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이 낮은 아이는 생활 곳곳에서 다양한 문제를 드러낸다. 이것을 단순히 아이의 특성으로 생각하고 넘어갈 경우 아이의 자존감 형성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아이의 상태를 잘 파악하고, 드러난 자존감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하도록 하자.
Case 01 엄마에게 묻고 또 묻는다
초등학교 3학년이지만 엄마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한다. 숙제도, 일기도, 옷을 갈아입을 때도 연신 엄마에게 묻는다. 엄마 없이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 걱정이다.
진단 캥거루 주머니 속 새끼 캥거루처럼 무엇이든 부모에게 의존하는 것이 익숙한 상황이다. 자존감의 기본인 문제해결 능력과 리더십 등에도 문제가 생긴다. 무엇이든 미리 챙기는 ‘익애형’, 강압적으로 일관하는 ‘지배형’, 아이가 빨리 독립적이길 바라는 ‘과잉기대형’ 등 부모의 양육태도가 아이를 의존형으로 만들 수 있다.
솔루션 “공부만 해. 나머지는 엄마가 다 해줄게.”라는 식으로 다 해주던 것을 갑자기 바꾸면 아이는 상실감을 맛보게 된다. 혼자 양치질하기, 책가방 챙기기 등 쉽게 할 수 있는 일부터 스스로 해나갈 수 있도록 아이와 함께 목표행동을 정하고 실천한다. 아이가 이해하지 못할 경우에는 설득하되 거절한다면 보상을 걸어두는 것도 좋다. “매일 일찍 일어나면 놀이공원에 가자.”처럼 아이가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약속한다. 때로는 아이의 반응에 무관심하게 대응하는 것도 한 방법. 처음에는 고집을 부려도 그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져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결국 자신을 위해서라도 행동을 시도하게 된다. 이때 아이 눈에 비쳐지는 부부의 역할도 상당히 중요하다. 부부가 서로 상대에게 이것저것 해달라고 요구하면 아이도 그런 모습을 은연중에 닮기 때문이다.
Case 02 엄마와 관계가 서먹하다
워킹맘으로 일과 가족을 다 챙기는 엄마. 퇴근 후 아무리 피곤해도 밀린 집안일을 하면서 6세 딸아이와 대화를 나눴고, 아이의 하루 일과에 관심을 기울이며 관계를 유지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아이는 엄마의 얼굴을 보지 않고 눈길을 자꾸 피한다.
진단 아이는 엄마와의 대화에서 자신이 존중받고 있고, 관심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엄마가 집안일을 하면서 아이와 대화를 나눈 것이 문제다. 자신의 이야기를 흘려버리기 일쑤고, “오늘은 뭐했어?”와 같이 매일 똑같은 질문을 하는 것은 아이에게 엄마와의 대화에 흥미를 떨어뜨린다. 이런 상황에서 꾸중까지 한다면 엄마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비난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좌절한다. 눈을 피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솔루션 대화를 나눈 시간보다 얼마나 충실히 이야기를 나눴는지, 대화의 질이 중요하다. 이야기를 할 때는 아이와 눈을 맞추는 것이 가장 좋다. 아이는 엄마의 대답뿐 아니라 얼굴 표정에서 속뜻을 알 수 있다. 대화 내용에서 일방적인 지시는 없었는지, 엄마가 자기 말만 한 것은 아닌지 확인해본다. 아이의 생활이 궁금한 것이 아니라 아이를 체크하고 확인하려는 듯한 뉘앙스의 대화는 피해야 한다. 잔소리는 더더욱 금물이다. “오늘은 뭐했니?”와 같은 추상적인 질문 대신 “오늘은 어떤 그림책을 읽었어?”와 같이 아이가 대답을 쉽게 이어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질문을 하는 것이 좋다.
Case 03 지나치게 잘난 척을 한다
학교만 다녀오면 아이는 말끝마다 자기 자랑이다. 할머니는 아이를 대견해하며 칭찬하지만, 엄마는 자만하는 아이가 된 것 같아 못마땅하다. 엄마가 도와주려 해도 다 안다고 큰소리를 치지만 결과가 좋지 않으면 상황 탓으로 돌리기 일쑤다.
