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부터 무료급식을 시작해 12년이 됐습니다.
처음엔 볼품없었습니다. 규모도, 재정도 작고 미흡했습니다.
당연한 게, 더열린교회가 전부 부담하기엔 한계가 있었고, 삼삼오오 개인후원도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2016년 비영리 단체를 만들었습니다.
단체를 만들고 지금까지 8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하나님이 지켜주셨고 여러 후원자가 도와줬습니다.
단체를 만들려면 "기본재산"이 있어야합니다.
기본재산이 없으면 통과시켜주지 않습니다.
기본재산은 임의로 쓸 수 없는 돈입니다.
단체가 존속하는 한 그대로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급하다고 해서 유용할 수 있는 돈이 아닙니다.
우리 입장에선 목돈을 들어가는 것이고 굉장히 아까웠지만 모험을 걸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방도가 없었습니다.
비영리단체를 만들고 날개를 펼 수 있었습니다.
이전과는 차원이 다르게 성장했습니다.
정부가 정한 기준에 부합한 단체가 되니 인식이 달라졌습니다.
국가가 공인하고, 사람들이 인정한 것입니다.
저절로 후원기업이 생겼습니다.
믿고 후원하는 개인과 단체가 생겼습니다.
정말 복 많이 받았습니다.
처음엔 기본재산이 아까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비교할 수 없는 축복을 받은 셈입니다.
현재 무료급식소가 이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임대료가 비싼 곳입니다.
그래도 결단해야 했습니다.
다시 한 번, 큰 모험을 걸기로 다짐했습니다.
배포가 그렇게 두둑하지 않지만 그래도 늘 함께하는 주님을 신뢰하며 가보겠습니다.
내 글은 "인간 김성민"입니다.
살아가면서 직접 경험한 것들입니다.
삶에서 체험했던 재료를 가지고 글쓰기를 합니다.
사골국물 처럼 푹 우려낸 것들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얄팍한 잔꾀로 위기를 모면할 수 없습니다.
거짓으로 지어낼 수 없는 글입니다.
만약 지어냈다면 언제 들켜도 들킬 것입니다.
무료급식을 시작하고 12년을,
또 공인된 단체를 만들고 8년을 지내왔습니다.
많은 후원자가 지켜보았고, 주무관청이 관리감독했습니다.
무료급식을 하면 할수록 "정직"이 제일 중요한 덕목이란 걸 깨닫습니다.
지난 3월 9일이 둘째 아이 생일이었습니다.
조촐하게 가족 외식을 갔습니다.
미취학아동은 5천원, 초등학생부터는 12,900원이었습니다.
첫째가 학교를 다닌 지 5일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순간 엄마가 어떻게 된 건지 첫째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유주야, 너 유치원 다닌다고 할래?”
“엄마 나 초등학교 1학년 1반 6번이야. 거짓말하면 안 돼.”
아이 말이 맞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정직을 가르쳐야 하고, 부모가 먼저 정직해야 합니다.
“내가 손해보는 순간이 와도 정직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 망각하는 순간 무료급식소는 망한다.”란 일념으로 살아갑니다.
기본재산보다 더 많이 후원받는 이유,
우리를 믿고 흔쾌히 지갑을 여는 이유는 "정직"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믿음이 안 가는 단체에 무슨 후원을 하겠습니까?
말에 앞뒤가 다른 사람에게 무슨 돈을 보내겠습니까?
전에 교회에서 사람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근데 자꾸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닙니까?
한 번, 두 번은 넘어갔지만 더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 인연을 끊어버렸습니다.
이제는 그 사람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안 믿습니다.
절대 거짓말을 용납할 수 없습니다.
칸트가 말했던 "선한거짓말"이라 할지라도 나는 단호하게 말하고 싶습니다.
"거짓말은 절대절대 안 됩니다."
기본재산을 뽕빨 뽑을 수 있었던 이유는
첫째, 단체를 만들었고,
둘째, 삶 속에서 정직을 실천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