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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와 한의원을 방문한 김유정 씨(37세, 가명)는 깜짝 놀랐다. 아직 한여름도 안됐는데 더위를 타는 큰 아이, 아토피 때문에 온 몸을 긁어대는 둘째 아이 모두 ‘온병’이 원인이라는 것.
김씨는 두 아이의 증상이 다른 데도 원인은 같다는 말에 한 번 놀라고, 요즘 아이들이 앓는 다양한 병의 원인이 된다는 이 생소한 병명에 두 번 놀랐다. 일산 함소아(含笑兒) 한의원 윤종현 대표원장에게 ‘온병’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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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이전 한의학에서는 병은 차가운 기운에 의해서 생긴다고 봤다. 옛날 우리 부모님들도 막연히 ‘추우면 병난다’고 생각하고 조금만 추워지면 아이에게 옷을 몇 겹이나 껴입히곤 했다. 그러나 근대에 접어들면서 한의학에서는 ‘더운 기운에 의해서 생기는 병도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것을 ‘온병’이라고 칭하기 시작다.
즉, 온병이란 외부의 온열(더운 기운)이나 습열(덥고 습한 기운)이 몸 안으로 들어와서 생기는 것을 말한다.
아이의 몸은 양기와 열기가 충만한 상태이다. 이 기운이 순환되지 못하고 뭉치면, 외부의 열기와 만났을 때 맞불을 지르는 것처럼 열기가 커져 ‘온병’이 된다.
요즘 아이들이 온병에 쉽게 걸리는 데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우선 아이를 둘러싼 환경을 들 수 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겨울은 짧아지고 여름은 길어진데다, 겨울에도 실내에서 반팔을 입고 지낼 만큼 난방이 잘되는 환경에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거의 365일을 더운 기운 속에서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들의 생활습관도 큰 문제다.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지 않은지 잘 체크해보고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 인스턴트식품, 패스트푸드를 자주 먹거나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아이들은 열이 순환되지 않아 온병에 쉽게 걸릴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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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기가 뭉치면 몸속 열에 수분을 빼앗겨 피부가 건조해진다. 간지러워 자꾸 긁게 되고 정도가 심하면 환경이나 식단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여 수포가 생기고 진물이 나는 등 아토피로 진행될 수 있다.
여름철 흔히 말하는 ‘더위를 먹는다’는 증상도 마찬가지로 찬 물을 수시로 마시고 아이스크림 등 찬 음식을 찾지만 속 열이 사그라들지 않아 여전히 답답하고 갈증이 가시지 않는다. 그 외 식중독, 더위 먹는 것, 장티푸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신종인플루엔자(돼지 독감), 수족구 모두 온병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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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온열과 습열로 나누어 병의 원인을 찾은 후, 열을 풀어주고 부족해진 진액을 보충하는 치료를 한다. 침 치료도 병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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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뙤약볕 아래에서 자주 논다=>뙤약볕은 열기를 쌓고 진액(수분)은 마르게 한다. 오후 12~2시 외출을 피하고, 나무가 많은 곳 위주로 산책하도록 한다.
- 자극적인 음식, 인스턴트를 좋아한다=>기름지거나 달고 매운 음식, 가공식품, 인스턴트식품을 많이 먹으면 속 열이 생긴다. 시고 쓴 채소를 먹여 열을 내리고 진액을 보충한다.
- 컴퓨터, TV를 붙잡고 산다=>전자파는 몸의 화기(火氣)를 조장한다. 특히 잠자기 전 자극적인 화면은 숙면을 방해하므로 사용을 제한한다.
- 열이 나면 바로 해열제를 먹인다=>해열제의 과다한 사용은 오히려 속 열을 쌓을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 운동을 거의 안 한다=>운동이 너무 부족하면 기의 순환이 어렵다. 하루 30분~1시간 정도는 걷기나 맨손 체조 등으로 적당한 운동을 습관적으로 하도록 한다. |
출처 : [ 동아닷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