진단 무조건적인 칭찬의 남발로 자기중심적인 아이가 되어버린 상황이다. 잘한다는 말만 들으며 자란 아이는 모든 사람들에게서 특별한 대우를 받길 원한다. 타인의 감정을 배려할 줄 모르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한다. 자신이 틀렸다는 것도 인정하지 못한다.
솔루션 어린아이일수록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크면서 집단 속에서 생활하다 보면 자신이 제일 잘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자연스레 알게 되므로 일찍부터 아이의 자존심을 꺾을 필요는 없다. 대신 아이를 대할 때 무조건적인 칭찬, 결과 중심의 칭찬은 피한다. 아이의 노력과 그 과정에서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칭찬하는 것이 중요하다.
Case 04 소극적인 데다 양보만 한다
집에 있을 때는 누구보다 활동적인 아이지만, 밖에만 나가면 지나치게 얌전해진다. 미끄럼틀 앞에서 순서를 기다리다가 다른 아이들이 새치기해도 자기 차례를 지키지 못하고 떠밀린다.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엄마에게 의지하려 한다.
진단 순하고 착한 아이가 아니라 자존감이 낮은 아이일 수 있다. 유아들은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자기만의 영역을 방해받으면 화를 내게 마련인데, 무조건 양보한다면 양육태도를 점검해봐야 한다. 부당함을 겪으면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포기하는 것은 본인이 나서도 상황이 변하지 않을 거라는 지레짐작 때문.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무슨 일이든 쉽게 포기하는 자존감 낮은 아이가 되는 지름길이다.
솔루션 평소 아이에게 지나치게 도덕적인 면을 강요하지 않는다. 강요된 행동으로 인해 아이는 행동하기 전부터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부모를 실망시킬까 봐 주저하게 된다. 양보하는 아이를 탓해 주눅 들게 만들지 말 것. 대신 아이의 좌절감과 마음상태를 위로한 다음, 어떻게 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함께 모색한다.
Case 05 친구에게 지는 것이 익숙하다
어릴 때부터 단짝 친구였던 두 아이, 입학 후에도 사이좋게 잘 지내는 듯했다. 그러나 학교에서 받아쓰기, 독서, 학력평가 등을 기준으로 우열을 따지다 보니 아이가 친구에게 자꾸 주눅 드는 게 보였다. 아이는 어느새 “설마 내가 너를 이기겠어?”라며 친구에게 지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진단 “내가 그렇지 뭐.” “난 못 해!” “나 원래 그래.” 등의 표현을 자주 한다. 해보지도 않고 자신은 질 거라고 예측하면 질 수밖에 없다. 어릴 때 성공이나 부모로부터의 칭찬을 많이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거창한 일이 아니더라도 일상 속에서 자신을 뿌듯하게 여길 수 있을 만한 긍정적인 경험을 많이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솔루션 무조건 친구를 이기라고 아이를 부추기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더 많은 친구들과 어울리게 하여 아이들에게 다양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그 속에서 자신에게도 재능과 매력이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아이가 자신만의 장점이 무언지를 깨달을 수 있도록 부모가 옆에서 꾸준히 칭찬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때 직접적으로 말하기보다는 “선생님이 네가 어려운 한자를 잘 알고 있어서 놀라셨대.”라는 식으로 제3자가 칭찬하는 것을 전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Case 06 어려워 보인다며 간단한 문제도 쉽게 포기한다
일곱 살인 아이의 학습지를 살펴보고 놀랐다. 문제를 건성건성 풀거나 아예 읽기만 하고 지나친 것들이 보였던 것. 왜 안 풀었는지 물으니, 도리어 “딱 보기에도 어려워 보이지 않느냐”는 반응. 이런 식으로 아이는 어릴 때부터 퍼즐이나 운동할 때 잘 못할 것 같으면 아예 포기해버리곤 했다.
진단 자신의 ‘유능감’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경우다. 만 3~7세 사이의 아이는 실패와 이것을 스스로 떨쳐버릴 수 있는 경험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자제력, 끈기, 참을성, 자기조절능력의 기본 틀이 자리 잡힌다. 반면, 아기 때부터 독자적으로 일을 처리하거나 실수할 틈을 주지 않고 곁에서 모든 걸 다 해줄 경우에는 건강한 자기조절능력 형성을 방해받는다. 난관에 부딪히거나 좌절을 느끼는 것을 견디지 못하게 된다.
