만약 암에 걸렸다면 이런 질문 받지 않았을 것이다. 아픈 곳이 눈에 보이지 않고, 티가 나지 않아서 나는 더 우울했다.
그런데 6년이 지나고부터 더는 우울한 감정이 들지 않았다. 검사 문항의 답을 신중하고 솔직하게 골라도 몇번이고 정상 수치가 나왔다. 이제는 행복감도 느낀다.
인생은 긴 마라톤이다. 이전의 나는 물도 마시지 않고, 잠시 쉬지도 않고, 넘어져서 생긴 상처도 보살피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나에게 맞는 속도를 찾았고 인생이라는 마라톤을 완주할 용기가 생겼다.
누구나 아플 수 있다. 끈기를 가지고 치료하면 나을 수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런 나도 해냈으니 당신도 할 수 있다.
장미교 | 경기도 부천시
몸해력 요가 수련자이자 명상가인 디아에 따르면 '몸해력'은 몸을 관찰하며 마음까지 들여다보는 힘이다. 나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방법을 잘 안다면 몸해력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단지 의학 정보를 통해서만 건강해지는 것이 아니다. 몸해력은 내 몸을 잘 읽고 사용할 때 높아지는 능력이다.
조선시대의 사랑
"저러면 어떻게 살아. 나 같으면 못 살아."
최근 들어 아내와 이혼을 주제로 한 예능 방송을 즐겨 본다. 나란히 앉아 텔레비전을 보며 스무 해 넘게 잘 살아온 서로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사실 늘 평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수많은 갈등과 위기를 겪어 왔다. 상대방에게 상처가 될 줄 알면서도 "이럴 거면 이혼해."라는 말을 거침없이 내뱉은 적도 있다.
당시 내 입속에는 어른들에게 자주 들어 온 '옛날에는 말이야. 어디 여자가 말이야.' 같은 말이 맴돌기도 했다.
역사책을 쓰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얼마나 잘못된 표현인지 알면서도 말이다.
과거 조선 시대에는 부부 사이에 폭행이나 살인이 일어났을 때 가해자가 누구냐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랐다. 남편의 폭행이 사회적으로 묵인되는 상황에서 여자가 관아에 고발하는 일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여자가 부당한 처사를 받으며 산 것은 아니다. 남편으로부터 사랑 받으며 행복하게 살아간 아내도 많다. 특히 유교를 제대로 공부한 사람이라면 아내를 특별하게 아꼈다.
조선을 대표하는 성리학자 이황의 아내 사랑법을 살펴보자.
퇴계 이황은 첫 번째 부인이 죽자, 남은 두 아이를 위해 권 씨를 두 번째 아내로 맞이했다. 권 씨에게는 지적장애가 있었지만 그는 누구보다 아내를 사랑하고 섬겼다.
하루는 다림질하다 이황의 두루마기를 태운 권 씨가 멀리서도 눈에 잘 띄는 붉은 천을 덧대어 수선했다. 이를 두고 사람들이 수군덕거리자 이황은 "붉은색은 잡귀를 쫓고 복을 부른다네. 아내가 좋은 일이 생기라고 일부러 붉은색으로 기워 줬으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라며 권 씨를 현명한 부인으로 추켜세웠다.
또 한번은 제사상에 있는 과일을 몰래 훔쳐 먹다가 형수에게 혼난 아내를 보고 "형수님, 조상님께서도 손자며느리의 잘못을 귀엽게 보고 웃어넘겨주실 겁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잘 타이르겠습니다."라고 편들어 주곤 아내가 먹고 싶어 하던 과일을 깎아 주기도 했다.
권 씨가 세상을 떠나자 이황은 두 아들에게 시묘살이를 시켰고, 자신도 권 씨의 무덤 옆에 양진암을 짓고 일 년 넘게 머물며 아내를 그리워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무엇을 배우고 경계해야 하는지 깨닫는다.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이라면 '조선 시대에는 아내가 남편을 하늘처럼 떠받들고 살았어. 지금 세상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알아야 하는데.'가 아닌 '모든 사람이 존경하는 이황 선생도 아내를 이토록 사랑하고 아꼈구나. 부부가 평등하다고 말하기 이전에 존중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먼저구나. 나도 이황처럼 아내를 사랑해야지.'라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어쩐지 나는 아내만 보면 장난을 치고 싶다. 아내는 절대 동의하지 않겠지만 이건 '나만의 사랑법'이다.
유정호 | 역사 교사
사랑은 존재하거나 존재하지 않는다. 가벼운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_ 토니 모리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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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글 감사 합니다
반갑습니다
동트는아침 님 !
고운 걸음주셔서
감사합니다 ~
마음이 평화롭고
감사할 일이 넘치는
그런 하루되시길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