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훈 바오로 신부
연중 제32주일(평신도 주일)
1열왕기 17,10-16 히브리서 9,24-28 마르코 12,38-44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과부의 정성을 눈여겨보십니다. 부자들은 자신이 가진 것에서
얼마씩을 넣었지만, 과부는 생활비를 모두 봉헌하였습니다. 만일 교회가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한다면,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 봅니다.
평신도는 성직자가 아닌 모든 신자를 뜻하고, 교회 안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교회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이들이, 봉헌은 제 몫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봉헌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가진 것 가운데 얼마씩만 봉헌하는 부자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교회의 봉헌이 과부의 봉헌과 같게 되려면 교회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평신도들도 자신을 주님께 바쳐야 합니다.
예전에는 성직자나 수도자처럼 봉헌을 서약한 이들만 주님께 봉헌할 수 있었고, 교회에 주어진
사명에 대한 책임도 그들에게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교회의 사명은 평신도를
포함한 온 교회의 책임이며, 온 교회 구성원이 헌신하고 봉헌하여 함께 이 사명에 참여해야
한다고 여깁니다. 물론 새로운 교황님 한 분이 일으키시는 변화가, 교회가 나아가는 방향을
바꿀 만큼 영향력이 매우 큽니다.
그러나 다른 모든 신앙인이 그 변화에 함께하지 않는다면, 교회는 바뀌지 않습니다.
새로 부임한 한 사제가 본당 공동체의 변화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본당 신자들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그 공동체는 바뀌지 않습니다.
평신도 주일을 맞이하여 모든 평신도 그리스도인이 교회에 자신을 봉헌하고 교회의 선교 사명에
책임을 다하여 참여하는 주님의 일꾼이 되기를 주님께 청합니다.
서울대교구 최정훈 바오로 신부
2024년 1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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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우 루카 신부
연중 제32주일(평신도 주일)
1열왕기 17,10-16 히브리서 9,24-28 마르코 12,38-44
"저 가난한 과부가 헌금함에 돈을 넣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마르코 12장 43절)
'온 정성을 담자!'
오늘은 '연중 제32주일'이자 '평신도 주일'입니다.
'평신도'는 예수님께서 선택하신 백성으로서, 성직자를 제외한 모든 신자를 가리킵니다.
먼저 여러분 모두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 복음은 '율법 학자들을 조심하여라.'는 말씀과 '가난한 과부의 헌금'에 관한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사람들이 헌금함에 돈을 넣는 것을 보고 계시다가 제자들을 가까이 불러
이렇게 이르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저 가난한 과부가 헌금함에 돈을 넣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저들은 모두 풍족한 가운데에서 얼마씩 넣었지만,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진 것을, 곧 생활비를 모두 넣었기 때문이다."(마르코 12장 43절-44절)
예수님께서 '동전 두 개'를 헌금함에 넣은 가난한 과부의 봉헌행위를 칭찬하십니다.
이는 봉헌행위에서 중요한 것은 봉헌 금액이 아니라,
그 봉헌행위에 얼마나 나의 정성과 마음을 담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입니다.
교무금이나 헌금, 전례봉사나 다른 희생과 봉사를 통한 봉헌행위는
'하느님께 드리는 행위'이고, 지금 여기에서
하느님의 나라 건설과 관련되어 있는 '신적행위'입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예수님의 첫 번째 오심(탄생)과 두 번째 오심(재림)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지시려고 이 세상에 오셨고,
이를 위해 십자가에 달려 죽기까지 당신의 모든 것을 하느님 아버지께 봉헌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오십니다. 이것이 '우리의 믿음'입니다.
하느님께 드리는 나의 봉헌행위에 '온 정성'을 담아 봅시다!
마산교구 이병우 루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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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석 시메온 신부
연중 제32주일(평신도 주일)
1열왕기 17,10-16 히브리서 9,24-28 마르코 12,38-44
세상 속에 새겨 놓는 신앙인의 반전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너무나 유명한 ‘과부의 헌금’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공공장소에서 눈에 띄는 옷을 입고 높은 자리를 즐기며 대접받기에 익숙해져 있는
율법학자들을 조심하라고 하십니다.
그리고는 헌금함에 다가선 과부를 언급하십니다.
“과부들의 가산을 등쳐 먹으면서 남에게 보이려고 기도는 길게” 하는 이들 눈에
‘가난한 과부의 헌금’은 보잘것없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가“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헌금한 것이라고
평가하십니다.
궁핍한 가운데 자신이 가진 것을 봉헌한 과부에게 주어지는 상급은 오늘 첫 번째 독서에서
암시되고 있습니다. 굶어 죽기 직전의 한 과부가 엘리야에게 대접한 물 한 모금과 빵 한 조각은
결국 떨어지지 않는 밀가루와 마르지 않는 기름으로 되돌아왔다는 것입니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 교회는 방역 당국에서 권고했던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미사 참례할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성전을 아름답게 울리던 신자들의 성가 소리도 없이 넓은 성전에 드문드문 앉은 채
미사를 봉헌하는 일은 낯설고 어색하기만 했습니다. 미사 참석 인원이 줄어드니,
당연히 주일 헌금도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하나 있습니다.
주일 헌금이 줄어든 만큼 교무금도 줄어야 하는데, 그 감소 폭이 그다지 크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한 본당만의 사례가 아니라, 대부분의 본당에서 확인된 일입니다.
그리고 주일 헌금 역시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 숫자에 비하면, 그 액수가 큰 폭으로
준 게 아니었습니다. 매 주일 성당에 못 오더라도 헌금을 꾸준히 모았다가
미사에 참례하시는 날 한 번에 다 봉헌하신 분들이 많았던 덕분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 천주교 신자들의 저력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오늘은 전 세계 가톨릭교회가 평신도의 지위와 역할을 특별히 기억하는
‘평신도 주일’이기도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교회 역사 안에서 평신도들의 헌신은 대단했습니다.
순교 성인과 복자 대부분도 평신도였습니다. 그리고 본당의 경우, 시간이 되면
임지를 이동하는 사제와 수도자와 달리, 지속적으로 본당 공동체를 지키고
향기로운 열매를 맺는 주인공 역시 평신도입니다.
이제 더욱 하느님께 소중한 시간과 마음을 봉헌함으로써 세상 사람들에게 하느님 나라를
살아가는 설렘을 전하도록 합시다. 위기의 시기마다 놀랍도록 긍정적인 일을 만들어내는
신앙인의 반전으로 주님의 나라는 세상 안에 더 깊고 굳건히 자리하게 될 것입니다.
의정부교구 김인석 시메온 신부
오요안 신부의 가톨릭 에서
가톨릭사랑방 catholics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