솔루션 일단 아이가 어렵다고 느끼고 포기하지 않도록 쉬운 문제를 많이 풀게 하고 칭찬해준다.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익숙해지면 단계를 조금 올려본다. 엄마가 칭찬할 때의 좋은 기분을 살려 집중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스스로 해냈다는 자부심이 생기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Case 07 이기기 위해 나쁜 짓을 한다
시험에서 커닝을 하다 들킨 아이. 두 번 정도 흘낏 보았을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반응한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다른 아이가 자기보다 칭찬 스티커를 더 많이 받으면 몰래 떼어내다 들키는가 하면, 읽지도 않은 책을 읽었다고 독서장에 적는다.
진단 ‘1등만이 최고’라는 잘못된 칭찬과 격려가 문제다. 11~12세 이전의 아이는 남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민감하기 때문에 칭찬과 평판을 중요시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면 기분 좋은 경험이 저장되어 같은 상황이 닥치면 똑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 이때 부모가 1등이라는 결과에만 집착하면 아이는 그것을 지키기 위해 잘못된 도덕성을 갖게 될 수도 있다.
솔루션 “선생님이 네가 수업시간에 집중을 잘한다고 하시던데, 그래서 1등을 했구나.”와 같이 1등을 한 결과보다 그 과정에 집중해서 칭찬해야 한다. 이를 통해 ‘노력’이라는 정당한 과정이 있어야 1등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아이가 인식할 수 있다. 또 최선을 다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너는 충분히 잘할 수 있어. 네가 너의 목표를 위해 정당한 방법으로 최선을 다했으면 그걸로 된 거야. 너는 훌륭해.”라는 말로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준다.
Case 08 울며 떼쓰는 것으로 표현한다
숙제를 한 번에 한 적이 없다. 공부하다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짜증을 낸다. 화가 나면 지우개를 던지고 울어버린다. 혼자 하기 싫다는 아이에게 혼자 하라고 다그치면 막무가내로 집을 어질러놓고 나가버린다. 학교에서나 친구들에게는 착하다는 말을 듣지만 집에만 오면 떼쟁이로 돌변한다.
진단 학교생활이나 친구들과의 관계를 보면 규칙에 순응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집에서 엄마가 아이의 행동을 계속 받아주었기 때문에 울거나 떼를 쓰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습관을 갖게 된 것이다. 떼쓰는 상황에서 계속 받아주기만 하면 아이는 그것을 받아주는 상대를 언제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받아들이고 짜증을 부리게 된다.
솔루션 아이가 아무리 떼를 써도 반응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갑자기 바뀐 부모의 태도에 아이는 자신의 의지를 전달하기 위해 더욱 심하게 떼를 부릴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런 행동이 통하지 않을 것임을 아이에게 알리면 아이도 엄마의 태도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 반면 ‘모든 일’이 아니라 스스로 ‘못 하는 일’에 대해서 계속해서 떼를 쓴다면 어려운 일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이므로 자신감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쉽게 성공할 수 있는 일을 하게 해 도전과 성공의 기회를 주고, 이에 대해 칭찬한다. 단계를 조절해가면서 실천하면 아이는 스스로 해낼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
Case 09 겁먹고 변명하고 거짓말한다
불리하거나 혼날 때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도 발뺌하기 일쑤다. 때로는 쳐다보기만 해도 “내가 안 그랬어!”라고 대응한다. 말하기도 전에 미리 겁을 먹고, 야단맞기 전에 변명부터 늘어놓는다.
진단 평소 아이와 대화할 때 엄마가 아이에게 지나치게 비판적인 입장이나 태도를 보였을 가능성이 높다. 대화할 때 사람들은 상대가 자신을 비난하지 않을지, 자신의 말을 제대로 이해했는지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된다. 더구나 아이들에게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면 아이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아이에게 윽박지르는 상황이 지속되면 아이는 입을 닫아버리게 마련이다. 말을 꺼내기도 전에 미리 주눅 들어 대화가 이뤄지기 어렵다.
