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간(親族間) 촌수와 호칭*
오늘날 가족이 한 가정 중심의 단위로 단순화되면서, 자연히 가족 개념과 관계가 ‘조부모, 부모, 나, 형제, 손자’ 정도로만 알고 씁니다. 핵가족화가 되면서, 필요성도 없고, 생활에 불편함도 없고, 딱히 잘못 썼다고 야단 칠 어른들도 다 돌아가시고 안 계신 이유때문이지요. 극히 일부 종친이나 집성촌에 사시는 분들을 제외하고는 우리 국민 모두가 저와 같은 생각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편, 곰곰 생각해 보니, 그렇다고 이런 촌수와 호칭을 무시하고 막 써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 우리 세대에 적어도, 5~6촌 정도까지는 알아서 자식들이 쓰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해서 설을 맞이하여 이 글을 써 봅니다.
일단 우리 집과 연관된 필요한 분들만 선택해서 유념해 쓰시고, 모두 알려고 외지 마세요. 사실 단순하고 규칙적이니 원리만 잘 살피면 외지 않아도 쉽게 머리에 들어 옵니다.
1) 촌수(寸數)가 무엇인가?
친족간의 멀고 가까움을 나타내기 위하여 고안된 숫자 체계입니다.
세계의 어느 곳에서도 우리와 같이 친족 구성원을 촌수로 따지고, 그것을 친족 호칭으로 사용하고 있는 경우는 발견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의 촌수는 어느 친척이 나와 어떤 거리에 있는지를 명확하게 말하여 주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어느 문화에서도 찾아볼 수도 없는 우리 고유의 제도이고 예절적 가치입니다. 이 촌수 제도는 12세기 고려시대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며, 조선시대 ‘경국대전’이란 책에 종형제를 4촌형제로, 종숙(從叔)을 5촌숙으로 기록한 것을 보면 오래 전부터 써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 촌수(寸數)는 어떻게 계산하나?
촌수는 기본적으로 부모와 자식 사이의 관계를 한 마디(1촌)로 간주하여 계산합니다. 즉, 나와 부모 사이는 한 마디로 1촌 관계에 있습니다.
형제 자매와 나의 촌수는 같은 부모의 자식이기에, 나와 부모 간의 1촌과 부모와 나의 형제· 자매까지의 1촌을 합하여 2촌 관계에 있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아버지의 형제들은 나와 아버지 1촌, 아버지와 할아버지 1촌,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형제들 1촌을 더하여 3촌 관계로 계산합니다.
3촌의 자녀들은 나의 4촌이며, 그들의 자녀들은 나의 5촌 조카들 즉 ‘5촌 당질’입니다. 그 5촌 당질은 나를 ‘5촌 당숙’이라 합니다. 5촌이라야 사실 한 식구같이 가까운 촌수입니다. 모르고 '당질, 당숙'하고 부르면 먼 남의 식구 같으나 알고 부르면 가까운 친척입니다. 호칭과 촌수를 몰라서 멀게 느껴진 겁니다. 그걸 모르면, ‘5촌 당질’을 그냥 ‘애들’로 부르고, 그 ‘애들’은 ‘5촌 당숙’을 그냥 ‘아저씨’라 부릅니다. '5촌당숙'을 '아저씨'라 부르는 것만은 호칭에 맞습니다만, ‘아저씨’는 모르는 사람 모두에게 사용하는 일반적 호칭이므로, 친족으로의 대접해 드리는 호칭으로는 추천할 수 없는 말입니다.
3) 친족의 호칭과 촌수
이런 친소(親疎- 가깝고 먼 정도)의 관계를 나타내는 촌수가 친족 호칭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대체로 3, 4, 5, 6, 7, 8촌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친족호칭으로서 촌수 중 가장 먼 거리에 있는 것이 8촌인 점은 조상 제사를 고조(高祖)까지의 4대 봉사(奉祀)를 원칙으로 하였고, 이러다보니 8촌까지의 친족들은 빈번한 접촉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짝수는 모두 나와 같은 항렬이 사람들이고, 홀수는 모두 나의 윗항렬 아저씨 당숙 아니면 아랫항렬 조카 당질의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이 촌수는 친소(親疎)관계의 척도로서는 효과적이지만, 이것이 어느 세대임은 분명히 해주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5촌은 당질(조카)이기도 하고, 5촌 당숙(아저씨)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숙(叔)은 아저씨고, 질(姪)은 조카를 뜻합니다.
그래서 친족 호칭에서 '조(祖), 숙(叔), 형(兄), 질(姪), 손(孫) '등의 세대를 표시하는 호칭과 '종(從), 재종(再從), 삼종(三從)' 등의 친소의 정도를 표시하는 접두어의 조합으로 다양한 호칭이 발달되었지만, 이는 중국의 영향을 받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고유의 것으로 개발된 것이 바로 촌수라 하겠습니다.

첫댓글 아직도 헸갈리는 촌수가 있네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