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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한 송이 톡 터지는가 싶더니, 산수유가 물오른 땅을 점점이 물들이고 진달래 유채
튤립 복사꽃이 가세해 눈과 코를 어지럽게 한다. 지금부터 4월 말까지, 한국 봄꽃 '대표
선수'를 골라 소개한다.
◆ 3월 말~4월 초: 하동 화개장터
매화와 산수유가 꽃잎을 슬슬 접기 시작하는 4월, 벚꽃이 신나게 피어난다.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초입까지, '십리 벚꽃길'은 설렁설렁 걸으며 꽃향기에 취하기 좋은
꽃 천지다. 깔끔하게 단장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벚꽃터널 아래로 초록빛 야생 차
밭이 줄줄이 펼쳐져 있어 싱그러움을 더한다. 간혹 화려한 벚꽃을 시기한 바람이 세차게
벚나무를 휘어잡으면 나뭇가지에 매달려 하늘거리던 벚꽃이 우수수 흩날리며 하얀 '꽃 비'
가 내린다. 화개장터 벚꽃축제 4월 3~5일.
문의
하동군청 문화관광과 (055)880-2375◆ 3월 말~4월 초: 진해
경남 진해는 도시 전체가 왕벚나무로 뒤덮여 어느 곳으로 발길을 돌려도 벚꽃과
마주치게 된다. 벚나무 중 으뜸으로 꼽히는 왕벚나무는 꽃이 탐스럽고 그 양도
많아 꽃놀이 기분 한번 제대로 내게 해준다. '365계단'('1년 계단'이라고도 불린다)을
따라 올라가 꽃으로 뒤덮인 진해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제황산 공원', 다양한
조각품과 벚꽃이 어우러져 아기자기한 '장복산 공원', 꽃 터널의 진수를 보여주는
안민도로, 철로변 가득 내려앉은 꽃잎들이 기차가 지나갈 때마다 하얀 꽃 바람을
일으키는 모습이 이색적인 경화역, 실개천에 점점이 떨어진 벚꽃으로 물빛마저 하얀
여좌천 등이 진해 꽃 명소로 꼽힌다. 진해군항제 3월 27일~4월 5일.
◆ 4월 초: 영취산 진달래
벚꽃이 필 무렵, 곱기로 이름난 전남 여수 영취산 진달래가 수줍은 듯 발그레한 얼굴을
살포시 내민다. 영취산 진달래는 키가 작지만 촘촘하게 무리 지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시야를 짙은 분홍빛으로 꽉 채울 수 있게 해준다. 산 자체는 해발 510m 정도로 낮은
편인데 정상 턱밑을 오르내리는 길이 의외로 가파르고 잔돌이 많아 등산화를 갖추는
것이 좋다.
진달래 '멋'을 온전히 즐기려면 상암초등학교 인근 임도에서 시작해 450봉을 거쳐 봉우재로
내려선 뒤 영취산 정상에 올랐다 흥국사로 내려오는 코스가 무난하다. 영취산 진달래 축제
4월 3~5일.
◆ 4월 초: 영덕 복사꽃
4월 10일쯤, 복사꽃이 '이제는 내 시대'라며 꽃망울을 벌리기 시작한다. 복사꽃의 진풍경을
엿볼 수 있는 곳은 영덕 지품면 삼화리. 마을을 아우른 산자락 전체가 복숭아밭이다. 언덕
위에 오르면 분홍빛 꽃물 들인 복사꽃이 언덕 아래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흐르는 '오십천'과
어우러진다. 오십천 지류인 대서천을 거슬러 오르다 옥계계곡 못 미처 자리한 달산면 주응리
일대도 복사꽃으로 단장한다. 주응리를 지나 독특한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진 옥계계곡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도 그만이다.
이동면 다정리에 자리한 장평소류지에서도 엿볼 수 있다.
아담한 호수를 둘러싸고 피어난 튤립에 유채와 벚꽃이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답다.
둥그스름한 호수에 걸맞게 산책로를 원형으로 조성해 꽃밭을 빙글빙글 돌아가며
걷게 만들어놨다.
4월 5일쯤 시작된 튤립 철은 4월 25일쯤 끝나고, 그 자리에 페추니아가 들어선다.
보리암을 품고 있는 산자락 아래 자리한 상주면 두모마을에선 4월 초부터 유채 물결에
흠뻑 취해볼 수 있겠다. 촘촘히 층을 이룬 다랑이논에 피어난 유채꽃 풍경이 화려하다.
다랑이논 아래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유채가 머리 위에서 하늘과
살랑거린다. 삼천포대교 앞 늑도섬 일원에 흐드러지게 핀 유채도 일품. 쪽빛 바다,
주홍빛 다리와 어우러진 노란 유채꽃물결이 '체면 다 집어던지고 꽃밭에서 뛰어놀아라'며
손짓하는 듯하다. 문의
남해군청 문화관광과 (055)860-8601봄빛이 무르익어 4월 중순을 넘기면 튤립과 유채가 바통을 잇는다. 튤립이 지천으로 피는
전남 신안 임자도는 봄꽃 여행의 새 명소로 떠오르는 섬이다. 색깔도 모양도 각기 다른
튤립이 무려 500만 송이, 그야말로 광활한 꽃 벌판이다. 임자도에 튤립이 잘 되는 이유는
건조한 모래흙, 풍부한 일조량, 온화한 해풍이 튤립의 성장 조건에 잘 맞기 때문이란다.
10만9100㎡(약 3만3000평)에 이르는 꽃 단지 사이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타박타박 걷는
맛이 독특하다. 개화시기에 맞춰 펼쳐지는 튤립축제 기간에 가면 더욱 흥겹다. 조랑말을
타고 이국적인 풍차와 어우러진 꽃밭을 둘러보거나 무료로 대여해주는 자전거로 섬 구석
구석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섬 끝자락에 있는 대광해수욕장은 우리나라에서 모래
사장이 가장 긴(12㎞) 해변으로 구경만으로도 가슴이 시원해진다.
신안 튤립축제 4월 15일~28일.
문의
신안군 농업기술센터 (061)240-8124
첫댓글 안나님~~ 안녕하세요? 예전에 벚꽃이 질때쯤이면 일부러 출장나갈 일을 만들어서라도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나 여의도나 동작동 국립묘지를 지나가며 꽃비내리는 모습을 보곤 했던 생각이 납니다.
계절에 맞게 지역별로 전국에서 이루어지는 축제들을 한자리에서 알 수 있네요.. 이제는 전국이 가 지역마다 특색있는 행사들로 지역문화를 가꿔나가고 있는것을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봄꽃소식과 꽃잔치들을 소개해주셨네요. 이제 각 지자체별로 잔치들이 여기 저기서 요란하겠지요. 한적할때는 한적한 맛으로 즐기지만 이렇듯 복닥거릴땐...복닥거리는 그 맛으로...ㅎㅎㅎㅎㅎ