솔루션 아이에게 말할 때 엄마의 표정부터 확인한다. 엄마의 표정에서 아이가 혼이 나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는 것. “왜”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면 “어떻게”라는 표현으로 바꿔보자. 아이가 이야기를 전보다 편안하게 받아들인다. 엄마가 믿고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표현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또 엄마가 생각하는 수준과 아이가 생각하는 수준은 차이가 나게 마련이다. 엄마의 눈높이로 아이의 행동을 평가하는 것은 아닌지 확인한다. 아이가 주눅 들지 않고 아이답게 밝으려면 엄마가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공감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아이가 야단맞는 것을 피하려고 거짓말을 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스스로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 주로 2~7세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의도적이라기보다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상황일 수도 있는 것이다.
Case 10 동생이 생긴 뒤 어리광이 심해졌다
동생을 본 후 동생과 똑같이 하겠다며 떼를 쓰기 일쑤다. 젖병으로 우유를 먹겠다고 할 정도. 떼쓰기를 멈추지 않길래 ‘생각하는 의자’에서 벌을 줬더니 눈물을 뚝뚝 흘리며 앉아 있었다. 이후로는 엄마를 쳐다보지도 않는다.
진단 아이는 엄마의 달라진 양육태도를 보며 울면 다 받아준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갑자기 화를 낸다는 식으로 받아들인다. 부모의 애정에까지 의심을 품게 된다.
솔루션 엄마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 확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가 반성할 시간을 준 뒤에는 반드시 아이를 다독인다. 행동이나 말에 잘못이 있었지만 엄마의 사랑은 변함이 없음을 아이가 느낄 수 있어야 자존감이 지켜진다. 동생이 쓰는 물건을 쓰겠다며 떼를 쓸 때는 그것이 동생의 것임을 정확히 인지시키고, 엄마의 마음을 전한 뒤 ‘생각의자’에 가도록 알려준다. 그리고 “벌을 줄 때 엄마도 많이 속상했지만, 떼를 쓴 건 옳지 못했다. 그렇지만 엄마는 여전히 너를 사랑한다”고 표현해주며 마무리한다.
Case 11 말을 횡설수설하고 더듬는다
말을 조리 있게 못 하고, 뜸부터 들인다. 상황 설명이나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때 더 심해진다. 아이가 뜸들이며 말을 하는 동안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엄마가 개입해 말을 끊는다.
진단 방치할 경우 낮은 자존감으로 살아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들이 논리정연하고 막힘없이 이야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설명이 장황하거나 말실수를 자주 하는 것이 정상이다. 낯선 사람이 있으면 긴장해 말을 더듬을 수도 있다. 이런 특성에 대한 부모의 반응이 중요하다.
솔루션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아이와 눈을 맞추며 귀 기울여 이야기를 들어준다. 말을 할 때 뜸을 들이거나 두서없이 말을 해도 답답해하지 말고 기다릴 것. 아이의 말에 표정이나 제스처를 곁들여 “아, 그랬구나,” “정말?” 등의 추임새를 넣는다. 엄마가 자신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인다는 사실에 아이는 자신감을 갖는다. 설령 말실수를 했더라도 그 자리에서 무안을 주거나 지적하지 않는다. 꼭 바로잡아주고 싶다면 그 내용을 옳은 표현으로 한 번 더 정리해준다.
Plus 전문가들의 베스트 양육비법
아이 자존감의 중요성에 대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 그들은 실제로 자녀의 자존감을 위해 어떤 방법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실천하고 있을까.
충분한 관심과 상황에 맞는 대화로 아이가 소중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최명선(아동청소년상담센터 맑음 소장)
●아이를 수용할 수 있는 상태에서 아이와 마주한다 바쁘고 치열하게 일한 날은 적어도 30분 정도 제 시간을 가진 뒤에 아이를 대한다. 복잡했던 일들을 정리하고, 마음을 비우거나 가라앉힌다. 심호흡도 하고, 좋은 음악을 들으면서 최대한 마음을 편하게 한다. 그런 다음에 아이를 대한다. 내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 아이를 대하면 아이를 잘 수용할 수도 없고, 아이의 마음을 잘 들여다 볼 수도 없기 때문이다. 아이를 만날 준비가 된 뒤에는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느끼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잘 듣는다.
