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에 무안공항에서 일어난 비행기 사고로 인해 수많은 분들이 생명을 잃었습니다. 가슴이 많이 아플 정도로 참 안타깝고 슬픈 사고입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말씀을 묵상하는데,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1절)라는 말씀으로 시작하면서 여호와의 인자하심이 영원하다는 말씀이 반복됩니다. 이 말씀이 참으로 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슴이 참 먹먹했습니다. 비행기 사고로 목숨을 잃은 분들과 그 유가족들, 관련한 분들은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영원하다는 말씀이 어떻게 다가올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참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선하시다라는 말씀과 인자하심이라는 말씀을 히브리어 원어로 살펴 보았습니다. “선하시며”라는 말씀은 히브리어로 “토브”(ט֑וֹב)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는데 “토브”(טוֹב)는 “좋음”, “유쾌함”, “기분 좋음”, “아름다움”, “최고”, “귀중함”, “훌륭함”, “편안함”, “공정함”, “유익함”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자하심”은 히브리어로 “하쓰도”(חַסְדּֽוֹ)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는데, 이 단어의 원형은 “헤세드”(חֶסֶד)입니다. “은혜”, “자비”, “긍휼”, “인자(仁慈)함”, “사랑” 등의 의미를 가진 단어입니다.
우리가 겪는 현실은 때로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을 누리기 어렵다고 여겨질 때가 참 많습니다. 사회적 현실이나, 정치적 현실, 경제적 상황 등이 어렵고 힘들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아마 이 시편을 기록한 시편 기자(記者)도 어떤 상황에서든 평안하고, 유쾌하고, 좋고, 훌륭한 상황을 경험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영원하다고 고백할 수 있었을까요?
시편 기자는 단순히 그 자신이 겪는 상황과 현실이 좋고 평안해서 이렇게 고백한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됩니다. 시편 118편의 전체를 살펴보면 그것이 더욱 분명해집니다. 5절에서도 “내가 고통 중에 여호와께 부르짖었더니”라고 고백하고 있는 것을 보면 고통의 상황에 직면했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8절과 9절에서도 “여호와께 피하는 것”을 언급한 것을 보면 뭔가 어렵고 고통스러운 상황에 맞닥뜨렸기에 하나님께 피하는 것에 대해 말했을 것입니다. 10절과 11절에도 보면 뭇 나라가 자신을 에워싸고. 대적들이 자신을 에워싸고 에워쌌다고 말하는 것을 봐도 시편 기자의 상황이 결코 평안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시편 기자는 하나님은 선하시고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하기에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고백하고 있고(1절), 이스라엘과 성전에서 하나님을 섬기는 아론의 후손들(제사장들)과 하나님을 섬기는 모든 자들에게 하나님의 인자하심이 영원하다고 고백하라고 권면합니다(2절~4절).
어렵고 고통스러운 상황이 없고 평안하고 즐거운 상황이기에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어렵고 고통스러운 상황을 겪는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노래하는 것입니다. 어렵고 힘겨운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께 부르짖으면 하나님은 우리를 넓은 곳에 세우신다고 고백합니다(5절). “넓은 곳에 세우신다”는 말씀은 낭떠러지 같은 벼랑 끝이 아니라, 무언가에 매여있는 상황이 아니라 넓은 곳에서 자유롭게 하시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시편 기자는 “여호와는 내 편이시라”고 고백합니다(6절, 7절). “여호와는 내 편이시라”는 표현은 히브리어로 “예흐와 리”(יְהוָ֣ה לִ֭י)인데, 여기서 “리”(לִ֭י)는 “~을 위하여”라는 의미를 가진 전치사 “레”(ל)와 “나의”를 뜻하는 대명사 어미가 결합된 형태이기에 “나를 위하여”라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여호와는 나를 위하신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어성경을 보면 KJV은 “The LORD is on my side”, NASB는 “The LORD is for me”, NIV는 “The LORD is with me”라고 번역했습니다. 하나님은 내 편이시며, 하나님은 나를 위하시며, 하나님은 나와 함께하신다는 의미입니다. 내게 어렵고 고통스러운 상황이 닥쳐오더라도 하나님께서는 나를 위하시고, 나와 함께하시기에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님만을 의지하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피하는 것이 사람이나 권력를 가진 고관(高官)을 의지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고백합니다(8절, 9절).
그렇기에 뭇 나라들이 나를 에워싸고, 대적들이 나를 에워싸도 하나님께서 그들을 물리치시고, 끊어주실 것이라고 고백합니다.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하셔서 나의 모든 고통과 어려움 속에서 나를 지켜주시고, 나를 보호하시며, 나를 평안한 곳으로 인도하실 것이라는 고백입니다. 그러한 하나님이시기에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영원하다고 고백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과 함께한다면 이 땅에서 우리가 겪는 고통과 아픔은 영원하지 않고 곧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물론 “곧” 사라진다는 표현은 “아주 잠깐”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끊어지지 않고 계속되지는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12절과 13절을 보면 벌들처럼 에워싸는 고통과 아픔과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을 의지하니 가시덤불의 불같이 타서 없어지고, 하나님께서 도와주셨다고 고백합니다. 가시덤불에 불이 붙으면 아주 빠르게 활활 타올라 금세 잿더미가 됩니다. 그 고통과 아픔이 그렇게 사라지게 해주시는 하나님이라고 고백합니다. 우리가 겪는 고통과 아픔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은 영원할 것입니다. “영원하다”는 말은 히브리어로 “레올람”(לְעוֹלָ֣ם)이란 단어가 사용되었는데, 이 단어의 원형은 “올람”(עוֹלָם)으로 “끊임없이 이어져 영원히 계속됨”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당하는 고통과 어려움과 슬픔과 아픔은 언젠가 사라지게 되겠지만,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은 끊임없이 우리와 함께하실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어제 아침에 일어났던 비행기 사고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을 분들에게 지금 맞닥뜨린 고통과 아픔과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심정일 것입니다. 무엇으로 위로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저도 동서(同婿) 형님을 비행기 사고로 잃었던 경험이 있습니다(다행히 화물기였기에 승무원들만 탑승하고 있었기에 승무원 4명만 목숨을 잃었습니다). 물론 처형이 겪은 고통보다는 좀 덜하지만, 가깝게 지냈던 분이었고 신실한 분이었기에 그 고통과 슬픔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참 컸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선하시고 인자하셔서 하나님의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고 고백합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하나님은 선하시고 인자하시다는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피하고, 하나님을 의지하면, 엄청난 고통과 아픔 속에서도 그 선하심과 인자하심을 누리게 하실 줄 믿습니다. 지금은 표현할 수 없는 고통과 슬픔일 것입니다. 그 고통과 슬픔을 하나님께서 위로하시고, 그러한 상황 속에서라도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을 보여주시길 기도합니다.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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