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에는 시를 좋아해서 열심히 읽기도 했고 마음에 드는 시는 외워서 한 번씩 낭송도 했었지만 나이를 들어 갈수록 시와는 점차 거리를 두게 됩니다.
요즘은 시를 읽기 보다는 소설이나 에세이를 더 많이 읽는 편인데 한번씩 시와 함께 하는 시간이 되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업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를 잘 읽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책을 덜 읽습니다. 우리의 정서가 메말라져서 시와는 맞지 않는 시대를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시는 삶에 청량제입니다. 특히 사랑시는 마음을 흐믓하게 하고 따뜻하게 해줍니다. 사람은 자연이나 다른 대상에서 위안을 받을 수 있지만, 사랑은 사랑하는 이로부터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진실한 사랑을 원한다면 자신의 사랑을 아낌없이 주어야합니다. 사랑 시 산책이 사랑의 기쁨을 일깨우고 노년의 외로움을 덜어주는 영양소가 되길 기대합니다.
사랑시 산책의 첫 시로 용혜원 시인의 "나는 행복합니다"를 소개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이 세상에 내가 해야 할 일이 있고
내가 사랑할 사람이
있어서 나는 행복합니다.
살면서 마음에 있는 사람이
바로 당신입니다.
햇살을 가득 안고 있는
당신을 보면
나는 행복하게 웃을 수 있습니다.
하루를 텅 비워놓고
당신을 만나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내 마음의 빈터에
당신이 찾아올 때
나는 행복합니다.
최택만 전 서울신문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