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는 실제 범죄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허구를 가미해 재구성했습니다."
에피소드 1. [여중생 매니큐어 살인 사건 - ⑥]
S# 25. 2월OO일. OO동 OO아파트 106동
2208호 문 앞에 강력 2팀 이 형사, 문
형사가 서있다.
이 형사가 도어 벨을 누른다.
딩 동 딩 동♬
입주민 (스피커) 누구세요?
이 형사 경찰입니다. (경찰증을 카메라에
보인다)
입주민 무슨 일인데요?
이 형사 여기 한기수씨 사시죠?
입주민 예. 저희 형부인데요.
이 형사 ‘여중생 살인사건’ 때문에 조사할 것이 있어서요.
문 좀 열어 주시죠.
현관문이 열리고 30대 전후반의
여성이 형사들을 맞이 한다.
현관문에 들어서며 이 형사가 ‘경찰증’을 다시 보이며
이 형사 OO경찰서 강력팀 형사들입니다. 실례 좀 하겠습니다.
여성 주민 예. 들어 오세요.
S# 25. 거실
여성이 형사들을 거실로 안내하고
주방에서 물컵에 물을 담아와 형사들에게 내밀고 마주 앉는다.
문 형사 한기수씨는 지금?
여성 주민 예. 형부는 지금 사무실에 있어요.
문 형사 (두리번거리며)
언니는 어디 외출 중이신 가요?
여성 주민 아, 언니는 몸이 안 좋아서 병원에 입원 중이에요.
이 형사 실례지만, 무슨 병이신지? 여쭤봐도
여성 주민 (주저하다) 예. 폐암으로. 그런데 형사 분들이 저희 집엔?
이 형사 아, 저희가 지금 작년에 ‘OOO’에서 살해된
‘여중생 살인사건’을 수사 중에 있습니다.
얼마 전에 그
여중생의 시신이 ‘OO동’에서 발견되었는데.
문 형사 시신이 발견된 곳 인근에서 정액이 들어 있는 콘돔을 발견했습니다.
여성 주민이 소스라치게 놀라는 표정을 짓는다.
문 형사 국과수에서 유전자 분석결과, DNA가
한기수씨의 정액으로 나와서
현재 한기수씨가 유력한 용의선상에 올라 있는 상황입니다.
여성 주민이 절망하는
표정을 짓다가 엎드려 울음을 터트린다.
형사들 (마주 보고서, 의아해 하는 표정으로) 아니, 왜 그러세요?
잠시 후, 베테랑 형사인 이 형사가 감을 잡고서는 여성을 달래면서 묻는다.
이 형사 아가씨, 사실대로 저희에게 모든
것을 말씀해 주시면
형부 되시는 분은
아무 일이 없습니다. 아가씨도요.
여성 주민 (한참을 더 울다가 주저하며 입을 연다)
정말 사실대로 얘기하면 우리 아무 일 없는 거죠?
문 형사 예. 자 눈물 좀 닦으시고요. (티슈를 건넨다)
여성 주민 (눈물을 닦고 결심한 듯)
저희 언니가 암으로 병상에 있은 지가 벌써 3년이 넘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제가 자주 언니 집에 와서 형부와 조카들을
챙기고,
1년 전에 제가 이혼을 한 후에는 아예. 언니 집에 들어와서
살림을 하게 됐어요.
(잠시 또 머뭇거리다가)
들어 온지 2개월 후에 형부와 관계를 맺게 됐어요
여성 주민, 형사들의 눈치를 살피며
여성 주민 (눈물을 흘리며) ‘OO동’에
저희 형부 공장이 있어요.
(다시 눈치를 살피며) 형부가 제가 언니 병 수발 들고 살림에
고생한다고 가끔씩 저를 데리고 그 근처에 가서 외식도 시켜 주고
(주저하며) 인근 유원지 주차장에서, 차안에서 몇 번 관계를 가진 적이 있어요
여성 주민 (눈물을 흘리며) 저희 형부 누구 죽이고 그럴 사람 아니에요
형사들 (마주 보고, 착잡한 표정으로)
이 형사 아니, 그래도 그렇지. 형부와 처제 사이신데.
더군다나, 언니가 병상에 누워 있는데. 거 참
여성 주민, 고개를 떨구고 다시
흐느껴 운다.
S# 26. 강력 1팀. 김 팀장
책상.
강력 1팀장 (김 형사를 부르며) 이거 좀 봐봐
김 형사 (김 팀장이 건네는 종이를 받고 읽는다)
누가 제보한 거에요?
강력 1팀장 (김 형사와 종이를 보며)
우리 관내의 OO대학 인류학 교수가 보낸 이메일 제보야.
너는 어떻게 생각해?
김 형사 음. 우리가 가진 유일한 단서가
‘매니큐어’ 니깐요.
그런데, 교수의 제보에는
동남아 OOOO에서 결혼하지 않고 죽은 처녀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서
‘붉은 계통 꽃잎’ 으로 물을 들여 주고 손톱과 발톱의 일부를 잘라서
행낭에 넣어서
보관하는 장례 풍습이라고 되어 있는데요
강력 1팀장 (김 형사를 보며) 그렇지 동남아
출신 불법체류자 일 수도 있으니깐.
