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현이 데리고 양주 유기동물보호소 다녀왔어요.
친구 딸이 오래 봉사 다니던 곳이라 오늘은 인사겸 해서 가볍게 다녀왔습니다.
입구에서 수현이는 너무 어려서 못 들어온다고 하는 바람에 수현이 울뻔 했어요.
이유인즉 사나운 개들이 물 수도 있다 해서 어쩔 수 없이 창문을 넘어 들어갔답니다.ㅎㅎㅎ
휴대폰을 차에 두고 내리는 바람에 사진도 못 찍었는데 친구 딸 폰으로 몇 장 찍은 거 전송 받으면 사진 다시 올릴께요.
그나마 보호소 중에 환경이 낫다고 하는 곳인데도 어찌나 더운지 숨이 턱턱 막혔어요.
봉사하시는 여자 두 분과 견사 수리하고 계시는 남자분이 계시던데 정말 수고가 많으셨어요.
고양이들은 열 두어마리... 두 방에 나누어 있었는데,
각 방에 접대묘가 한 마리씩 있더라고요.ㅎㅎㅎ
한 녀석은 고등어였는데 어찌나 살갑게 부비부비 하며 애교를 부리는지 눈물이 왈칵 솟았어요.
다른 방에선 젖소냥이가 자기 봐 달라고 에옹거리면 매달려서
사진 찍기가 너무나 힘들었어요.
각 방에 장묘도 한마리씩 있었는데,
한 녀석은 이쁘게 미용을 한 페르시안 화이트였구요,
목에 철사줄인가 그런 게 감긴 채 들어온 아이래요.ㅠ.ㅠ
너무 순한 아이라 조만간 입양을 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되었어요.
다른 방 장묘는 너무나 이쁜 연하늘색 눈을 가진 터앙이었어요.
터앙은 그 방 서열 1위를 다투는지 캣타워 맨 꼭대기를 차지했더군요.
성격이 너무 사나워 입양을 못갔다는 가슴 아픈 얘기를 들었어요.
한 방에서 애들이 죄다 설사를 해 놨길래
혹 바이러스 감염인가 놀라서 물었더니 사료 때문이라고 했어요.
그나마 다행이더라는...ㅠ.ㅠ
오늘은 외부 견사에 물 뿌리는 일 밖에 못해주고 왔어요.
날이 너무 더워서 숨도 제대로 못 쉬겠더라구요.
며칠 밤잠을 못자 헤롱대다가 신호등도 몇 번이나 빨간 불에 지나는 위험천만한 상태였지만,
무사히 집에 오긴 했어요.
오다가 중간에 아주 맛난 국수집도 갔었는데,
혹시 이 담에 저랑 보호소 가시면 제가 그 국수 사드릴께요.ㅎㅎㅎ
집에 오니 우리 하니는 심드렁하게 맞이하는데,
아가들은 죄다 잠 덜 깬 얼굴로 뛰쳐나와 에옹에옹.....
그래그래, 내 새끼들이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요 녀석들 제 다리에 매달리다가
거의 얼음 수준으로 미친듯 냄새를 맡으며 앞발도 들고 요상한 행동들을 했답니다.
아차 싶어 바지를 벗어 세탁기에 넣었더니
세탁기 앞에 몰려가서 냄새 맡느라 분주하더군요.ㅋㅋㅋ
서둘러 캔 하나 따서 나눠주며 엄마의 부재를 무마했어요.ㅎㅎ
날이 좀 덜 더워지면
봉사하시는 분들 위한 시원한 먹을거며 마실 거
몇 안되는 냥이 녀석들 간식이라도 좀 챙겨서
제대로 일하러 가야겠어요.
오늘은 정말 후다닥 다녀와서 참 미안하고 죄송했거든요.
마지막으로 보호소 나오기 전에
우리 수현이가 입구에 있는 막사에서 그러더군요.
"엄마, 나 인기 짱 좋아. 함 볼래요?"
뭔 말인가 했더니, 막사 앞에서 멍군들을 부르더군요.ㅋㅋㅋㅋㅋㅋ
왜 아니겠어요. 스무마리쯤 되는 멍군들 미친듯 달려오며 컹컹 왈왈 멍멍.......ㅋㅋㅋㅋㅋㅋ
그래 수현아. 너 진짜 인기 짱이다.ㅋㅋㅋㅋ
첫댓글 다음엔 저도 데꼬 가주세요~울아들도 데꼬요 ^^
네. 꼭 같이 가요.^^
하니맘님 수현이 수고많으셧어요..글을 읽으니..보호소를 가서본듯 마음에 와 닿습니다...봉사하시는 분들 다..건강하시기를 빌어요~~~
잠시 있던 저야 괜찮았지만 땀을 비오듯 흘리시던 봉사자들 모습이 오래 남네요. 애들도 얼마나 힘들지...어서 폭염이 사그러들기를 빌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