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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의 여유
우선자
파크골프 동호회 Y씨네 부부가 함께하자고 문자가 왔다. 같은 동네 살기에 교대로 카풀하니 경제적이면서 부부함께 나누는 얘기로 다른 회원들 보다 훨씬 정답고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는 정보교환과 일상적인 일들을 공감하며 가족이상으로 가까워짐을 느꼈다.
강변파크골프 구장에서 36홀을 마치고 일회용 종이컵을 든 순정씨가 권하는 냉수를 단 숨에 들이키곤 목마름을 달랬다.
TV에서 맛집으로 공개 된 토속적이고, 분위기가 있는 식당으로 음식 맛이 끝내 주는 식당, 시골 촌집으로 장미넝쿨 담장에 주인이 꽃을 좋아 해 온갖 꽃들로 언니가 좋아 할 식당으로 가잔다.
순정씨는 지인의 소개로 한 번 간적이 있는데 꼭 언니와 함께 와 보았으면 했다는 기특한 말에 묘한 기분이 들었다. 주변엔 모두가 오빠들로 언니라고 따르던 친척여동생도 없었기에 방학이 되면 친정집 고모님, 이모님, 외숙모님네로부터 귀여움을 많이 받고 자랐는데 요즘 어딜 가도 언니라는 호칭을 듣고 좀은 어색하기도 하다.
특히 순정씨는 9남매의 맏이로 언니라는 호칭이 너무나 익숙한지 말끝마다 언니, 언니라고 연한 배처럼 상냥하고 웃을 때 양볼에 살짝 보이는 보조개는 소녀처럼 마냥 귀엽다.
이웃에 좋은 인연으로 만나 같은 취미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행복하고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다.
칠곡 학정동에 있는 식당을 찾았지만 좁은 골목 안 식당이라 네비를 켜고 갔지만 근방에서 골목을 몇 번이나 맴돌다 식당에 전화를 하고서야 겨우 찾았다.
한눈에 들어오는 장미꽃 넝쿨담장 사이로 꽃가지 휘늘어진 아취 모양의 문을 들어서자 생각 보다는 작은 마당 가장자리에는 학교초임 산골 벽지 근무할 때 마을 사람과 함께 이른 봄 날 산나물 채취로 본 듯한 우산나물, 더덕넝쿨, 하수오나무 등, 이름 모를 약초에 핀 꽃들이 우릴 맞이했다. 마당 중앙 꽃밭에는 여사장이 돌본다는 앙증맞고 종류도 다양한 다육이들이 유혹 했다.
여섯 명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지만 어른 4명도 비좁다. 나지막한 좁고 긴 식탁을 마주 보고 앉아 앞 뒤 양쪽 열린 문으로 집안 전체를 조망 할 수 있어 그 나마 다행이다. 시골 흑담 집이라 맞바람은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필요 없는 자연 바람 서늘하면서도 시원하다.
초여름 찬란한 햇빛에 반사 된 다양한 식물 저마다의 선명한 꽃 색깔로 눈인사하고, 꽃향기 맡으며 정겨운 사람들과 함께 초대 받은 점심상, 남편도 흡족 해 하는 눈치다.
순정씨 말 데로 토속적이고 군침 도는 들깨머위줄기 무침이랑 자작한 국물이 일품인 열무 물김치가 눈에 띈다. 식당의 맛 자랑인 순두부 청국장 맛은 청국장 특유의 냄새는 느낄 수가 없고 구수한 맛과 입안에서 사르르 녹을 듯 부드러운 순두부와 약간의 청양고추로 매운 맛을 낸 절묘한 맛이다.
파크골프 끝나면 꼭 한 잔씩 마시는 탁주를 Y사장의 주문으로 양은 주전자를 들고 온 식당 사장님은 모든 식 자재들은 시골 모친이 직접 재배된 유기농이며 식당에서 직접 빚은 칠곡 전통 쌀막걸리라고 식당자랑에 신이 났다.
탁주는 차게 마셔야 제 맛이라며 주거니 받거니 화색이 도는 얼굴들을 보며 알콜 분해효소가 없는 나는 감자가루에 오징어 부추전의 군침도는 식감을 만끽하며 안주에만 식탐을 낸다. 돌담을 휘감은 담장이 넝쿨위로 불어오는 바람! 산뜻한 청량감은 일상의 모든 일들을 잊게 하고 어느 시골토방에 온 듯 흑벽에 넌지시 기대어 편안하고 안락함을 즐긴다.
