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글픈 제주4.3행방불명인 유족들 "시신이라도 찾았으면..."
[ 헤드라인제주 | 함광렬 기자 headlinejeju@headlinejeju.co.kr ] 2023.04.03 12:34
4.3희생자 추념일, 행방불명된 가족 기리며 눈물
제75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일인 3일 4.3평화공원 행방불명인 묘역을 찾은 유족들. ⓒ헤드라인제주
제주 4.3 희생자 추념일인 3일 4.3평화공원 행방불명인 묘역을 찾은 유족들은 하나같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유족들은 행불인 묘역에 마련된 가족들의 표지석 앞에 앉아 제사를 지내며, 4.3당시 사라진 아버지와 할아버지, 형님 등 가족들의 시신이라도 발견되기를 기원했다. 4.3 당시 아버지가 행방불명된 이길자씨는 "매년 이맘때만 되면 마음이 먹먹하다"며 "어릴 때 아버지가 행방불명돼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많지 않지만, 늦게라도 시신을 찾는 것을 보는게 마지막 소원"이라고 말했다.
4.3당시 형님이 행방불명 됐다는 김대길씨는 "형님은 당시 트럼펫도 불고 굉장히 유능한 학생이었다"고 형님을 떠올렸다.
김씨는 "당시 좌익과 우익 세력의 싸움이 제주시 주정공장에서 벌어졌는데 그 이후 행방불명됐다"며 "형님이 행방불명되다보니, 다른 형님들의 제사 날짜에 같이 제사를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부공민씨는 "할아버지가 4.3때 행방불명되셨다"며 "할아버지는 아버지가 1살 때 행방불명돼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할아버지가 행방불명되신 후 아버지는 아버지의 할머니 밑에서 크셨다"며 "아버지께서 굉장히 힘들게 사시다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부씨는 또 "할아버지가 행방불명 되셨다는 것에 대해 어른들이 이야기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했다”며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친척들에게 물어물어 알게됐다"고 덧붙였다.
장창주씨는 "아버지가 4.3 때 행방불명되셨다"면서 "코로나 이후 오랜만에 이곳에 오다보니 비석을 찾는게 어려웠는데 재단에서 도와주셔서 잘 찾을 수 있었다"며 비석을 연신 매만졌다. 장씨는 "아버지와 어린시절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게 한"이라며 비석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어 "얼른 아버지를 묘지에 모실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75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일인 3일 4.3평화공원 행방불명인 묘역을 찾은 유족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