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6·25전쟁 69주년이 되는 해다. 국가안보에 대한 경각심이 한층 중요한 시기에 삼척항 북한선박 문제가 벌어져 그나마 국방안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한층 높아졌다.
6·25전쟁이 일어날 때만 해도 우리 국군은 초라하기 그지없는 허약한 군대였다. 오죽하면 전쟁 발발 3개월도 채 안 돼 낙동강전선까지 밀려 내려갔을까. 그러나 휴전 이후 우리 국군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역경을 딛고 끊임없이 발전을 거듭해 마침내 오늘의 선진강군으로 성장했다.
필자는 오랫동안 군에서 전투기조종사로, 또한 작전지휘관으로 근무했던 예비역 장군으로서 우리 군이 신뢰를 회복하고 본연의 국방태세를 완비하기 위한 몇 가지 소신을 밝히고자 한다.
먼저,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의 물결에 국방 분야도 선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현재 군 구조는 3차 산업혁명 시대의 프로세스에 머물러있어 그 한계가 노출돼 있다. 빠른 의사 결정과 핵심 역량이 제대로 융합될 수 있도록 군 조직의 재구조화가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 또한 새로운 연합방위체제 구성을 위한 최초작전운용능력(IOC) 평가도 진행 중에 있다. 따라서 이러한 복합적인 요소들이 잘 융합될 수 있도록 주무 부처의 지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그 다음으로 미래국방력 건설을 위한 건전한 방위사업 풍토 조성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 대해 강조하고자 한다. 최근 F-35 스텔스전투기 구매 과정에서 군 전용통신위성사업이 일부 담당자의 과실로 인해 추가비용이 발생되고 전력화가 늦어진데 대해 감사원의 징계권고가 있었다는 보도를 접했다. 이 문제는 실무자 몇 사람의 처벌로 끝나는 미봉책에 그칠 것이 아니라 현 방산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 정밀 점검해 볼 일이다.
이처럼 불통의 간극에 기생하는 비리와 적폐를 척결하고 원천 봉쇄하기 위해서는 국방 분야 전반에 대한 팩트체크를 실시하고 정확한 의사 전달과 원활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건전한 방위사업 풍토가 조성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우리 군을 둘러싼 안보 현실은 심상치 않다. 급격한 출산율 저하에 따른 병역자원의 부족에 대비해 상비병력 규모와 조직을 축소하고, 화력과 기동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국방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며, 또한 전시작전권 환수를 위한 절차도 진행 중에 있다. 여기에 대외적으로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미중 무역전쟁의 소용돌이와 적절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북핵문제까지 겹쳐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부국강병과 국리민복은 동서고금 어느 나라의 역사에서도 지상과제다. 따라서 국민을 보호하고 국가의 백년대계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도 강력한 국방력이 우선돼야 한다.
얼마 전 우리 젊은이들이 U-20 월드컵에서 한마음 한뜻으로 역사상 최초의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우리 기성세대도 국방에 있어서는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6·25전쟁 69주년을 맞아 조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순국하신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에 조금이라도 보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