정 많은 순정씨는 요즘 심기가 말이 아닌 같은 회원인 절친 호산나에게 위로겸 자랑 삼아 폰으로 통화를 하더니 폰 넘으로 들리는 소리 말이 난감하다. 식 후 넘쳐나는 여유로움도 즐겼고 교통 혼잡시간대를 감안해서 집에 갈려고 하는데 순정씨의 괜한 전화로 식당 찾아 온다하니 기다리는 순정씨 혼자 두고 갈 수도 없었다. 기다림이 무료하여 방안을 살펴보니 참을 수가 없어 “하하~하.” 메뉴판 오른 쪽 위 진한 빨강색 작은 글씨로 ‘48장은 절대 금지, 절대 금연’ 사실은 48장을 마음에 두었는데 모두들 한 바탕 웃었다.
Y사장과 남편을 보낸 한참 후 인간 네비라는 호산나씨도 우리처럼 맴돌다 식당사장님 통화로 나타났다.
승용차 드라이브를 즐기는 호산나씨는 가족을 떠나 혼자만의 해방감을 절친 순정씨와 덤으로 낀 나를 태우고 팔공산 라이브카페로 달렸다. 팔공산을 좋아 해 좀 소문난 곳은 찾아 갔지만 라이브카페는 처음이다.
파계사 가는 길 공산초등학교 도로우측 자동차 한 대 다닐 수 있는 좁은 계곡을 따라 올라 가면 대구 근교에 이런 곳도 있었나? 정말 대단하다. 남해 소매물도를 지나 개인이 일군 섬 외도처럼 한 개인의 원대한 이상과 꿈을 갖고 일구어 온 개인 수목원이다.
수목원을 소개 하자면 1991년에 처음 나무를 심기 시작하여 매일매일 직접 심고 다듬어 가꾼결과 무려 24년간 땀과 정성으로 산 전체를 일구어 척박한 돌산을 가꿔서 만든 ‘하늘낙원’ ‘대한 수목원’은 지난 2013년 일반 시민에게 무료 개방한 개인 수목원으로 산 중턱 3만평위에 다양한 조형물과 산능선을 따라서 돌계단 산책로와 물길 따라 시원한 물줄기를 내 뿜는 분수앞 방갈로, 숲길 따라 1700여종의 각종 나무들과 잘 가꾸어진 꽃들로 곳곳에서 주인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가족 나들이와 힐링할 수 있는 대구에서 가 볼만한, 주차장 2 곳으로,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일요일과 월요일을 제외한 커피숍 라이브는 오후 2시30분~4시까지로 희망곡을 신청받아 라이브을 즐길 수 있다.
우리 세 여자는 아름다운 만남 카페 전망 좋은 창가에 앉아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순정씨의 신청곡으로 갑자기 남편들의 저격수가 되었다. 순정씨는 고집 세고 가사 일을 전혀 돕지 않는 남편이 원망스럽고 집 밖에서는 누구에게도 하하, 허허 호감형 이지만 가족에게는 찬바람인 남편 그럴 땐 가수 진미령의 ‘미운사랑’ -남몰래 기다리다가 가슴만 태우는 사랑 어제는 기다림에 오늘은 외로움 그리움에 적서진 긴세월 (이렇게 살라고 인연을 맺엇나~~) 연속으로 불러도 둔한 남편은 눈치가 없다고 하소연이다
호산나씨는 순정씨처럼 부부파크골프 하자고 몇 번이나 청을 넣어도 손톱도 들지 않고 둘 손녀 돌보기에, 맞벌이 아들네로 집안 살림에 혼자 북 치고 장구치도 내 몰라라 소득도 없는 도서관만 오락가락 고집하는 남편이 불만이다.
이 땅 아니 지구상의 아내들이 그러 하듯 부부사이 결혼 전의 로망과 결혼 후의 실제 생활은 다를 것이다. 물론 남편들도 역시나 아내에 대한 불만 우리도 마찬가지야라고 할 것이다. 대체로 결혼 초에는 서로가 기 싸움으로 많이 다투었는데 세월이 흐르고 흘러 가정의 평안을 위해 묵묵히 앞만 보고 참고 또 참아 야 황혼이혼 없이 백년회로?
