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류 구원을 위하여 지고 가신 거룩한 십자가를 경배하는 날이다.
이 축일의 기원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여러 문헌에 따르면 세르지우스 1세 교황(687-701년) 때인 7세기 말경부터 로마에서 지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동로마 제국을 침입한 페르시아의 꼬르로아스 왕은 예루살렘을 점령하고 그리스도께서 실제로 못 박혔던 십자가의 일부를 노획해 갔습니다.
그로부터 15년 후인 629년에 동로마 황제 헤라클리우스가 그 십자가를 찾아왔기 때문에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축일로 정했다는 설도 있다.
전설에 따르면, 황제가 이 거룩한 십자가를 자기 어깨에 메고 성도로 입성하려고 했지만 성지 입구에서 멈춰 서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곁에 있던 총주교 자카리아가 그 옛날 그리스도께서 입으셨던 그런 의복으로 갈아 입고 맨발로 십자가를 지고 가기를 권하여 마침내 원래의 성지에 모시게 되었다고 합니다.
세인이 존경을 집중하고 있는 성물 중에 가장 귀중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을 구속하시기 위해 못 박히신 성 십자가이다.
그 이유는 십자가가 없었다면 우리는 구속 사업의 은혜를 받지 못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회에서는 이 십자가에 찬미와 존경을 드리기 위해 성 금요일 외에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을 정햇다.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은 옛날부터 교회에서 거행되었으며, 예수 부활과 예수 승천 축일과 같이 큰 축일로 지냈었다.
특히, 이 축일을 성대힌 지내던 곳은 주님의 수난지인 예루살렘이었는데, 당일은 대성전에서 장엄한 의식이 거행되고
먼 곳에서까지 다수의 신자들이 순례하여 주님께서 못박혀 돌아가신 성 십자가를 찬양하며,
우리를 구속해 주신 은혜를 감사하며 성가를 부르고 기도를 올리는 것이 예년의 행사로 되어있었다.
성 십자가 현양이 더욱 성황을 이루게 된것은 동 로마 황제 헤라클레오가 페르시아인들 손에서 그 십자가를 탈환해 온 628년경 부터였다.
이를 더 자세히 말하자면, 614년경 동 로마 제국을 침입한 페르시아의 왕 코스로아야와 다수 신자들을 포로로 잡고 또 유일무이한 보물인 성 십자가를 노획물로 가져갔다.
그 후 전쟁은 15년간 계속 되었으며, 그동안 코스로아스도 사망하고 헤라클리오는 전승을 하게 되어 페르시아와 강화 조약을 맺는 동시에 성 십자가의 반환을 요구했다.
이리하여 헤라클리오 황제는 성 십자가를 부하에게 짊어지게 하고 의기양양하게 예루살렘에 입성하여 십자가를 예전 장소에 모셨다.
전설에 의하면 헤라클레오 황제가 주님을 따르고자 화려한 의관(衣冠)을 갖추고
손수 십자가를 메고 갈바리아 산에 올라가려 했으나 웬일인지 발걸음이 조금도 떨어지지 않았다.
아무리 힘을 써도 보이진 않는 줄에 매인 것 처럼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이 뜻하지 않은 광경에 주위의 사람들은 그저 당황하여 떠들기만 했다.
그때 총주교 즈가리야는 무슨 생각이 났음인지 황제 앞에 나아가 "옛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 십자가의 길을, 가시관을 머리에 쓰고 군인이 입던 헌옷을 두르고 올라가셨습니다.
그런데 폐하는 금관과 훌륭한 차림을 하고 계십니다.
아마 이것이 주님의 뜻에 맞지 않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했다.
신앙이 두터운 황제는 이 말을 듣고 과연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며 허름한 옷차림을 하고 다시 십자가를 메고 걸었던 바,
이제는 아무일 없이 순순히 움직여져 산꼭대기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성 십자가는 그때부터 더욱 신자들의 공경을 받게 되었으며 오늘에도 조금도 변함이 없이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신앙의 표적으로 악마의 공격을 막는 방패로서 죄인들의 희망을 일으켜 주는 것으로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