●칭찬받을 수 있는 행동을 놓치지 않는다 아이가 자신의 행동, 욕구, 감정, 생각, 능력, 노력이 가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한다. ”어려운 것인데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보려고 마음먹었구나.”처럼 아이가 무엇을 해결하기 위해 애쓰거나 노력하는 과정에서 사소한 것이라도 해낼 수 있는 능력을 중요하게 칭찬해준다.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칭찬을 한다 “네가 엄마를 도와주려고 먼저 가서 문을 열었구나. 고마워. 네 덕분에 엄마가 빨리 짐을 옮길 수 있었어.”와 같이 객관적인 사실을 놓고 구체적으로 칭찬한다.
●능력 이상의 과제는 오랫동안 주지 않는다 어려운 과제를 시도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을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접하면 자칫 자존감에 손상을 입을 정도의 좌절을 경험할 수 있다. 어렵지만 끝까지 해볼 것인지, 다음에 시도해 볼 것인지를 아이가 선택하게 한다. 다음에 하겠다고 하면 “많이 애썼지만 안 될 때는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네게 필요한 선택을 했구나.”라고 말하며 그 선택을 존중해준다. 다음 기회에 시도할 때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지난번에는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구나. 잊지 않고 다시 해보려는 네 마음이 정말 훌륭해.”라며 아이의 도전과 시도를 격려한다. 아이는 자신의 선택을 옳다고 믿어주는 엄마의 행동을 통해 자존감의 바탕이 되는 ‘자기신뢰’가 생긴다.
스킨십과 허용으로 아이 자존감을 높인다
-홍미연(부모학교 큐이디 연구원)
●아이가 사랑받는 존재라는 것을 계속 표현한다 태교할 때부터 축복의 말을 많이 해줬다. 엄마와 아빠가 너의 존재를 알고 얼마나 기뻐했는지, 또 만나기를 얼마나 손꼽아 기다리는지. 태어난 후에도 함께 살 수 있어 행복하다는 것을 계속 표현했다. 그러면 아이는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고 존중받는지를 배 속에서부터 느낀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방법도 가르쳤다. 거울을 보며 두 팔로 자신을 꽉 안고 두드려주는 것. 그러면서 “○○아, 나는 너를 정말 사랑해.”라고 이름을 넣어 말하면 사랑받고 있다는 행복한 기분이 든다. 마사지를 하거나 안고 뽀뽀하는 식으로 생활 속에서 수시로 가볍게 스킨쉽을 한다.
●하고 싶은 일은 가급적 허용한다 가급적 아이가 하고 싶다는 일은 직접 실행해볼 수 있도록 허용한다. 식물 씨앗을 심어보고 싶다거나, 요리를 해보고 싶다거나 하는 것들이다. 대신 안전과 관련되어 있거나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명확하게 선을 긋는다. 그러면 아이는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즐겁게 시도하고, 시작한 일에 대해서는 끝을 본다.
●장점 리스트를 적는다 때때로 장점 리스트를 적는다. 엄마와 아이의 시각에서 봤을 때 어떤 장점이 있는지를 적으면 몰랐던 자신의 장점을 알 수 있다. 단점이 있기도 하지만 그런 부분은 작게 봐주고 장점을 크게 봐주면 아이는 스스로를 ‘이 정도면 나는 괜찮은 사람이구나.’ 하고 여기게 된다.
●아이가 서운해하는 부분을 파악한다 아이와의 대화를 통해 놓치는 부분을 확인한다. 아이는 자기 말을 잘 들어줄 때 사랑받는다고 느꼈다.
/ 여성조선
취재 박미진 기자 | 사진 박종혁 | 모델 나원상
참고도서 《아이의 자존감》(정지은·김민태, 지식채널),
《우리 아이 자존감의 비밀》 (조세핀 킴, 비비북스), 《자존감의 힘》(선안남, 소울메이트)
입력 : 2011.11.21 0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