노랫말 이렇게 살라고 인연을 매~저~ 었~나~~가 애잔하다. 가사노동에, 자식 교육에 집안 대소사에 온갖 열의와 정성을 다하였지만 본 성향이 그러하니 이 나이에 네 팔 네 흔들고, 내 팔 내 흔들자라며 모처럼 서로가 죽이 맞아 스트레스 날리고 신이 났다.
순정씨는 화살를 나에게로 돌리며 언니는 회장님이 자상하시고, 배려 심 많고 하자는 데로 다 하니 정말 부럽다고 하면서 내심 불만거리 나오길 기대하는 듯하다. 그래서 맞장구를 쳐야 동질감도 생기는 같아 나 또한 사람인데~ “부부 가정사는 부부만이 아는 것, 누구도 몰라.” 어린 사람들 앞에 어릴적 소꿉친구도 아닌데 체면도 있고, 하지만 계속 보채는 순정씨는 단념한지 언니처럼 우아하고 교양 있으신 분은 남편이 잘 해주니 불평할 이유가 없다는 거란다.
오늘은 너무 늦어 다음에~, 여운을 남겼다.
우리 모두 남편에 대한 바램으로 노사연의 ‘바램’을 호산나씨의 이름으로 신청하니 무명 가수의 통키타 반주에 (~등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온 몸을 아프게 하고~ 큰 것도 아니고 아주 작은 한 마디 지친 나를 안아 주면서 사랑 한다 정말 사랑 한다는 그 말~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고~저 높은 곳에 함께 가야 할 사람~)우리도 따라 불렀다.
통기타 가수 의 수목원 소개가 끝나자 수목원의 배만현 사장님 탁자로 다니며 양손의 손가락 트위스트로 인사를 대신하는데 예전 엔 한 가락 하신 듯 오늘 차 한 잔의 여유는 또 다른 다이돌핀(엔돌핀의 4천배, 뇌하수체호르몬, 굉장히 감동이 왔을 때 생성:카톡에서)이 용솟음친다.
2017.06.11
첫댓글 파크골프 후 시골토방맛집에서 점심과 탁주한잔. 팔공산 라이브까페 전망좋은 장소에 앉아 차한잔의 여유를 즐기고, 남편들을 성토 하다가 희망의 메세지를 담아 노사연의 "바람"을 합창했다. 하루의 일과와 그 분위기가 물신 풍겨 납니다. 무명가수의 통기타 반주와 수목원 사장님의 손까락 트위스트가 더 흥을 돋우어준 것 같습니다. 차 한잔의 여유 못지않게 합창의 즐거움이 더 컷을 것으로 보입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시며 재미있게 지내시는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최상순드림
글을 쓰다 보니 너무 길었 습니다. 지루한글 읽으시고 감사합니다
처음에는 이야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여 해메었습니다. 골프 얘기부터 글이 잘 풀려나갔습니다. 앞에 내용은 '4차산업시대의 삶'이란 제목으로 또 한편의 글을 써 보는 것이 어떨지?
지인들과 멋진 인생 2막을 살고 계신 것 같아 부럽습니다. 48장이 뭔가 한참 생각했습니다. ^^ 대한수목원은 저도 한번 갔었는데 척박한 돌산을 일군 그분, 정말 대단하십니다. 차 한잔의 여유를 느끼며 잘 읽었습니다.
고돌이 고수톺~~ㅎㅎ ㅎ
지인들과 함께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는 모습을 보니 부럽습니다. 나이가 들 수록 좋은 친구가 필요합니다. 또 적당한 취미활동도 함께 하면 좋겠지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골프채로 땀흘려 운동을 마치고 장미넝쿨 우거진 식당에서 탁주 한잔 하시는 여유, 팔공산 자락 수목원 카페에서 차한잔의 여유 목청껏 불러보는 애창곡 유유자적 하시는 모습이 부럽읍니다.언제나 좋은 나날되시길 ....
좋은 친구는 인생의 보배요. 바로 다이돌핀 생성의 원천입니다. 인생 제2모작을 제대로 즐기시는 것 같습니다.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석영님의 조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