그리고, 제보에는 인도의 펀잡 지방, 일본 대마도, 스리랑카에도
이런 풍습이 있다고 하니깐
김 형사 그러니깐. 팀장님은 외국인 노동자가
범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세요?
강력 1팀장 가능성은 열어 놔야지
김 형사 (답답한 표정을 지으며) 아니, 그래도 팀장님
제가 알기로 우리 관내에만 영세 공장 등이 2만 곳이 넘는데.
그 공장에서 일하는 불법 체류 노동자가 적게 잡아도
기 수천은 될
텐데. (투덜거리며)
강력 1팀장 (눈을 부라리며) 야 새끼야. 그럼
범인 안 잡을 거야
모든 가능성은
열어 놓고 전부 수사는 해야 될 거 아니야
김 형사 (답답한 표정을 지으며) 예. 알겠습니다. 팀장님
김 형사 (강력 1, 2팀원을 바라 보며) 야
나가자
김 형사가 강력팀원 수 명을 데리고 강력계를 나선다.
S# 27. 2월OO일 저녁. OO 경찰서
강력 1, 2, 3, 4팀
모든 강력팀원들 책상 앞에는 수 십 명의 동남아 출신의 불법체류자들이 앉아
있다.
강력팀원과 통역사들 몇몇이 손짓발짓을 해가며 대화하는 모습이다.
동남아 출신 노동자들은 자기네들끼리 웃고 떠들고 엄청 시끄러운 분위기이다.
강력 4팀 박 형사 책상
박 형사 언제 한국에 들어와서 일 하기 시작했는지 물어봐요?
통역사 Em khi
nào bắt đầu
làm việc công ty nay?
베트남인 3 tháng trước
đây.
통역사 3 개월 전부터 일하기 시작 했답니다
박 형사 3개월 전 정확히 언제인지 물어봐요?
통역사 Chính
xác là bao giờ?
베트남인 Em
không biết
통역사 정확히는 모른답니다.
박 형사 (머리를 긁적이며 답답한 표정을 지으며) 아 미치겠네
언제 일하기 시작했는지 하나 묻는데 심장이 터질 것 같으니
베트남인 (박 형사를 보고 싱긋 웃는다)
박 형사 (베트남인을 보고) 와 돌아가시겠다.
모든 강력팀원들 책상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봉준 강력1팀장은 이 상황을
답답하게 지켜보며 연신 담배를 피운다.
S# 28. 2월OO일 아침. OO 경찰서
정문 앞
수 백 명의 시위대가 경찰서 앞을 점거하고 데모를 한다.
시위대 앞에서 확성기를 어깨에 멘 시위대 주최측이 구호를 선창 하면
모든 시위참여자들이 따라서 후창 한다.
주최측 영세 공장 탄압하는 경찰은 물러가라
시위대 물러가라 물러가라
주최측 공장 노동자 탄압하는 경찰은 물러가라
시위대 물러가라 물러가라
주최측 꽹과리와 북을 치며 시위열기를 북돋운다
주최측 영세 공장 망하게 하는 폭력경찰 물러가라
시위대 폭력경찰
물러가라 물러가라
주최측 구속 외국인 노동자 석방하라
시위대 석방하라 석방하라
S# 29. 경찰서장실
경찰 간부들이 곤혹해 하는 표정으로 앉아 있다.
경찰서장 야. 도대체 무슨 일이야?
강력과장 관내 대학 인류학 교수로부터 제보가 들어 온 것이 있었습니다.
동남아 쪽에 죽은
처녀들의 손톱과 발톱에 붉은 물을 들이는
장례풍속이 있다는
경찰서장 그래서?
강력과장 그래서 관내 공장에서 일하는 동남아 불법체류자 40여 명을 잡아서
어제 조사를 했었습니다. 김양 매니큐어 살인사건 관련해서
경찰서장 그런데?
강력과장 그런데 어제 밤에 관내 공장 2만 여 곳에서 일하던 불법 체류자
1만 여 명이 야밤에 도주를 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공장들이
올스톱 된 상황이고, 공장사장들이 저렇게 아침부터
떼로 몰려 와서
시위를 하는 것이고요
경찰서장 아 ~ (서장이 뒷목을 잡고 쇼파 뒤로 물러 앉는다)
강력과장 서장님. 괜찮으십니까?
경찰서장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 자세를 바로 하고) 야
씨발 새끼야
그럼, 불법 체류자 1만
여 명을 다 불러다 여기서 조사할 생각이었어?
강력과장 (서장의 시선을 피하며) 뭐 꼭 그런 것은 아니고요 (머리를 긁적인다)
경찰서장 야 여러 말 하지 말고 오늘 중으로 저 시위대 내 눈앞에 안 띄게 해
내가 오늘 아침에 도지사님, 시장님, 의회 의장님한테 받은 전화만
수 십 통이야
강력과장 (머뭇거린다)
경찰서장 박 과장. 왜 대담이 없어? 알았어
몰랐어?
(도끼 눈을 뜨고 강력과장을 죽일 듯이)
강력과장 (시선을 맞추지 못하고) 예 서장님.
경찰서장 (간부들을 두루 쳐다보며)
그렇지. 내가 무슨 부하 복이 있어서 승진을 하겠어. 안 잘리면 다행이지.
나가서 일 보세요 (비아냥 거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