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12일 기자회견 자리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거명한 선수는 최종범(25·포항)이다. 깜짝 발언이었다.
코엘류 감독은 “스피드가 좋고 왼발을 잘 쓰는 최종범이 맘에 들더라”며 “아직 대표팀 선발을 확정지은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코엘류 감독이 이처럼 최종범를 칭찬한 이유는 뭘까.
지난 6일 포항-수원전이 열린 포항축구전용구장을 찾은 코엘류 감독은 11경기 무패행진(7실점)을 질주하던 포항의 수비수들을 눈여겨 봤다. 이들 중 빠른 선수가 눈에 띄기 마련. 코엘류 감독은 경기 초반 수원의 오른쪽 날개인 서정원의 스피드에 잠시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러나 서정원의 스피드를 여지없이 잠재운 선수가 있었다. 바로 포항의 왼쪽 윙백인 최종범. 최종범은 전후반 90분 풀타임 출전하며 서정원의 오른쪽 돌파를 철저히 차단했다. 박성화 대표팀 수석코치는 “서정원에 버금가는 빠른 발과 왼발 킥력을 특히 마음에 들어하시더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 후 상당히 흡족한 평가를 내린 것으로 미뤄 짐작이 갈 정도.
178㎝ 68㎏의 신체조건을 갖춘 최종범은 한양공고를 거쳐 영남대를 졸업한 2001년 포항에 입단했다. 2002년부터 포항의 주전 왼쪽 윙백으로 자리를 굳힌 최종범은 아직 태극마크를 단 적인 없는 철저한 무명. 그런 최종범이 코엘류의 발탁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최종범은 12일 “아직 발탁되지 않았지만 코엘류 감독께서 좋게 평가해준 데 대해 기분이 좋다”며 “태극마크를 달게 될 경우 죽을 힘을 다해 뛸 각오이다”고 다부지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